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플레이팅 채용경쟁률 196대1…"삼성 지원이 고용 늘려"

입력 2019-10-29 17:05   수정 2019-10-30 01:15

‘196 대 1.’

지난달 직원 채용 공고를 낸 이오선 동아플레이팅 사장은 관리팀 직원으로부터 경쟁률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 경리 직원을 한 명 뽑는데 196명이 몰린 건 처음이었다. 업무 경험이 많은 다른 회사 직원들이 대거 원서를 내는 등 지원자 면면도 화려했다. 우수 인재가 몰려 채용 인원을 세 명으로 늘렸다. 임직원이 24명(지난 8월 말 기준)에 불과한 중소 아연도금업체로선 ‘통 큰 결단’이었다. 이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참여한 뒤 업계에 ‘동아플레이팅이 좋아졌다’는 입소문이 난 덕분”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직원은 ‘스마트공장 사업’ 하면 자동화와 일자리 감소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은 직원을 늘리고 있다. 삼성의 기술 지원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로 매출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삼성식 혁신은 ‘기업 맞춤형’

이 사장의 자신감도 ‘실적 호전’에 대한 믿음에서 나왔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동아플레이팅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15년 6000만원을 들여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회사 실정에 맞지 않았다. 재고 수량 등 간단한 정보는 파악할 수 있었지만, 세밀한 부분은 알 수 없었다.

현장 관리도 문제였다. 자동화기기를 들여왔지만 생산성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었다. 이 사장은 몇 년째 가슴앓이만 했다. 이때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알게 돼 신청을 했고 지난해 11월부터 6주간 컨설팅을 받았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위원들은 동아플레이팅에 최적화된 제조실행관리시스템(MES)을 도입했다. MES 덕분에 이 사장은 언제 어느 라인에서 제품이 몇 개 나오는지, 화학 약품 투입량은 얼마나 되는지까지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직원들을 불러 공정 프로세스 개선에 대해 토론하고 개선책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사장은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이 들었다”며 “시간당 생산량이 사업 참여 전보다 32%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최근 경영 목표도 크게 올려 잡았다. 매출 100억원 달성 목표 시기를 2023년에서 2021년으로 2년 앞당겼다.


창고 정리하니 생산성 증가

농기계 운전모듈 생산업체 동성사(전북 익산)도 2016년 삼성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참여하기 전엔 ‘깜깜이 경영’을 했다. 부품 정리조차 안 돼 있었다. 공장 여기저기에 자재를 아무렇게나 쌓아두다 보니 직원들이 부품 찾는 데 시간을 허비했다. 못 찾던 부품을 구하러 부산에 출장갔다가 뒤늦게 찾았다는 얘길 듣고 목적지 도착 직전에 되돌아온 일도 있었다.

삼성전자에서 나온 전문가들을 만난 뒤에도 직원들은 ‘삼성 사람이 농기계 공장에서 뭘 할 수 있을까’라고 의심했다. 삼성 전문가들은 ‘기본’부터 가르쳤다. 작업자별 하루 키트 세트를 마련해 직원들이 부품 찾는 시간을 줄였다. 창고와 공장 내 물건을 종류별로 정리하고 전산화했다. 그러자 생산성이 올라갔다. 사업 참여 전 하루 12~14대 수준이었던 생산량이 올해 19대까지 늘었다. 매출도 2016년 71억원에서 2018년 103억원으로 증가했다. 자연스럽게 인력 수요가 많아졌다. 정철영 동성사 사장은 “직원이 2017년 55명에서 현재 86명으로 31명 늘었다”고 말했다.

‘물고기 잡는 법’ 전수

사업 참여 기업들이 채용을 꾸준히 늘릴 수 있는 건 삼성의 지원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중소기업에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잡는 법’을 가르쳐준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되면 삼성전자 경쟁력도 덩달아 높아지고 국가 경쟁력이 커지는 선순환 효과가 있다는 게 삼성의 판단이다.

중소기업들은 삼성의 지원이 끝난 뒤에도 개선 과제를 꾸준히 발굴하며 ‘생산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경남 김해에 있는 조류 부화기 전문 업체 오토일렉스는 삼성전자에서 전수받은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 생산라인에 ‘자동 온도 튜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부산·김해=황정수/정인설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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