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정책, 본질보다 연극법에 휩쓸려"…美 당국자 신간서 주장

입력 2019-11-20 08:06   수정 2019-11-20 08:17


지난해 9월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해썬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정책에서 본질보다 연극법에 휩쓸렸다고 비판했다. 19일(현지시간) 출간한 <경고>를 통해서다.

저자는 익명으로 낸 <경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3월8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 접견뒤 즉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에 동의한걸 두고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 독트린이 발현된 날’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이 겉으로는 미·북정상회담 수락을 한반도 긴장 완화 가능성을 높이고 비핵화 협상 희망을 만들어내는 흥미진진한 돌파구처럼 묘사했지만 내부적으론 그 것을 “매우 어리석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전임 행정부들이 대북 협상에서 실패해온 상황에서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지 않는한 무기 개발을 위한 시간벌기용으로 협상을 이용해온 북한에 또 다시 속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수락 불과 몇시간 전까지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정상회담은 물론 미·북 관료들 간의 협상도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틸러슨은 미·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선 북한으로부터 중대한 양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케이블 뉴스에 출연한 누군가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평화를 조성함으로써 노벨평화상을 받을지 모른다고 바람을 넣었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흥분시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협상을 성사시키고 싶어했으며 김정은은 이런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외부에선 도대체 어떻게 북한이 핵폭탄을 포기하도록 설득하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을 나타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개인적인 ‘커넥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이어 싱가포르 회담을 “어떤 의미있는 결과도 만들어내지 못한채 실패했다”고 평가하며 “참모들은 ‘케미’가 외교의 대체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받은 것처럼 느꼈다”고 했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며 김정은의 친서를 ‘러브 레터’로 한데 대해선 “내가 공직에 몸담는 동안 백악관 집무실의 성인 남성이 폭력배 같은 독재자에게 마치 흠모하는 10대 팬처럼 이렇게 아양을 떠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저자는 또 지난해 12월말 미 재무부가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북한 인사 3명을 제재한다고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내 친구”라고 지칭하며 격분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젊은 독재자’에게 매료돼 “아버지가 숨졌을 때 25, 26세밖에 안 된 남성 중에 몇이나 이 터프한 장군들을 장악했겠느냐. 그는 보스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김정은을 가리켜 “놀랍다. 그는 고모부를 제거하더니 이 사람을 쓸어버리고 저 사람을 쓸어버린다. 이 녀석은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감탄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의도적 못 본 척하기’가 적성국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기술하는 가장 타당한 방식”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철회하기 직전까지 갔던 사례 등을 예로 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친구들에게는 굴욕감을 주는 것 이상의 일을 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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