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은지 “운동선수, 배우, 가수 등 대시 많이 받았다”

입력 2014-04-14 09:18   수정 2014-04-14 09:17


[구혜진 기자] 어쩌면 대중들에게는 ‘방송인 박은지’보다 ‘기상캐스터 박은지’라는 수식어가 더 친근할 지 모른다.

MBC 기상캐스터로 처음 얼굴을 알린 그는 프리 선언과 함께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들의 곁에 다가왔다. MC, 연기, 개그 등 다방면으로 끝없는 도전을 해온 그가 이제는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을 찾기 위해 SBS ‘파워FM’ DJ자리에 문을 두드렸다.

“저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다양하게 시도해 봤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정체성을 찾은 것 같아요. 앞으로는 여자진행자로서 포지셔닝을 확고하게 다지고 싶어요”라고 전하며 현재 진행중인 ‘박은지의 파워FM’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애정 등의 속내를 털어놨다.

더불어 그는 “조만간 연기로 인사 드리려고 해요. 저에게 잘 맞고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진행자와 연기자인 것 같아요. 이제는 서서히 굳혀가려고 노력 중이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하며 연기에 대한 계획도 내비쳤다.

기자가 만난 박은지는 인기만을 쫓는 단순 방송인이 아니었다.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끊임없이 개발하고 연구하는 ‘노력파’ 방송인이었다. 또한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진정성 있는 답변과 눈빛에서 그녀의 목표와 비전이 헛된 꿈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의 비상이 기대되는 ‘야무진’ 방송인 박은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기상캐스터 박은지’라는 꼬리표 싫진 않은가?

방송 일을 하면서 타이틀이 있다는 건 좋은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나를 각인시키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다른 일로 새로운 도약을 하려 했을 때는 기상캐스터 꼬리표가 싫었고 떼어내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게 나를 있게 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를 생각하며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지금은 DJ박은지, MC박은지, 연기자 박은지 중 나에게 맞는 타이틀을 찾아가는 과정이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기상캐스터에서 방송인으로 전환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평생직장은 없는 것 같다. 입사 후 5년이 되면서 내 스스로가 삶에 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맞는 옷이 뭘까?” 고민하던 중에 진행자라는 역할이 잘 맞는 것을 느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처럼 가장 좋은 시기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게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 활동은?

설 특집으로 방영됐던 페이스오프. 각인될 수 있는 위치에서 인사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설날에 특집 프로그램 MC를 해보고 싶었다. 민족 대 명절인 설날 프라임 타임에 전현무씨와 같이 MC를 했다는 게 근시일 내에 이룬 가장 큰 꿈이다. ‘이 자리에 오려고 이렇게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생각,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기라성 같은 신동엽 선배와 일년가까이 진행한 프로도 기억에 남는다. 궁금했던 분이랑 함께하니 ‘아 내가 일을 하고 있구나, 수면위로 올라가는 과정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잘 챙겨주셔서 재미있게 많이 배웠다.

희극인, MC신동엽의 모습만 알고 있었는데 가까이서 본 신동엽 선배는 많이 달랐다. 말수도 적고 신문도 많이 읽고 굉장히 진지하다. 이렇게 재미있는 멘트와 재치 있는 순발력은 공부와 모니터링의 노력임을 알았다. 그런 분들과의 작업이 나에게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방송이 힘들다고 느꼈을 때는?

처음에 예능 할 때는 나와 내 주변사람들이 서로 불편했다. ‘캐미’가 있어야 하는 예능인데 주고받는 방식을 몰랐다. 유쾌하게 보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분명한 캐릭터 없이 떠도는 게 가장 힘들었다.

심지어 캐릭터를 만들어주기 위한 공격에도 쉽게 상처를 받았다. 그 모든 것이 나의 캐릭터 설정을 위한 과정이었는데 그걸 몰랐다. 나중에는 그것을 뛰어넘어 나만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지금은 방송 개수보다 내 색깔을 찾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박은지의 파워FM’ 진행자로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라디오가 생각만큼 쉬운 매체가 아니다. 나의 있는 에너지를 다해 처져있는 직장인들에게 힘을 줘야 하는 것이 아침 DJ이의 역할이다. 실시간, 쌍방향 매체이다 보니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개체 역할을 하는데 내가 너무 부족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0~50대까지의 청취자들을 다양하게 수용하기에 나 자신이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인가 항상 고민한다. 이전에는 특정 연령대가 관심 있는 기사나 책에만 관심을 가졌는데 지금은 소통을 위한 다양한 지식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에는 서점이 많이 없어져 인터넷에서 책을 주문해서 읽는다. 또 아침 방송 끝나면 교보문고에 가서 사람들의 관심사, 트렌드를 파악한다. “어느 책에서 봤는데 이럴 땐 이런 말이 와 닿네요. 우리같이 힘내요!” 등의 멘트는 책을 통해 나온다.

주6일 새벽 다섯시에 기상해야 해서 열두시 전에는 항상 자는데 두시, 네시에 몽유병 환자처럼 꼭 깬다. 자다가 소리지른 적도 있다. 아무래도 생방송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방송 시작하면 너무 재미있다. “토요일에 생방해서 너무 좋아요”라고 문자 보내는 청취자들 때문에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 토요일에는 새싹(신입회원)문자가 많이 오는데 지금은 팬을 확보해야 할 시기이기에 쉴 수 없다.

일이 쉽지는 않지만 기뻐하고 힘을 얻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더 분발해야 한다. 라디오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매체이다 보니 다른 활동보다 애착이 가고 진심을 다하게 된다. 시종일관 웃길 수도 무거울 수도 없는 매체이기에 라디오 진행자는 팔색조 매력이 있어야 한다. 가장 어렵지만 가장 매력적인 직업이다.

라디오는 내 컨디션이 그대로 전해진기 때문에 인간적이고 자연스런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여자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웃음). 나는 사실 새침해 보여서 여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라디오 덕분에 어머니, 여성 팬들이 늘어났다.

‘파워 FM DJ’ 자리가 쉬운 자리는 아닌데

처음에는 고민, 걱정이 너무 많았다. 이숙영씨가 17년동안 진행하셨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DJ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기회가 와서 덜컥 잡았다. 이 매체에 대해 잘 알았더라면 절대 못했을 것이다.

해야 할 것, 소화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나는 아직까지 그것들을 다 안고 가기에 부족함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매주, 매달 늘고 있어 힘을 낼 수 있다.

익숙하고 편한 게 좋으신 분들은 나를 안 좋아할 것 같다. 원래 라디오는 오래하고 익숙한 게 강자인데……(웃음) 지금은 욕심내지 않고 ‘내 가족을 만들어야지’라는 목표로 임하고 있다.


DJ로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은?

애를 낳아보지 않아서 엄마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애 낳으러 가면서 문자 보내는 청취자가 있었다. 역사적인 순간도 나와 함께 하고픈 청취자들에게 “진통 없이 순산하세요”라는 멘트를 전했다. 그런데 이 말은 어법상 전혀 맞지 않다.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결혼, 육아, 출산, 복직 후 어려움 등은 가슴 깊이 공감할 수 없어 아쉽다.

라디오 진행 중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다면

온 청취자들이 펑펑 울었던 사연이 있다. 시골에서 도자기 공예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분이었다. 서울에서 가족들과 생활하다 남편이 불의에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일곱살 아들과 시골로 내려간 것이다.

시골로 내려간 이유가 아들이 부르면 언제든지 아들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라는 그분의 목소리가 너무 안타까웠다. 아들에 대한 마음, 남편을 잊지 못하는 슬픈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감동을 주었다. 사연이 너무 기구해 방송 중에 펑펑 울었다.

너무 슬퍼 사고 날 뻔한 청취자, 차를 세우고 운 청취자 등 수많은 위로 문자가 왔었다. 이렇게 라디오는 예능에서 느낄 수 없는, 연출되지 않은 진중함 있다.

박은지에게 라디오 DJ이란?

끝이 없는 숙제? 이정도 했으면 다했나 싶은데 또 숙제가 생긴다. 백점을 맡기 위해 달려가는 과정 같다. 사실 아직까지 백 점짜리 DJ는 아니다. 내가 백 점짜리 DJ이가 됐을 때는 더 이상 이 일을 못할 것 같다. 백 점이 됐을 때는 너무 허무할 것 같지만 일단은 지금이 너무 좋다. 하나하나 이뤄가고 즐기는 과정이 좋다.

몸매관리는 어떻게 하나?

필라테스, 헬스 등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꾸준히 가려고 노력한다.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해 운동은 꾸준히 했다. 몸이 힘들더라도 뭘 한 거 같은 느낌을 좋아하고 체력을 만들어놔야 기가 생긴다.

시상식이나 큰 행사 때는 일주일 전부터 식단조절하고 최상의 모습 보여드리려고 관리한다. 먹으면 다 찌는 스타일 많이 자제하는 편이다.

방송성격과 실제성격 많이 다른가?

강적들에서 나오는 내 모습이 가장 비슷하다.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들어주는 스타일이다. 그런 성향이 MC와 맞는 것 같다.

성격상의 단점

센 멘트를 날리고 꼭 미안해한다. “방송 때문에 그런 거 아시죠?”라며 달래 드린 적도 있다. 누굴 놀리거나 그런 성격이 아니다. 예능에서는 재미를 위해서 독사 같은 멘트가 필요한데 미안한 마음에 소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힘이 되는 동료가 있다면?

아무래도 형부인 감우성씨가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준다. “지금은 네가 그토록 꿈꾸던 과거다. 네가 꿈꾸던 과거에는 지금의 미래가 얼마나 값졌는지 기억하니?”라는 얘기를 해줬다. 항상 이 말을 기억하며 초심을 되새긴다. 내 자리를 꿈꾸는 누군가를 생각하면 이 순간이 소중하다.

형부는 나에게 “연기교습 받았다고 제발 말하지마”라고 농담 삼아 얘기한다. 연기적으로 조언도 많이 해주니 감우성이라는 그림자가 든든하다.

감우성씨를 요즘 통 볼 수가 없다

형부는 요즘 소믈리에 자격증을 따는 중이다. 와인에 조예가 깊어서 그쪽 분야로 심도 있게 공부 하고 있다.

형부를 보면서 느끼는 건 ‘무엇을 쫓으려는 사람이 아닌 나를 찾게 하는 방송인 되고 싶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찾게 하고 궁금해하는 박은지가 되고 싶다. “박은지 아니면 안돼”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다른 방송인들을 보고 “왜 이렇게 불안해 하지?”하며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 항상 쓰이는 사람이 됐을 땐 이러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패션과 뷰티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전공이 패션이고 뷰티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 ‘Get it beauty’ MC가 정말 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피디님을 찾아가 여쭤보기도 하고 백방으로 알아봤었다. 결국엔 안됐지만…

신이 가장 좋은 때 가장 좋은 것을 주신다고 생각한다. 그때까지 ‘내 브랜드를 만들어야겠구나’라고 생각한다. 현재 운영중인 개인 블로그도 전문적으로 활성화시켜 뷰티, 패션으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 뷰티, 패션 전문가 박은지 타이틀 욕심난다.

연애사업이 궁금하다

항상 하고 싶다. 사랑을 해야 배려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아직 마음의 여유가 없다. 지금까지 일련의 연애 과정을 통해 느낀 것은 내 일을 이해해 주는 자유로운 사람이 나와 잘 맞는 것 같다.

적당히 보수적이면서 있는 그대로 나를 봐주는 사람… 음악, 사진, 그림, 패션 등의 예술 코드가 맞는 사람과 잘 통한다. 직업은 상관이 없다.

프리 선언 전에는 대시도 많이 받았다. 운동선수, 배우, 가수 등 다양했다. 같은 분야인데 코드가 맞으면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내연애는 지양하는 편이다.

친한 연예인은 누가 있나

자주 보고 연락하진 않아도 마음이 맞는 연예인이 있다. 미쓰에이 지아. 어리지만 조숙하고 패션에 관심 많아 가깝게 지내고 있다. 임시완. 싹싹하고 귀엽다. ”연애를 해야 하는데… (웃음)” 방송에서 모쏠이라고 발언한 후 연애가 더 힘든가 보다. 시크릿 효성, 김준희 언니, 서경석 선배, 장혁 선배 등 고마운 분들이 많다.

앞으로의 계획

길게 보고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계속 달리고 있긴 한데… 여기까지 다행이 잘 달려 온 것 같다.

매 시즌마다 찾아주시는 감독님, 작가님…너무 감사하다. 이제는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정체성 확립기인 것 같다.

요즘엔 여자MC가 많이 없다. 예쁘기만 하고 젊은 사람에게만 어필하는 MC보다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진행자가 되고 싶다. 다 할 수 없고 나만 할 수 있는 진행자 되고 싶다. 그것이 나의 꿈이고 바람이다.

상반기 안에 연기로 인사드릴 것 같다. 감사하게도 나를 궁금해 하시는 감독님들이 있다. 지금도 SBS 드라마 ‘신의 선물’ 라디오 앵커 목소리는 다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밝고 라이트한 이미지보다는 진중하고 깊이 있는 역할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시며 나중에 꼭 작품에서 함께 하자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섹시한 박은지, 재미있는 박은지, 연기하는 박은지, D J 박은지 다 나다. 내 모습 그대로 내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니 많이 응원해 주셨음 한다. 어쩌면 박은지라는 방송인이 생각보다 더 길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웬만해서는 무너지는 스타일이 아니라 길게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 단기적이고 소모적인 이미지보다 친구 같고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다. 항상 옆에 있는 박은지, 마음에 박혀있는 박은지가 되고 싶다.

2014년에는 기회가 더 많을 것 같다. 올해는 더욱 견고해진 박은지. 완성된 박은지를 보여드리고 싶다.

기획 진행: 구혜진
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승광
영상 촬영, 편집: 이홍근 PD
의상: 스타일난다, 나인걸 
슈즈: 탠디
소품: Halcyon Flower
헤어: 순수 설레임점 이정 실장
메이크업: 순수 설레임점 오희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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