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에 정육점 돼지고깃값 줄인상…'금겹살' 되나

입력 2019-09-22 11:13   수정 2019-09-22 11:14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영향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줄인상 되고 있다. 돼지고기 경매량이 절반 이상 줄면서 수급이 불안해졌고, 일부 도매상들의 매점매석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도매가가 크게 올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에 있는 A 정육점은 추석 전 100g에 2200원이던 국산 냉장 삼겹살 가격을 최근 2500원으로 올렸다. 단골 거래처인 중간 도매상이 돼지고기 공급가를 20% 이상 올린 탓이다.

이 정육점 주인은 "돼지열병 발생 후 단골 거래처에서 돼지고기 공급가를 20% 이상 올려 어쩔 수 없이 소비자가를 올리게 됐다"며 "전체적으로 돼지고기 유통 물량이 많이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질 좋은 돼지고기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팔기로 소문난 서울 종로구의 B 정육점도 추석 전 100g에 1500원이던 국산 냉장 삼겹살 가격을 19일부터 2000원으로 33%나 인상했다.

B 정육점 주인은 "통상 추석 직후에는 돼지고기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도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 추세인데, 올해는 돼지열병 탓에 도매가가 크게 올라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1∼2주 정도의 재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대형마트는 ASF 발병으로 도매가가 올랐어도 이를 소비자가에 즉시 반영하지 않고 있지만 재고 물량이 거의 없는 소규모 정육점들은 도매가 인상분을 소매가에 즉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돼지고기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일부 도매상들이 미리 확보한 물량을 풀지 않는 매점매석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영세 소매상들의 고충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난 16일 파주 양돈농가에서 ASF가 발병하자 정부가 내렸던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의 여파로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고기 물량은 크게 줄어들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ASF 발병 직후인 17∼19일 전국 돼지 도매시장에서 경매된 돼지 도축두수는 7346두로, 추석 전인 3∼5일의 1만5554두에 비해 52%나 급감했다.

일시이동중지명령이 지난 19일 오전 해제되면서 돼지고기 도매가 급등세는 한풀 꺾였고, 20일 파주에서 신고된 ASF 의심 사례는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추석 전 ㎏당 1만5000원 안팎이던 국산 냉장 삼겹살 도매가는 ASF 발병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지고 도매시장 거래가 중단되자 2만2000원까지 뛰었다가 이동중지명령 해제 뒤 1만9000∼2만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거래량 감소로 인한 돼지고깃값 급등세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ASF 추가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기 전까지는 수급 불안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당수 정육점이 돼지고기 도매가 인상분을 반영해 소매가를 올린 것과 달리 돼지고기 식당들은 섣불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안 그래도 ASF 영향으로 돼지고기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메뉴 가격까지 올릴 경우 돼지고기 식당을 찾는 손님이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종로구의 한 삼겹살 전문점 주인은 "돼지고기 도매가는 많이 올랐지만 안 그래도 돼지고기 소비 심리가 위축될까 우려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메뉴 가격을 올리기가 어렵다"며 "빨리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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