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토크쇼 J, 언론사 콘퍼런스, 협찬과 거래 사이

입력 2019-12-07 17:49   수정 2019-12-07 17:50

저널리즘(사진=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 보도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 J>. 이번 주 71회 방송에서는 신문 산업의 기형적 수익 구조를 지탱하는 비밀, 언론사가 개최하는 콘퍼런스의 실태와 기자 중개 사이트의 실체에 대해 짚어본다.

"상품 런칭 후 100일 정도가 경과하였고 별다른 홍보 없이도 가입 기업 회원 만 개, 전체 회원 3만 명에 육박합니다." 지난 11월 15일 <저널리즘 토크쇼 J> 제작진이 찾은 한 일간지 주최 포럼 현장에서는 금융업 관계자의 상품 설명 강연이 한창이었다.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혁신 금융'을 주제로 열린 이 포럼의 강연자로 나선 이들은 대부분 협찬 기업 관계자였다. 최근 이처럼 언론사 주관 포럼이나 콘퍼런스가 늘어나면서 질 낮은 토론형 행사가 범람하고 있다.

A 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언론사 주관 콘퍼런스에 대해 묻자 "한 해 협찬해달라고 연락이 오는 것만 체감상 100만 개다. 너무 많아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비슷비슷한 행사만 난무해 기억에 남는 행사도 없다. 제발 뿌리 뽑혔으면 좋겠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는 지난 1월부터 11월 말까지 10개 일간지 및 9개 경제 매체가 개최한 토론형 행사가 얼마나 되는지 전수 조사한 내용을 공개한다.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19개 매체가 지난 11개월 간 개최한 행사는 193건으로 한 달 평균 약 18건이 열렸다.

문제는 이 같은 행사가 언론의 영향력을 무기로 기업 협찬금 뜯기 수단으로 전락했단 것이다. 행사 규모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메이저 언론사가 개최하는 콘퍼런스의 경우 협찬금의 규모가 억 단위까지 들어간다고 한다. B 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언론사에서 협찬을 요청하는 방식이 부정적인 이슈 등 소위 기업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이용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고 싶고 비판하는 기사를 막기 위해서 더 열심히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처럼 언론사 주관 콘퍼런스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주 수익원인 광고 및 구독료 수입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준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보험을 들어놓기 위해서 일정하게 홍보비를 책정해 놓는데 그 홍보비가 협찬의 비중으로 빠져나가는 방식이 점점 많아졌다. 2009년 당시 종이 신문의 광고 수입이 2조 144억 원, 종이신문 판매 수익이 6000억 원 가량이었는데 2017년에는 약 1조 9400억 원, 종이 신문 판매 수입은 46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기간 종이신문의 전체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수익이 늘어난 비밀은 바로 포럼이나 콘퍼런스 같은 '부가 사업 및 기타 사업 수익'이 늘어난데 있다. 부가 사업 및 기타 사업의 수익은 2009년 4800억 원이었지만, 2017년에는 6700억 원으로 늘어났다. 핵심 사업인 구독료 수입이나 광고 수입이 아니라 기타 사업을 통해서 줄어든 수입을 메워왔던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현재와 같은 신문 산업의 구조가 자본주의 논리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기업이 소비자한테 더 이상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합치거나 아니면 없어져야 하는데 한국은 지금 서울에만 종합 일간지가 아홉 개씩 있다. 이건 전 세계적으로 없는 현상이다. 구조조정이나 아니면 합병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을 안 하고 그냥 있으면서 끝까지 버티려고 하다 보니까 이런 병폐적인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거다."라고 비판했다.

71회 방송에서는 언론이 포럼을 통해 기업의 돈을 어떻게 받아내는지, 협찬 영업의 성과가 기자의 능력으로 평가되는 현실 및 신문 산업을 지탱하는 비정상적인 수익 구조에 대해서 기업 홍보팀 관계자들과 전ㆍ현직 기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아낼 예정이다.

최근 기자와 기사 발행을 원하는 외주사를 직접 중개해준다는 이른바, '기자 중개 사이트'가 등장해 논란이 됐다. 최근까지 700명 이상의 기자가 2억 3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고 홍보하는 해당 사이트의 주장은 사실일까?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새롭게 합류한 KBS이지은 기자가 '기자 중개 사이트'의 실체를 파헤쳤다.

<저널리즘 토크쇼 J> 71회에는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 팟캐스트 진행자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그리고 KBS의 이지은 기자가 출연한다.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이번 주 일요일 밤 9시 40분, KBS 1TV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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