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7년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도쿄 중소기업 체감경기

입력 2019-09-26 10:15   수정 2019-09-26 10:37


일본 도쿄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7년만의 최저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중 무역마찰이 격화되는 등 대외 경제 환경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고,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시행 이후 적극적으로 시행됐던 경기부양책도 효과가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내달부터 소비세율이 현행 8%에서 10%로 인상돼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점쳐지는 점도 중소기업을 움츠러들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쿄상공회의소가 도쿄 23구내 82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올 3분기(7~9월) 실시한 체감 경기 조사에서 제조업 업황실사지수(DI)가 -24.9로 전 분기 대비 7.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는 제2차 아베 정권 출범 전후인 2012년 4분기(10~12월) 이후 7년만의 최저치입니다. 미·중의 무역 전쟁 격화와 중국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설비투자가 줄어들어 반도체,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의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제조업 분야에서 전년 동기 대비 업황이 악화됐다는 응답은 37.6%로 지난해 조사 때의 34.6%에 비해 증가했습니다. 반면 업황이 개선됐다는 응답은 지난해 17.3%에서 올해 12.7%로 크게 줄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전업종 업황 DI도 -11.8로 2017년 1분기 이후 최악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도쿄상공회의소가 전한 구체적인 기업들의 목소리에서도 불안감이 적잖게 감지됩니다. “미·중 무역 마찰의 영향으로 주요 거래처가 설비 투자를 중지하고 수주가 격감했다”(기계부품 업체)거나 “장마 영향으로 의류매출이 악화됐다”(의류 도매업체), “일손부족·장마 등의 영향으로 공사지연이 발생했고 당초 계획보다 수주침체가 이어지고 있다”(건축자재업) 등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때마침 일본 운송업계 싱크탱크인 니쓰총합연구소가 주요 제조업 및 도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물류 경기전망지수도 올 4분기(10~12월)전망지수가 -20으로 6년 수준(2013년 1분기, -26)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지수는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내달 소비세율 증세로 추가적인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분석입니다.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잃어버린 20년’의 오랜 침체를 벗어나고 나름 상당한 활력을 되찾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정책의 효과도 이제 정점을 지나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경기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각종 지표가 정책 시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의 신중한 경기 전망은 일본 특유의 ‘엄살’이 반영된 것일까요. 아니면 실제 ‘어려운 시절’을 경고하는 예고음일까요. 진실은 머지않은 시점에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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