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보다 순현금 많은 '넷넷 기업' 151곳…"가치株의 시간이 온다"

입력 2019-09-09 17:44   수정 2019-09-10 02:36

한국 증시의 저평가가 심해지면서 순현금이 시가총액보다 많은 이른바 ‘넷넷(net-net) 종목’이 크게 늘고 있다. 순현금이 많은 종목은 변동성 장세에서 버티는 힘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 수요가 성장주에 몰리면서 성장주와 가치주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이 글로벌 증시에 팽배해 있다. 증권업계에선 조만간 이 같은 불균형이 해소돼 넷넷 종목들이 재평가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업 이익은 급증·PBR은 2008년 수준

9일 퀀트와이즈 등에 따르면 한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보다 순현금(당좌자산+현금 및 현금성 자산-총부채)이 많은 기업은 151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넷넷 기업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가치투자자의 투자 ‘타깃’이기도 하다.

한국 증시가 과도한 저평가를 받으면서 이 같은 종목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증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는데 주가순자산비율(PBR: 시가총액/자본총계)은 0.8배로 당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8조원으로 2008년(95조80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재닛 창 JP모건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담당 투자 전문가는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다우기술 등 시가총액보다 현금 많아

현재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인 다우기술로 628.75%에 달한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86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3239억원)에 이미 근접했다.

하지만 주가는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자회사 키움증권을 주축으로 한 키움뱅크에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한 영향으로 급락한 뒤 1만9000원대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을 앞두고 다우기술이 재인가를 추진할 것으로 본다”며 “키움인터넷은행이 설립되면 다우기술이 시스템·인프라 구축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KISCO홀딩스와 아이디스홀딩스의 순현금 비중도 각각 391.63%, 285.13%에 달한다. 두 종목은 ‘가치투자의 명가’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지분을 늘리고 있는 종목으로 증권가에서 유명하다.

한국밸류운용은 KISCO홀딩스와 아이디스홀딩스 지분을 각각 10.84%, 15.98% 보유 중이다. 한국밸류운용은 지난해 KISCO홀딩스에 회사 보유 현금이 시가총액보다 훨씬 많다며 주주가치를 높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두 차례에 걸쳐 보내기도 했다.

가치투자자들은 요즘 저평가된 가치주를 선별하는 데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보다 PBR을 더 많이 활용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PBR 0.23배(12개월 선행 기준)로 주요 종목 중 가장 저평가된 주식으로 꼽힌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 상태라는 의미다. 대한제강(PBR 0.32배)도 주가가 크게 저평가된 종목이란 평가다. 저가 철근 판매 비중이 줄면서 올해 영업이익(컨센서스 기준·490억원)이 작년에 비해 1877.7%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치주, 성장주와 격차 좁힐 것”

글로벌 증시에서 성장주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가치주와 성장주 간 격차는 크게 벌어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격차가 조만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마르코 콜라노빅 JP모간 시장분석가는 “미국 가치주와 시장 평균 간의 격차가 1999~2000년 닷컴 버블 때 수준까지 벌어졌다”며 “순환매가 일어나면 스몰캡, 원유·가스 등 낮은 PER, PBR 종목 주가가 지금보다 훨씬 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미국과 비슷하게 한국도 가치주가 너무 많이 떨어졌다”며 “글로벌 투자 트렌드가 가치주로 쏠리면 한국도 가치주가 성장주와의 격차를 좁히며 반등 시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현/임근호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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