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입질 안한 SK·GS…'3대 악재' 탓?

입력 2019-09-04 17:49   수정 2019-09-04 21:43

지난 3일 마감된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당초 유력후보로 꼽혔던 주요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았다. SK(3위)와 한화(7위), GS(8위) 등 10대 그룹(자산 기준)이 한 곳도 인수의향서(LOI)를 내지 않으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위 국적항공사라는 대형 매물이 나온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주요 대기업들이 10~11월께로 예상되는 본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실적악화·항공산업 경쟁 심화”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와 GS 등은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해왔다. 매물 자체는 매력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항공사다. 22개국 64개 도시에 76개 노선을 운항하며 전 세계 30위(국제여객수송부문)에 올라있다. 항공 여객 수는 매년 사상 최대를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항공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항공유를 생산해 항공사에 공급하는 정유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 대기업이 나서지 않은 이유는 경기 침체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의 양축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은 업황 악화로 올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조원으로 전년 동기(9조9212억원)보다 79.6% 급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8286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1조5632억원)의 반 토막 수준이다. GS그룹의 지주회사인 (주)GS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5억원으로 전년보다 9.6% 감소했다.

여기에 항공시장 공급 과잉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물동량 감소, 한·일 경제 전쟁 여파,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겹쳐 항공업계 전망이 불투명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8개(여객 기준) 국적항공사는 지난 2분기(4~6월) 모두 적자를 냈다. 9조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도 인수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본입찰 때 참여할까

경제계에선 ‘예선전’ 격인 예비입찰 때부터 인수전 참여를 선언하면 비용 부담 우려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이 치솟을 것이란 우려 탓에 주요 대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예비입찰에 참여한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지난 3일 9.4%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0.7% 내렸다. 가장 먼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혔던 애경그룹 계열사인 애경산업 주가도 이날 4.1%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31.0%)를 인수하면서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도 같이 사들여야 한다. 대기업들의 인수전 참여로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오를수록 신주 매입에 비용이 더 든다. 4000억원 상당의 구주 인수 가격과 신주 인수 비용을 포함하면 총 인수가격이 1조5000억~2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하려는 기업으로서는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액면가(5000원)에 근접할수록 신주 매입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본입찰 때 전격적으로 뛰어들거나 유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 등 채권단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가격 등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은 매각 과정 중간에라도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며 대기업의 추가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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