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분양가 상한제 영향…대치동 집값 불붙었다

입력 2019-08-21 13:47   수정 2019-08-22 00:56


서울 강남 대치동 아파트값이 꿈틀대고 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집값이 최고 부촌으로 꼽히는 압구정현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자율형 사립고 폐지 이슈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교육 환경이 뛰어난 대치동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압구정현대와 맞먹는 집값

대치동 3대 재건축아파트로 불리는 ‘우·선·미(개포우성1·2차, 선경1·2차, 한보미도1·2차)’의 가격 오름세가 최근 가팔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선경2차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24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사상 최고가 기록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5월 20억5000만원과 22억원에 거래됐다. 불과 두 달 새 실거래 가격이 2억원 넘게 뛰었다. 현재 호가는 24억~24억2000만원이다. 이는 강남 최고가 재건축단지로 꼽히는 압구정현대아파트와 맞먹는 수준이다. 압구정현대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24억원과 24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개포우성2차 전용 84㎡는 6월 23억원에 매매됐다. 4월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20억5000만원과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24억5000만~25억원이다. 한보미도1차 전용 84㎡는 6월 2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5월만 해도 19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주택형이다. 현재 호가는 22억5000만~23억원이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실거래가 뜸하다”고 말했다.

대치동 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4424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1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4월 17억원에 거래된 이후 매달 10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지며 꾸준히 상승세를 탄 결과다.

신축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다. 2015년 집들이를 한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이달 5일 26억5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아크로리버파크 등 반포동 신축 아파트에 이어 강남권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작년 여름 상승기 때도 이렇게까지 오르지 않았다”며 “가격 상승세만 따지면 작년을 뛰어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자사고 폐지가 대형 ‘호재’

대치동 가격 상승세를 이끈 주요 원인은 자율형 사립고 지정 해제다. 정부는 6월부터 자사고 폐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강남 8학군’ 쏠림현상이 강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대치동 일대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사고 폐지 논의로 실수요의 강남 8학군 쏠림과 이를 예측하는 투자수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호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공급이 위축되면서 재고아파트가 많은 대치동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치동은 다른 강남권 동네에 비해 재고아파트 비중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엔 당분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980년대 초반 입주한 단지가 많은 대치동에선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하다. 개포우성1·2차, 선경1·2차, 한보미도1·2차 등은 재건축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은마아파트는 정비계획 수립 절차를 밟고 있다. 대치동 구마을 재건축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쌍용1·2차가 이주가 임박한 상황에서 재건축을 잠정 중단했다”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의 부담이 있어 중대형 단지의 재건축이 당분간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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