<워크아웃 신청 쌍용건설 운명의 관건은 45억원>

입력 2013-02-26 09:55  

45조 조달 실패 땐 국외 3조원 공사 중단 불가피

"2012년 기준으로 매출액 규모가 1조6천여억원인 기업이 0.3%도 안 되는 45억원 때문에 무너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26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 지 8년 만에 또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한쌍용건설[012650] 얘기다.

시공능력순위 13위인 쌍용건설은 잇단 매각 실패와 2년 연속 적자로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사업결산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4월1일까지 채권단의 출자전환이나 유상증자에성공하지 못하면 주식시장 상장이 폐지된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쌍용건설은 예상대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로써 쌍용건설에 대한 채권행사는 1주일간 유예됐다. 채권단은 내달 5일까지워크아웃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75% 이상이 찬성해야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이어 채권단은 2주일간(내달 19일까지) 출자전환 및 신규자금지원을 마무리해야한다. 이렇게 순조롭게 진행되면 쌍용건설은 위기에서 일단 벗어난다.

문제는 채권단이 쌍용건설의 회생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데 있다. 꼼꼼히따져보지 않고 워크아웃을 받아들이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엮일 수 있는게 사실이다.

채권단이 쌍용건설의 사업 및 재정실태에 대한 철저한 실사를 요구하는 이유다.

최대주주였던 캠코가 한 실사자료가 있지만 믿지 못한다는 견해를 보인다. 더군다나 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된 실사를 할 수도 없다. 현재로선 채권단의 `통 큰 결단'만이 쌍용건설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쌍용건설의 운명을 결정할 시간이 임박했다. 당장 이번 달 말 돌아오는 채권 603억원을 막아야 부도를 모면할 수 있다. 쌍용건설과 채권단은 시간과도 다퉈야 하는`사면초가'의 상황이다.

쌍용건설은 일단 300억원은 그냥 연체시킬 방침이다. 대출 형태인 B2B 전자 어음(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이어서 연체해도 부도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쌍용건설이 하도급업체 자재대금으로 지급한 어음 303억원. 그중에서도45억원이 뇌관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자본잠식상태여도 일부 유동성이 남아 있어 실제지급이 불가능한 액수는 45억원"이라고 말했다.

회사 규모나 세계적인 명성에 비춰보면 큰돈은 아님에도 `45억원'이 1차로 쌍용건설의 운명을 결정하게 됐다.

채권단은 최대주주였던 캠코가 잇따라 매각에 실패했고, 대주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45억원을 우선 해결해야 워크아웃에 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캠코는 이 문제에 더는 간여할 계획이 없다고 맞선다. 지난 22일 부실채권정리기금 종료로 38.75%의 지분을 금융위원회를 통해 채권단에 넘김으로써 쌍용건설에서 손을 뗐다는 이유에서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캠코에서 더는 양보를 얻어내기 어렵다고 보고, 채권은행들을 설득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26일에도 채권은행들과 대책모임을 갖고 채권은행들과 묘책을 찾으려고 애썼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콩 한쪽도 나눠 먹자'고했는데, 그런 정신으로 쌍용건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일단 채권단에서 45억원을 부담하고 이 45억원에 대해 협약채권과 같은 지위를 부여해 앞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매각 때에 상환을 보장받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채권단은 여기에도 난색을 보인다.

일단 `45억원 고비'만 넘기면 쌍용건설 워크아웃 문제는 한결 쉽게 풀릴 것으로전망된다.

채권단이 지원시기를 놓쳐 쌍용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면 몰아칠 `후폭풍'도 채권단을 압박하는 큰 요인 중 하나다.

쌍용건설이 부도 처리되면 현재 국외에서 진행 중인 3조원 공사가 중단돼 국제적인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또 입찰이 진행 중인 23조원 국외 공사 입찰자격도 박탈된다. 무엇보다도 1천400여개 하도급업체의 2,3차 피해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bingsoo@yna.co.kr ah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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