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안 “나이 들수록 주인공 보조 역 많아질 것, 슬픔보단 기대”

입력 2018-10-22 15:58  


[이혜정 기자] 마치 인형 같은 또렷한 이목구비로 데뷔해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배우 조안. 단순히 얼굴만 예쁜 배우가 아니라 아기 엄마에서 역도 선수 역할까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 주며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함께 했다.

그런 조안이 잠깐 대중들의 시선에서 멀어진 시간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이란 결실을 맺게 된 것. 결혼이라는 큰 변화를 겪으며 배우보다는 한 사람의 아내로, 부부로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조안이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달콤했던 신혼 생활을 잠시 뒤로 하고 조안은 현장으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화보 촬영이 오랜만이라는 이야기가 무색하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선 그녀.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얼굴만큼 마음씨도 참 예쁜,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큰 배우 조안을 마주할 수 있었다.

Q. 화보 촬영 소감

“화보를 굉장히 오랜만에 찍는다. 결혼하고 아줌마스러운 모습에 익숙해져 있다가(웃음) 헤어, 메이크업도 예쁘게 받고 포토그래퍼 분이 촬영을 잘 해 주셔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내가 시크 콘셉트가 안 어울릴 줄 알았다. 평소에 시도도 잘 해 보지 않았었고. 그런데 주변에서 어울린다고 해 주시니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블랙컬러 셔츠형 카디건에 원피스를 매치한 시크하고 모던한 콘셉트가 가장 좋았다”

Q. 근황

“결혼을 하고 2년 가까이 실컷 놀면서 쉬었다(웃음). 그러다가 너무 많이 쉬면 안 될 거 같아서 마음을 다잡았다. 일을 좀 하고 싶어서 새롭게 드라마에 들어갈 준비를 앞두고 있다”

Q. MBC 일일드라마 ‘용왕님 보우하사(가제)’에 들어간다는 기사를 봤다. 어떤 점에 끌렸는지

“감독님이 굉장히 좋으신 분이다. 능력도 출중하시고 열정도 있으시다. 성격도 좋으시고 의리가 있으셔서 배우도 굉장히 아껴주신다. 감독님과 꼭 한 번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닿았다.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이야기도 좋았고 내가 맡은 캐릭터도 뭔가 입체적인 인물이라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연기할 캐릭터가 악역이긴 하지만 나 스스로는 악역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웃음). 굉장히 불쌍한 아이다. 환경과 상황에 의해서 악해져 가는 캐릭터라 마음이 짠하다. 나 역시 자존감이 높은 편은 아니고 개인적인 상처가 많은데 이번에 맡은 역할도 자존감이 낮고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많은 아이다. 그러다 보니 더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Q. 간단한 극 및 캐릭터 소개를 해주자면

“전체적으로 고전소설 ‘심청전’ 이야기다. 중간중간 고전소설을 느끼실 수 있는 장치들이 있다. 이소연 씨가 심청이 역할이고 안내상 선배님이 심학규, 심청이 아버지 역할이다. 내가 맡은 여지나는 이소연 씨와 자매이긴 하지만 피가 하나도 섞이지 않은, 심청이에게 고난과 역경을 주는 그런 스토리로 흘러가게 될 거 같다. 이야기가 굉장히 얽히고설키고 중간에 사건이 자주 일어날 스토리라 심심하지 않은 극이 될 거 같다”

“남자 주인공 재희 씨를 사이에 두고 약간 이야기가 있을 거 같다. 내가 재희 씨를 좋아해서. 그래도 악역인 나를 사랑해 주는 캐릭터도 있어서 굉장히 맘에 든다(웃음)”

Q. 공백기 전 마지막 드라마였던 ‘최고의 연인’에서 다양한 면이 있는 캐릭터를 열연했는데. 커리어우먼에서 워킹맘, 이혼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는 것까지. 몰입이 힘들진 않았나

“개인적으로는 악역에 몰입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최고의 연인’에서는 버겁지 않았다. 보통 드라마에서 표현하는 악역은 상식선을 넘는 경우가 많지 않나. 보통 사람이라면 상식선을 넘으면서까지 그렇게 악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지는 않으니까… 다양한 경험을 했던 ‘최고의 연인’에선 수월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Q. 과거 악역으로 분했던 ‘빛나는 로맨스’에서는 그럼 좀 몰입이 힘들었겠다

“아무래도 그렇지. 밑도 끝도 없이 악하게 행동하는 그런 상식 밖의 인물을 연기한다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더라. ‘빛나는 로맨스’ 촬영 당시에는 길을 걷다 어머니 시청자들께 등을 맞기도 했었다(웃음). 너무 얄밉다고 하시더라. 어떤 분은 ‘때려도 되냐’고 물어보기까지 하셨다(웃음)”

“악역이 아무래도 미움을 받다 보니까 집안 어른들은 착한 역을 연기하길 바라시는데(웃음). 그래도 연기니까 응원해 주셔서 열심히 하고 있다”


Q. 맡았던 캐릭터들이 도도하고 차갑고 냉정한, 갈등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쉬움은 없는지

“악역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용왕님 보우하사’를 연기하게 된 건 기쁘다. 어느 정도는 악역이 되는 것에 수긍이 가는, 그런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라 극을 열심히 따라와 주시다 보면 나를 이해해 주시는 분들도 있을 거 같다. 그렇게 되도록 열심히 해야겠지만(웃음)”

“주변 사람들이 나를 알게 되면 될수록 쉽게 대해주시는 편이라(웃음). 성격이 좀 도도랑은 거리가 멀다. 그래서 첫인상이 좀 차갑고 냉정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좋다”

Q. 출연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영화 ‘킹콩을 들다’. 그 영화로 상을 꽤 받아서 아무래도 기억에 남는 거 같다. 극 중 역할을 위해 살을 좀 찌우고 운동을 했었는데 그런 경험도 처음 해 봐서 기억에 남기도 하고”

“처음으로 근력 운동도 하고 그러면서 굉장히 힘들었다.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눈물이 난다는 걸 처음 경험했었다. 온몸에 멍이 잔뜩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극 중에서 훈련을 하다가 멍이 들고 상처가 생기는 장면이 있었는데 따로 분장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일상적으로 멍이 들고 상처가 생겼었다(웃음)”

“살을 빼는 것만큼 찌우는 것도 힘든데 이 영화를 찍으면서 역도 선수 역할이다 보니 거의 10kg 가까이 살을 찌웠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그 정도였지 아마 조금 시간이 넉넉했다면 살을 더 찌워야 했을 거다.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Q. 평소 힘이 되는 멘토가 있다면

“과거 SBS 드라마 ‘세 자매’를 통해서 명세빈, 임지은, 권은정 언니를 만났다. 드라마를 통해서 만나서 지금까지도 멘토가 되는 분들이다. 특히나 (명)세빈 언니는 내가 힘들 때 밥도 많이 사주시고(웃음). 당시에 언니와 우리 집 거리가 굉장히 멀었는데 항상 와서 많이 챙겨줬었다. 은정 언니나 지은 언니도 나를 위해서 기도를 많이 해 준다. 내가 기쁠 때 누구보다 기뻐해 주고 슬플 때 나보다 더 슬퍼해 주는 사람들이다”

“사실 감사했던 선배님, 선생님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선뜻 말씀드리기가 힘든 것이 평소에는 연락도 잘 못 하는 애가 공식적인 인터뷰에만 감사함을 전하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다. 다른 분들께는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Q.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

“얼마 전에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에 출연하셨던 윤여정 선생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번쯤 현장에서 만나 뵙고 싶다. 백일섭 선생님과는 내가 신인 때 잠깐 뵌 적이 있는데 워낙 좋아하는 분이라 한 번 더 함께하고 싶고 이순재 선생님도 워낙 젠틀하시고 연기력도 굉장하시지 않나. 우연히 사적인 자리에서 스치듯 뵌 적이 있는데 반했다(웃음). 진심으로 팬이다”

“비슷한 또래 중에 꼽자면 김인권 선배님. 연기하시는 걸 볼 때마다 한 번 호흡 맞춰보고 싶다고 생각을 해왔다. 상대역으로 만나게 된다면 굉장히 영광일 것 같다. 특히나 멜로를(웃음)”

Q. 도전하고 싶은 작품 및 캐릭터

“배우로서 아직 내 안에 쓸 수 있는 에너지와 이야기들이 많다. 그래서 한 번은 정말 바닥을 찍는, 처절한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다. 인간의 바닥을 다 드러내는, 끝을 보는 그런 이야기. 굳이 하나를 언급하자면 서영희 씨가 연기했던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정말 주인공의 처절한 모습이 보이지 않나. 내 에너지를 완전히 긁어 전부 소진할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해 보고 싶다”

Q. 롤모델

“많은 분이 롤모델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지만 전도연 선배님. 굉장히 연기를 잘하시지 않나. 전도연 선배님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기도 하고 내 연기 인생의 롤모델이시다”

Q. 데뷔한 이래 한결같은 미모와 몸매가 눈에 띈다. 특별한 관리법이 있다면

“피부는 요즘 돈을 열심히 들이고 있다(웃음). 나이가 있는지라 피부과를 열심히 다니고 있고 개인적으로 실천하는 건 항상 베개에 수건을 깔고 잔다. 여행을 갈 때도 베개에 깔 만한 수건을 들고 다닐 정도다. 또 하나는 밖에서 절대 얼굴에 손을 안 댄다. 일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대지만 나 스스로는 만지지 않는 편이다. 얼굴에 뭐가 묻었거나 하면 면봉을 이용해서 닦아낸다”

“몸매 관리는 원래 운동하는 걸 아주 싫어해서 식단 조절 위주로 관리를 했었는데 이제는 식단 관리 위주로 하니 정말 죽을 거 같더라(웃음). 대신에 자주 걷고 윗몸 일으키기 등을 하고 흥미 위주의 운동을 하려고 집 앞 오락실에서 농구공 던지기 게임을 한다(웃음). 이게 은근히 힘들다. 팔 운동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Q. 행복한 신혼 생활을 만끽 중이겠다. 남편과 만난 러브스토리를 들려주자면

“원래는 친구 사이였다. 각자 연애 잘하고 사랑 고민도 들어주는. 남편의 과거를 다 안다(웃음). 그러다가 나도 혼자가 됐고 신랑도 혼자였던 어느 날 불현듯 ‘나랑 비슷한 사람을 만나야 덜 싸우고 잘 만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술도 잘 안 하고 집순이인 스타일이라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주변 환경에선 좀 찾기가 힘든 거 같아서 ‘내년에 선이나 볼까, 선봐서 결혼할까 봐’라고 남편에게 농담처럼 말한 적이 있다. 선을 보면 아무래도 조건 위주로 매치를 해 주니까 내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 같았다”

“신랑이 그 얘기를 듣고 있더니 ‘선볼 거면 나랑 만나봐’라고 하더라. 농담인 줄 알고 손사래를 쳤더니 의외로 진지했다(웃음). 그래서 만나보게 됐는데 신랑이 나보다 술을 더 안 좋아한다. 나랑 워낙 비슷한 점이 많아서 싸울 일도 없고 좋더라. 5년 정도 친구로 지내다 딱 1년 만나고 결혼을 했다”

Q. 결혼 후 달라진 점

“부모님과 떨어져 산다는 게 내 기준으로 굉장히 달라진 점이다. 워낙 가족 중심적인 집안에서 자라서 가족끼리 함께 보낸 시간이 많다. 여행도 자주 다녔고 가족끼리 영화 보고 맛집 가고. 가족끼리 마피아 게임 안 하지 않나. 우리 집은 굉장히 자주 한다(웃음). 이러면서 커 와서 부모님과 떨어져서 처음으로 살다 보니까 적응이 안 되더라.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는 건 정말 좋은데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 산다는 게 슬프더라(웃음)”

“남편과 결혼 후에 좋은 점은 남편이 굉장히 웃기다. 사실 내가 남자를 보는 기준 중에 유머 감각이 없었다. 원래 진지하고 진중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라 웃긴 남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연애 초반에는 남편이 장난치는 그런 모습들이 싫기도 했다(웃음). 근데 살아보니 왜 어른들이 재미있는 사람이랑 결혼하라고 하는지 알겠더라. 남편이 내 앞에서만 온갖 재미있는 표정과 행동 등을 하는데 그게 참 웃기고 좋고 나까지 밝아진 거 같아서 고맙다”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너무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대중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나도 배우지만 내게도 그런 연기자들이 있다. ‘저 배우가 나와? 재밌겠다’, ‘저 배우가 주인공이야? 무조건 봐야지’ 이런 경우. 나도 누군가에게 ‘조안이 나온다면 믿을 수 있어’라는 믿음을 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역시 연기를 정말 사랑한다. 죽을 때까지 연기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거 같다. 큰 역이든 작은 역이든 상관없고 나이가 들수록 내가 맡는 역할들이 주인공보다는 주인공을 보조하는 역할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거다. 나는 오히려 그런 순간들이 슬프기보다는 기다려진다. 누군가의 엄마 역할을 할 내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고 평생 연기를 할 거니까 할머니 역할이나 내가 늙어 가면서 맡게 될 많은 역할을 할 내 모습이 기대된다”

Q. 2018년 목표

“오랜만에 일을 하게 돼서 떨리고 설레는 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에 맡게 된 캐릭터 이름이 여지나다. 여지나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는 게 굉장히 기대된다. 예전에 오미연 선생님께 ‘연기를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여쭤본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께서 ‘결혼해’라고 하시더라(웃음)”

“선생님 말씀이 어떤 의미였는지 결혼을 하고 난 후 조금씩 알 거 같더라. 결혼한 후 맡게 된 첫 작품이다 보니 어떤 모습으로 내가 변했을지 나 역시 기대가 된다.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남은 2018년을 지나로 순조롭게 보내는 것이 목표다”

에디터: 이혜정
포토: 이동훈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블리다
슈즈: 바이비엘
백: 토툼(TOTUM)
주얼리: 러브캣비쥬
헤어: 제니하우스 김진미 실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유유지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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