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윤종신, “콘텐츠 가치 너무 일찍 판단되는 현 시장 안타까워..OTT는 세일즈 기간 영원해”

입력 2019-03-27 18:11   수정 2019-03-28 23:18

‘페르소나’ 윤종신, “콘텐츠 가치 너무 일찍 판단되는 현 시장 안타까워..OTT는 세일즈 기간 영원해”


[김영재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윤종신이 OTT를 언급했다.

3월27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영화 ‘페르소나(감독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의 제작보고회가 개최돼 윤종신, 이지은(아이유), 임필성 감독, 전고운 감독, 김종관 감독이 참석했다.

테니스 코트 위 두 여자의 승부를 담은 ‘러브 세트(감독 이경미)’, 모든 걸 바칠 만큼 매혹적인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썩지 않게 아주 오래(감독 임필성)’, 키스 마크 때문에 집에 갇힌 친구를 구출하는 내용의 ‘키스가 죄(감독 전고운)’, 이별한 연인과의 슬프고 아름다운 밤 산책을 다룬 ‘밤을 걷다(감독 김종관)’를 오직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다시 말해 ‘페르소나’는 영화관을 찾은 관객 대신, 최저 월 9500원에서 최고 월 1만 4500원의 구독료를 내는 ‘시청자’에게 한정된 스트리밍 영화다.

이날 그 자신을 “뒤편에 서있는” 문화 기획자로 소개한 윤종신은, 창작자로서 그가 느껴온 허무를 시작으로 왜 ‘페르소나’가 넷플릭스에서 상영되어야 하는가를 설파했다. 특히 윤종신은 지난 2010년부터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약 9년간 묵묵히 이어오고 있는, 보기 드문 부지런한 창작자이기도 하다. 그는 “콘텐츠가 풀리는 과정에서 창작자나 제작사가 허무해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 예를 들어 영화는 3년을 준비해서 단 일주일 안에 승부가 난다. 음원은 몇 개월 준비해서 단 하루, 단 한 시간 안에 결과가 나온다”며, “긴 고민과 긴 제작 기간에 비해 작품의 흥망성쇠가 너무 일찍 판단되는 게 안타까웠다”고 했다.

콘텐츠의 너무 빠른 흥행과 절멸에 좌절한 윤종신. 결국 그의 시선은 OTT(Over the Top)로 향했다. OTT는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르는 말. 그는 “세일즈 기간이 영원한 OTT 플랫폼으로 가길 원했다”며, “그곳에서 작품은 영원한 흥망성쇠를 가진다. 취향에 맞는 작품을 딜리버리 하는 시스템이기에 몇 년 뒤에도 ‘그 작품 봤어?’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했다. 이어 “창작자와 제작사가 작품 피드백을 길게 즐기길 바랐다”고 현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OTT에서는 가능함을 소개했다.

윤종신은 “개봉작은 영화가 개봉한 주에 단순한 평가와 함께 잊힌다. 내가 ‘방구석1열’을 하는 이유는 지난 영화 중 다시 봐야 할, 플랫폼에서 다시 소비되어야 할 영화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누가 돈을 많이 버는가를 떠나 (콘텐츠가 기간에 묶이지 않고 오랫동안 소비되는 방식이) 요즘 창작자의 큰 화두”라고 미디어의 영속성을 강조했다.

이어 윤종신은 “내가 회사 이름을 미스틱스토리로 바꾸며 ‘우리 이야기 만들자. 오래도록 기억되는 콘텐츠의 권리를 많이 가지고 있는 회사가 되자’ 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미래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회사명까지 바꾸게 했음을 알렸다. 이와 관련 22일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주주총회를 개최해 사명을 미스틱스토리(MYSTIC STORY)로 변경했다. 모든 콘텐츠는 ‘스토리(이야기)’에서 출발한다는 회사의 방향성을 사명에 담았다는 전언.

윤종신은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이었다. 그는 기획자로서 ‘페르소나’의 성공 여부에 집착하기보다, 앞서 그가 언급한 ‘영원한 흥망성쇠’가 거짓부렁이 아니라는 듯 흥행 여부를 작품 공개일 대신 “가을 정도”에 듣고 싶다고 했다. 가수 윤종신으로서 “이 노래 몇 위까지 갔으면 좋겠어요?”를 질문 받기보다 “내년 내후년에도 이 노래 얘기를 하는 사람이 더러 있었으면 해요”를 대답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과 일맥상통하는 희망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영화 ‘페르소나’는 4월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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