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쾌 발랄 청춘, 고은아

입력 2016-05-16 15:32  


[배계현 기자] 늘 제자리를 지키는 이들에게는 그만의 존재감과 익숙함이 있다.

배우 고은아에게서 느낄 수 있는 익숙함도 바로 그 때문일까. 방송에 얼굴을 자주 비치지는 않지만 꾸준히 연기를 해 온 탓에 대중에게는 늘 한결같은 배우로 남아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느끼는 배우에 대한 막연함과 회의감. 그에게도 분명 존재했지만 한 번 고은아로 시작했으면 끝까지 고은아로 남아야겠다는 다짐과 각오가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

수많은 이슈가 따라다녔던 그였음에도 특유의 쾌활함과 기분 좋은 유쾌함이 여전함을 보여준 고은아와의 인터뷰. 시간이 선물한 성숙함이 더해져 그의 밝은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됐던 순간이었다.  

Q. 벌써 bnt와 세 번째 화보 촬영이다. 1년 반 만인가.

개인적으로 bnt를 정말 좋아한다. 결과물이 늘 좋았다. 그래서 bnt는 의심 않고 항상 진행한다. 그래서 개인 SNS에도 많이 올렸는데 이번에도 역시 기대가 된다.

Q. 최근 근황은.

이미 기사에도 나왔지만 제작사의 문제로 인해 준비하던 영화가 무산됐다. 변수가 무섭다는 점을 실감했다. 만약 그 작품을 했다면 지금 들어오는 작품을 못했을 수도 있으니. 5월 말부터 촬영에 들어갈 작품이 있는데 그 무산된 작품을 하고 있었으면 이 작품을 못하지 않았을까.

사실 중간에 촬영이 무산되는 게 처음이다. 이런 경우를 경험한 다른 배우들도 마음고생이 많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상 피팅, 대본 리딩까지 마쳤고 배우들끼리도 친분이 쌓일 시점에서 무산됐으니.

Q. 사실 작품을 하다보면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생기기 마련일텐데.

전혀. 지금껏 출연한 작품이 사실 대중적이지는 않았다. 상업 영화, 저예산 영화, 예술 영화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흥행에 대한 기대보다는 다 찍었구나, 수고했다 이런 마음뿐이다. 물론 잘 되면 좋겠지만 대중적인 영화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내 몫이지 않나. 오로지 역할과 대본의 분위기, 스토리만 생각한다.

Q. 친구들이나 가족 등 주위에서는 많이 기대를 하지 않나.

회사도 친구들도 가족들도 제발 다른 배우들처럼 쉬운 작품 또는 상업 영화를 찍으라고 하기도 한다. 스크린에서 자주 보고 싶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턴가 예술 영화 쪽으로 많이 찍다보니 부모님은 많이 내려놓으셨다.

Q. 노출, 베드신 이쪽으로만 초점이 맞춰지면 속상하겠다.

한 번, ‘스케치’라는 영화에서 베드신이 있었다. 시나리오상 처음부터 있었던 장면이었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다 하고 촬영까지 마친 상황에서 그쪽으로만 이슈가 부각되더라. 하지만 감독님이 수위도 많이 낮췄고 꼭 필요한 장면으로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이슈만 접했다가 실제 영화를 보고 실망한 팬들도 많다. 그때 당시 저예산 영화였는데 오히려 그게 이슈가 돼서 영화에 도움이 됐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Q. 데뷔로만 따지면 10년이 훌쩍 넘었다. 만족할 만큼 연기를 하지는 않은 것 같은 느낌인데.

아무리 대선배님들이라도 만족하는 분은 없을 거다. 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감독들도 많이 생길 거고 워낙 다양한 소재가 생겨나고 있으니까 그만큼 기회가 늘어나지 않을까. 다만 내가 그 동안 해왔던 무겁고 우울한 역할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 원래 성격은 정말 밝은데 대중이나 감독님들은 내가 원래 어두운 성격인 줄 아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올해는 로맨틱 코미디처럼 정말 웃기고 재미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실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Q. 연기에 대한 갈증이랄까. 연기에 대해 생각이 깊어졌겠다.

사실 최근까지 많은 생각을 했다. 이 길이 정말 내 길인가 싶은. 집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연기를 접한다. 그럴 때는 내용 보다 연기 자체에 집중해서 요즘은 저런 게 트렌드구나, 저런 표현도 가능 하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 그러다보니 24시간 연기에 대한 생각은 떠나질 않는다.

Q. 영화를 특별히 선호하는 이유가 있나.

다들 그렇게 물어본다. 사실 드라마를 은퇴한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 다들 영화만 찍는 줄 알고 있더라. 다만 영화를 계속 하게 된 이유는 있다. 한 장면을 위해 끊임없이 연기를 연구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그 과정이 굉장히 뜻 깊다. 영화는 기다림의 미학인 것 같다. 다 완성 됐을 때 보여지는 쾌감이랄까.

Q. 사실 TV 방송으로 이슈가 많이 생긴다. 예능이라거나.

팬들이나 회사를 위해서는 그게 1순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예능도 잘 하긴 하는데 겁이 많은 편이라 고민을 많이 한다. 그렇게 흘리다 보니 고사한 경우가 몇 번 있다.

Q. 일이 없을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다른 배우들은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는데 나는 전혀 그런 게 없다. 이미 득도해다고 해야할까. 길게는 2년 동안 일을 안 한 적도 있다. 어렸을 때는 고민이 되기도 했는데 이제는 나한테 맞는 작품이 없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좌절하고 있는 그 시간이 아까워서 뭐라도 더 하려고 한다.

Q. 언젠가는 일을 그만둘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을까.

굳이 따지자면 결혼? 요즘 결혼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하는데 워낙 불안정한 직업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보호받을 수 있는 그늘막 아래에서 안정감 있는 삶도 살아보고 싶다.

Q. 고은아의 또 다른 이슈는 유난히 남다른 가족애 아닐까. 남동생 미르도 연예인이다 보니 더 이슈가 됐던 부분도 있다.

남동생과 친한 부분에 대해 안 좋게 보는 사람들도 많고 기사도 그런 방향으로 많이 났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별로 신경을 안 쓴다. 다들 떨어져서 유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언니까지 포함해 3남매가 돈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때 그 모습대로 정말 친하게 장난치면서 지내는 것일 뿐. 멀어진다는 걸 상상도 못 한다. 삼남매 중 내 역할이 언니와 동생을 모두 보호하는 형의 느낌이다. 언니는 여성스럽고 남동생은 그저 착한 아이다.

Q.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낸다고 했는데.

남양주 본가에 가서 가족들과 힐링한다. 조카랑 놀아주기도 하고 산에도 오른다. 삼남매끼리도 자주 보고 우발적으로 여행도 떠난다. 집에 있는 걸 좋아해서 거의 집에 있는 편인데 미르도 나도 책을 정말 좋아해서 책을 많이 본다. 미르도 음주가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남양주 집에 있으면 오히려 더 건전해진다. 셋이 영화도 보러가고 만화방도 간다.

Q. 동생은 안 좋아하는데 누나인 고은아는 음주가무를 좋아할 것 같다.

사람들은 정말 미친 듯이 좋아하는 줄 안다. 하지만 즐기는 것에서 그친다. 술은 잘 못하지만 조용한 곳에서 친구들 세, 네 명이 이야기하고 장난치는 그 순간을 좋아한다. 술을 엄청 잘 먹는다는 오해가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이미지에 비해 술자리가 잦거나 애주가는 아니다.


Q. 쉬는 동안 살이 좀 쪘다고.

친구들하고 여행 다니고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살이 좀 쪘는데 4월부터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극단적으로 하는 스타일인데 디톡스를 하거나 굶는 편이다. 헬스처럼 갇힌 장소에서 운동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산책이나 공원을 활용한다. 산책이라기엔 좀 과한 면이 있다. 3시간 가까운 코스이다 보니.

Q. 인터뷰 초반에 언뜻 정체기가 있었다고 했다. 최근의 고민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을까. 각인돼 있는 이미지를 어떻게 깰 지에 대해 고민한다. 회사를 더 성장시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고.

Q. 자신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고 했는데 선입견을 없앨만 한 고은아의 실제 성격은.      

엽기적이고 장난기가 많다. 엄청난 개구쟁이다. 여성스러운 모습보다는 호탕하다 못해 산적 같다고도 한다. 도도하고 여우같은 공주님 과는 절대 아니다.    

Q. 예정된 활동은.

5월 말에 들어갈 영화를 무사히 끝내고 다음 작품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마음 같아서는 이 작품이 끝나면 다른 작품 한 개를 더 하는 게 올해의 목표다. 그리고 짧은 단편이라도 드라마를 한다면 알차게 잘 보낸 한 해가 되지 않을까.

Q. 고은아에게 연기란.

늘 고민해야 하는 숙제. 감당하기 벅찰 때면 포기하고 싶다가도 할 수 있는 게 연기뿐이라 막막하기도 하다. 하지만 연기를 하지 않는 내 모습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힘들다고 투정은 부려도 시나리오 보는 게 내 낙이다. 고은아로 시작했으니 끝까지 고은아로 가고 싶다.  

Q. 고은아를 아는 대중에게.

고맙다. 열심히 한다는 말보다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내 성격 혹은 고집 때문에 작품으로 자주 보여주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관심을 가져줘서 너무 고맙더라. 올해에는 그 동안 활동 안했던 것까지 모두 몰아서 최대한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지나간 모든 일들 그리고 나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새로운 모습으로 고은아를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기획 진행: 배계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상원
의상: 에이인, 레미떼 
시계: 베카앤벨
안경: 룩옵티컬
슈즈: 게스슈즈, 카하나, 사뿐
헤어: 보이드 바이 박철 황수경 실장
메이크업 : 보이드 바이 박철 이은영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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