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 내몰린 2030, 그들이 분노하는 이유

입력 2019-10-17 17:23   수정 2019-10-18 11:04


서울 광화문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규탄하는 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3일, 대학생들은 광화문과 조금 떨어진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조 전 장관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왜 광화문이 아니라 마로니에공원을 택했을까. 한 집회 참가자는 “어느 정치집단에도 속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정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경제신문이 만나본 2030세대는 지금은 기성세대가 추구해온 국가의 번영, 민주화보다 공정이 가장 중대한 가치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박요한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2030세대와 586세대는 아예 사고방식이 다르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기성세대는 조 전 장관과 관련한 문제를 진영논리로 접근했지만 2030세대는 공정과 불공정의 문제로 봤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청년 세대가 현 정부에 지지를 보냈다면 그것은 공정함을 지키겠다는 약속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그 약속이 깨졌다면 실망도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30세대가 ‘취업 황금기’를 겪으며 살아온 586세대에 심한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연세대 학내 언론에서 활동 중인 박건 씨(행정학과)는 “최근 조국 사태와 관련해 제기되는 ‘2030 보수화’ 주장은 사건의 단편만 본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586 진보세력의 목소리에 따르지 않는다고 학생들이 보수화됐다고 할 순 없다”고 했다.

청년 사회활동가들은 취업문제와 주거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2030세대가 기성세대를 향해 느끼는 박탈감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교현 전 알바노조 위원장(오른쪽)은 “20대들이 극심한 취업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보니 정규직 노동조합이 자기 일자리에만 몰두한다면 이기적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지희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왼쪽)은 “부동산으로 재미를 본 586세대와 청년 사이의 현실 인식은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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