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체질변화' 주문 하루만에…LG 'TV 전쟁' 재개

입력 2019-09-25 11:00   수정 2019-09-25 16:40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사장단 워크숍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빠르게 체질 변화 해달라"며 적극 경영을 주문한 지 하루 만에 핵심 계열사인 LG전자가 'TV 전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사 삼성전자와의 TV 전쟁을 재개하는 동시에 해외에선 그동안 특허 침해에 대해 '경고장'만 보냈던 유럽 가전업체들에 소송을 제기했다. LG는 앞으로 기술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 삼성 "영상 깨진다" 지적에 '코덱 보완'

LG전자가 25일 8K TV 구입 소비자 대상으로 유튜브 8K 영상 재생이 가능한 별도 장치 '업그레이더'를 연내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한 것도 '기술적 대응'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업그레이더를 8K TV에 설치하면 8K 코덱인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ec)는 물론 유튜브의 8K 동영상 재생규격인 'AVI'와 'VP9'으로 제작한 영상도 유튜브 사이트에서 바로 즐길 수 있다.

HEVC는 영상 재생을 위한 코덱의 일종이다. 지난 17일 삼성전자가 LG 8K TV를 겨냥해 "8K 영상이 깨져서 나온다"고 주장했는데, LG전자 TV에는 이 코덱이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에는 소비자가 8K TV를 구입하더라도 동영상 재생규격에 따라 일부 8K 콘텐츠가 원활하게 재생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TV 제조사들이 향후 8K 시장 선점을 위해 소비자들이 주로 시청하는 유튜브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이 아닌 별도 동영상 플랫폼에서만 제대로 된 8K를 즐길 수 있게 해 소비자 입장에선 번거롭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LG전자는 무상으로 업그레이더를 제공해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 소비자들이 주로 8K 콘텐츠를 이용하는 유튜브 등에서도 고화질 동영상을 간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내년에 출시하는 LG전자 8K TV 신제품에는 외부 업그레이더가 아닌 주요 8K 영상재생 기능도 내장할 계획이다.

업그레이더 연내 무상 제공 조치는 삼성전자와 벌이고 있는 '프리미엄 TV 전쟁'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8K 콘텐츠의 일부 깨짐 현상은 HEVC 때문이라고 해명하는 한편 재빠른 코덱 보완 조치로 8K TV 초기 시장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8K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게 알려지자 뒤늦게 별도 외부장치를 제공하겠다는 건 현재 판매되는 제품이 8K TV가 아님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삼성 8K TV는 업계 표준 코덱인 HEVC를 충족하는 모든 동영상을 별도 외부장치 없이 재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유튜브와 호환 코덱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했다.

◆ '강공 수위↑' 삼성 QLED TV 또 뜯었다

LG전자는 이날 공식 소셜 채널 '소셜 LG(social LG)'를 통해서도 다시 한번 삼성 TV를 언급했다. 5분30초짜리 영상을 올리고 삼성 QLED TV를 직접 분해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지난 17일 기술설명회에서 삼성 QLED TV를 분해해 "삼성 TV는 QD 시트를 끼운 LCD TV지 자체 발광하는 진정한 의미의 양자점(퀀텀닷) OLED TV가 아니다"라고 비판한 데 이어 이 영상을 통해 다시 한번 삼성 QLED와 LG OLED TV를 비교 시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문제 제기한 부분에 대해 기술적으로 보완했으니 삼성도 LG의 문제 제기에 답을 내놓으라는 메시지 성격이 짙다"며 "LG가 앞으로도 삼성의 8K TV 화질 문제를 지속적으로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 유럽 가전업체에 냉장고 특허소송 제기

LG전자는 해외에서도 기술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적극 소송전에 돌입했다.

LG전자는 유럽 가전업체 3곳이 LG전자 냉장고 관련 특허인 '도어(door) 제빙'을 침해했다며 전날 독일 뮌헨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소송 대상은 아르첼릭을 비롯해 베코, 그룬디히 등 3개 사로 이들은 모두 터키 코치그룹 계열사다. 유럽 시장 중심으로 생활가전을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베코에 경고장을 보낸 뒤 베코 모회사이자 그룹 내 가전사업을 대표하는 아르첼릭과 최근까지 수 차례 특허 협상을 이어왔으나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문을 양쪽으로 여는 형태인 양문형 냉장고는 상당 공간을 차지하는 제빙 관련 장치를 냉동실 내부에 별도로 탑재해야 해 효율적 공간 활용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LG전자의 도어 제빙 기술은 냉동실 내부에 위치하던 제빙기, 얼음통, 모터 등 제빙 관련 부품을 모두 냉장고 문 안쪽에 배치하게 했다. LG전자는 관련 글로벌 기준 등록 특허만 400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전생규 LG전자 특허센터장(부사장)은 "LG전자 보유 특허를 무단 사용하는 데 대해 국내외 업체를 막론하고 지속적으로 강력 대응하고 있다"며 "이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선두 업체들의 공통된 전략"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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