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지역 민심 어땠나?

입력 2019-09-17 15:45   수정 2019-09-17 16:46

[09월 17일(15:45)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소현 정치부 기자) 2020년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맞은 추석 연휴 기간, 밥상머리 민심은 단연 조국 법무부 장관 이슈가 휩쓸었다. 보수 성향이 짙은 영남과 민심의 잣대인 충청권은 물론, 여당에 우호적인 호남마저 조 장관에 대한 아쉬움을 성토했다.

정부·여당의 ‘집토끼’인 호남에서는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여느 때보다도 컸다. 추석을 맞아 고향인 전라남도 순천을 찾은 김모씨(32)는 여태까지와는 사뭇 달라진 지역 여론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가족들과 이야기하던 중 우연히 조 장관 이야기가 화두에 오르자 민주당을 지지하는 어머니마저 “덮어놓고 찍어주니 민주당이 정신을 못 차린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김 씨는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니 모두가 조국 얘기를 하면서 서울에서는 분위기가 어떠냐고 물어보기까지 하더라”라며 “여당에 우호적이었던 여론이 이렇게 돌아선 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전남 고흥에 거주하는 박모씨(31)도 조국 사태에 분노를 느끼긴 마찬가지라고 했다. 박 씨는 “조국 딸과 비슷한 또래인 사람들은 모두 엄청난 배신감과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불법은 없다는 조국의 말이 더 화가 난다”고 했다.

다만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렸다. 광주에서 택시 기사를 하는 최모씨(67)는 조 장관 의혹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그래도 기왕 장관이 된 거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으니 잘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5·18은 보도도 안 하더니 조국 관련해서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민심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충청도에서도 조 장관에 대한 반발심이 컸다. 특히 충남과 대전에서는 최근 대법원에서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판정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조 장관의 임명을 엮어 민주당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독단적으로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그동안 억눌렸던 불만이 터져 나온 셈이다.

한 대전 시민은 “피해자 진술이 일관성 있다는 이유만으로 명확한 규정이 없이 안희정에게 징역형을 내린 건 대선 때 끝까지 완주한 후보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 아니겠느냐”며 “전라도와 경상도 사람들이 짬짜미한 문재인 정권이 충청도 인물 죽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르신들은 최순실, 박근혜에 질려서 투표 때 문재인을 뽑아 놨지만 똑같은 도둑놈들이라고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보수 성향이 짙은 영남에서는 ‘조국 국면’에서도 지지율을 올리지 못한 자유한국당에 대한 아쉬움이 여론의 주축을 형성했다. 부산에서 사업하는 김모씨(67)는 “조국이 저렇게 비리투성이인데 한국당은 도대체 뭘 하는 거냐”며 “저렇게 헛발질을 하니 민주당에서 마음 놓고 조국 임명 강행 같은 만행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울산에 사는 윤모씨(43)는 “밥상을 다 차려서 입 앞에 가져다줘도 한국당이 못 먹었다”며 “인사청문회를 보니 한국당은 못 먹는 수준이 아니라 다 차려놓은 밥상을 발로 걷어차더라”라고 비판했다. 윤 씨는 “증인도 하나 제대로 못 부르는 청문회를 왜 괜히 해줬는지 모르겠다”며 “청문회를 열어놓고는 질문도 제대로 못 했다”고 꼬집었다. (끝) /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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