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여 퇴진 요구하면 광장 가서 설득하겠다"던 문 대통령 광화문 집회에 침묵

입력 2019-10-04 11:30   수정 2019-10-04 13:49



"문재인 당선 뒤에는 국민들이 반으로 나뉘어서 분열되고 사생결단을 내는 등 5년 내내 싸우게 될 것이다"라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예언이 현실화 된 것일까.

지난달 28일 서초동 촛불집회에 수많은 국민들이 모여 검찰 개혁 지지와 조국 법무부 장관 수호 구호를 외친지 5일만인 3일 광화문 광장에는 '문재인 비판, 조국 장관 퇴진'을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17년 2월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에 출연해 "국민들이 모여 ‘문재인 퇴진’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개혁도 국민들 손을 꼭 잡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속도를 늦추고 설득하는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하야 집회가 열리는 일)그런 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물러나라고 한다면 저는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겠다. 시민들 앞에 서서 끝장토론이라도 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방송에서 문 대통령은 "촛불 민심을 대변할 수 있는 그런 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충분한 대화 시간 가질 수 있다"고도 했지만 이번 광화문 집회에 대해 청와대는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다.

민주당 측은 예상 외로 많은 인파가 모인 광화문 집회에 대해 "서초동은 자발적인 집회인데 반해 어제 열린 광화문 집회는 종교단체, 우리공화당, 자유한국당이 동원한 폭력적 집회였다"라며 가치를 폄하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광화문 집회는 국민 선동의 장이었다. 한국당이 공문을 보내서 총동원한 것이다"라며 "나라 걱정하는 집회였다면 공문을 보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 또한 "광화문 집회는 한국당 중심의 범보수 세력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었을 뿐이다"라며 "한국당이 전국적 총동원령을 내려 만든 집회, 우리공화당의 태극기 집회, 수구적 종교정치 세력의 창당준비집회가 뒤섞여 정체성과 주의 주장에 혼돈만이 가득했다. 서초동 촛불집회와의 본질적 차이는 바로 이 지점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광화문 집회에서 "까도 까도 양파가 장관 자격이 있나.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면서 "저런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게 제정신인가. 저런 대통령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두번이나 퓰리처 상을 수상한 바바라 터크먼은 '독선과 아집의 역사(자작나무)'에서 권력에 눈 먼 통치자들이 어떻게 세상을 망쳤는지를 전하며 "최대의 아둔함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운동과 감정을 무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그들은 불만에 귀 기울이지 않고 불만이 낳은 대안에 눈길을 주지 않고, 도전은 태연하게 무시한다"면서 "자신들의 그릇된 행동에 대한 당혹함과 실정에 대한 분노를 깨닫지 못하고 변혁을 고집스럽게 거부하고 부패한 기존의 제도를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말에는 또 다시 서울 서초동 검찰청 부근에서 검찰개혁과 조국 장관 수호를 외치는 촛불 집회가 열린다. 두동강 난 민심을 아우르고 위기를 헤쳐나가야겠다는 리더십은 정치권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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