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소문|앞에서만 "죄송합니다"…'언행불일치' 연예인들, 반성은 어디로

입력 2019-08-31 08:42  


최근 성 파문, 음주 운전, 마약 투약 등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연예인들이 잇달아 대중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녹음기라도 켠 듯 "죄송합니다. 자숙하겠습니다"라는 말이 연신 귓가에 박히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후 사과와는 상반되는 자숙 태도가 속속 드러나면서 공인의 반성, 그 자체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 받고 있다.

한동안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던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다수의 스타들이 포함된 모바일 단체 대화방에서 이성과의 성관계 동영상이나 음란물 등이 오갔고, 이를 즐기는 듯한 대화가 아무렇지 않게 이뤄진 일이었다. 당시 정준영을 비롯해 승리, 최종훈, 용준형, 이종현, 로이킴, 에디킴 등이 줄줄이 단톡방 멤버로 지목되며 대중에 큰 배신감과 실망감을 안겼다.

정준영, 최종훈 등은 불법 촬영물 공유와 관련해 재판을 받았고, 거론된 연예인들은 줄줄이 입장을 표명하며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그룹 빅뱅 출신 승리,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 하이라이트 출신 용준형은 소속 팀을 탈퇴하기도 했다. 그렇게 '정준영 단톡방' 절친들은 자숙에 들어갔다.

그런데 별안간 지난 28일 그들 중 한 명인 그룹 씨엔블루 이종현이 소환됐다. BJ 박민정이 이종현에게 받은 DM(다이렉트 메시지)을 공개하면서부터다. 박민정은 "엥 씨엔블루 이거 진짠가?"라는 글과 함께 이종현이 보낸 메시지를 캡처해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이종현은 박민정에게 DM을 보내 "유튜브 너무 잘 보고 있어요. 재밌는 거 많이 올려주세요"라고 전했다. 박민정은 이에 답하지 않았고, 이후 또 다른 날 이종현은 "뱃살 너무 귀여우세요"라는 메시지를 추가로 보냈다.


단톡방 논란을 겪고, 자숙을 약속했던 군인 이종현의 반전 근황이었다. 반성하고 속죄하겠다던 말이 무색하게 군 복무 중 여성 BJ에게 추파 DM을 보낸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정준영 단톡방' 논란으로 퇴출을 원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았을 때에도 굳건히 팀을 유지하던 그는 결국 팀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대중들은 앞과 뒤가 다른 '자숙 스타'들의 태도에 탄식을 내뱉고 있다. 많은 이들의 사랑이 있어야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이들이기에 이미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잘못에 대한 뉘우침 없이 자숙마저도 보여주기식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언행불일치는 무릇 이종현만의 사례가 아니다.


박유천은 지난 7월 마약 투약으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석방됐을 당시 눈물을 보이며 "앞으로 사회에 봉사하면서 정직하게 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하루 뒤 동생 박유환에 의해 팬레터와 선물에 둘러싸여 있는 행복해 하는 근황이 공개됐다. 선글라스를 끼고 반려견을 안은 모습에서는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승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업무상 횡령,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식품위생법 위반 등 검찰에 무려 7개 혐의로 송치된 날 고급 스파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앞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에도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며 운동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승리의 친구인 정준영 역시 성관계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로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을 당시 만화책 등을 읽으며 지내는 사실이 알려져 거센 질타를 받았다.


지나치게 빠른 복귀 또한 진정성을 의심하기 충분해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안재욱은 지난 2월 지방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던 길에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안재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6%로 그는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그는 뮤지컬 '광화문 연가'와 '영웅'에서 하차하며 자숙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5개월 만에 빠른 복귀를 해 논란이 일었다. 복귀의 이유는 연기로 보답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라고. 안재욱은 지난 7월 연극 '미저리' 프레스콜에서 "복귀가 이르다는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연기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더라. 성실한 모습으로 보답해야 하는데 마치 숨어있는 것처럼 하루하루 임하면 답이 없을 것 같았다"라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며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죄송한 척 하고 올게."

정준영이 2016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해 피소됐을 당시 기자회견 직전 지인에게 했던 것으로 알려진 말이다. 그러고 나서 정준영은 기자회견장에서 "물의를 일으키게 되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연예인이라는 특권 의식을 바탕으로 사건, 사고에 대한 경시 풍토가 만연해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으로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여주던 팬들을 믿고 복귀에 대한 가능성 열어두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제 대중들은 거듭된 불신으로 이들의 연기에 쉽게 속지 않는다. '척'하는 연예인들의 안일함과 손 잡아 복귀 발판되어주는 방송사들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지적을 가한다. 정준영이 몰카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자마자 적극적으로 그의 복귀를 도운 KBS2 '1박 2일', 해외 불법 원정 도박 및 댕기열 논란의 주인공인 신정환을 출연시켜 화제성을 시험해 본 JTBC '아는형님'의 사례가 그렇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그릇된 판단으로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정준영은 무사히 안착해 복귀했지만 결국 또 비슷한 일로 문제를 일으켰고, 신정환은 복귀 시동은 걸었지만 활동을 완벽하게 재개하지는 못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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