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국 '게임덕후' 부산으로…"수능 안 치고 지스타 왔어요"

입력 2019-11-14 15:41   수정 2019-11-14 17:48


"고3인데 수능 안 치고 친구랑 지스타 보러 왔어요. 진로요? '뜨뜨뜨뜨'(게임 유튜버 겸 BJ)처럼 게임 관련 유튜버가 되려 합니다." (강모군·18)

14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9'에는 첫날부터 게임 팬 수만명이 운집했다. 추운 날씨에도 공식 입장시각인 정오가 되기도 전에 행사장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 줄이 기다랗게 늘어섰다.

지스타는 국내외 게임사들이 내년 한 해 먹거리를 결정할 신작들을 대거 선보이는 자리다. 관람객들은 이를 사전 체험해보는 것은 물론 자신이 즐겨하던 게임 속 캐릭터와 유명 BJ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지스타에는 36개국 691곳의 기업이 참가했다. 지난해보다 8.2% 증가한 3208부스가 차려진 역대 최대 규모.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일이기도 한 개막 첫날 관람객만 5만명가량 올 것으로 주최측은 내다봤다.

경기도 평택에서 전날 도착했다는 대학생 한모씨(24)는 "펄어비스 신작 슈팅게임(FPS)이 제일 관심 간다. 맛보기 영상을 보니 액션(움직임)이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아 빨리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원도 철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온 강모군(18)은 "고3인데 진로를 게임 크리에이터 쪽으로 잡아서 수능 치러 안 가고 지스타에 왔다"고 했다. 그는 "때마침 유튜브, 아프리카TV 관계자들도 와 있어서 궁금한 것도 물어볼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전시장 안 상당수 관람객들은 넷마블과 펄어비스 부스로 몰렸다. 이들 회사의 내년 신작 게임을 해보기 위해서다. 국내 주요 게임사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불참한 가운데 총 300부스를 차린 두 게임사가 지스타 전체 흥행을 이끄는 모양새가 됐다.

펄어비스는 이날 대표작 '검은사막'의 스핀오프 게임 '섀도우 아레나'를 비롯해 '플랜8'·'도깨비'·'붉은사막' 등 신작을 대거 공개했다.

특히 펄어비스의 첫 FPS 장르 '플랜8'이 이목을 끌었다. 올해 지스타 메인스폰서를 맡은 핀란드 게임기업 '슈퍼셀' 개발진들도 펄어비스 부스를 찾아 맛보기 영상을 본 뒤 "엑설런트(훌륭하다)"를 외치는 등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개발의 주역인 민 리 펄어비스 개발 고문은 "플랜8을 우리는 엑소수트 대규모다중사용자접속게임(MMO) 장르라 정의한다"며 "현 시대 슈팅 장르뿐 아니라 차세대 슈팅 장르까지 고민하며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회 형식으로 열린 펄어비스 신작 공개 행사와 달리 넷마블 부스는 10~20대 게임 팬 수백명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A3: 스틸 얼라이브' 등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신작 4종을 미리 해보려는 이들이 넷마블 부스를 찾았다.

'제2의 나라'를 먼저 체험해본 류혜영씨(21·울산)는 "캐릭터가 예쁘고 스토리가 재밌어 정식 출시되면 꼭 해보겠다. 3D로 만들어진 그래픽도 전작들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넷마블은 유명 BJ 최군, 강은비, 감스트 등을 초청해 직접 하는 게임을 넘어 팬들을 위한 '보는 게임'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번 지스타에선 5세대 이동통신(5G)과 게임의 접목도 두드러졌다. LG유플러스는 5G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VR(가상현실) 체험존을 마련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클라우드 게임은 사용자 디바이스(기기)에 다운로드할 필요 없이 서버에 저장돼 있는 게임을 불러와 실시간으로 즐기는 형태를 말한다. 고사양 게임을 지연 없이 작동하기 위해 5G 이상의 통신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철권7', '지포스나우' 등의 5G 기반 게임을 클라우드로 선보였다.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 "증강현실(AR)과 VR에 이어 클라우드 게임까지 새로운 5G 서비스 경험을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가전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지스타에서 '게이밍 모니터'와 5G 스마트폰으로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LG전자는 2개의 화면(듀얼 스크린)이 특징인 'V50S 씽큐' 스마트폰으로 게임 패드와 화면을 나눠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넷마블과 손잡고 V50S로 게임을 시연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검은사막' 개발사인 펄어비스 부스에 49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주사율 120㎐를 지원하는 게이밍모니터 CRG9 등을 배치해 게임 팬들을 사로잡았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고사양 그래픽을 요구하는 게임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지스타엔 6년 만에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방문했다. 그동안 지스타에 주무부처 장관이 참석하지 않아 게임산업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온 터라 업계는 특히 반겼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스타 부스를 이곳저곳 둘러보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박 장관은 "게임은 질병이 아닌 건전한 여가문화"라며 "게임업계가 성장과 도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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