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빈폴 등 토종 브랜드의 '젊은 변신'

입력 2019-12-08 18:17   수정 2019-12-09 03:27

브랜드도 노화를 피할 수 없다. 새로운 소비자들은 더 새로운 브랜드를 찾아 떠난다. 브랜드 매니저들은 노화를 막기 위해, 젊어지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휠라와 리복, 진로이즈백 등은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오래된 브랜드도 젊은이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수 있다.”

46세 코오롱스포츠, 45세 인디안(현 웰메이드), 38세 프로스펙스, 30세 빈폴 등이 변신에 나서고 있다. 때마침 불어온 ‘뉴트로’(새로운 복고) 열풍은 이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줬다. 당장 무언가를 팔지 않아도, 젊은 층이 어디선가 들어본 브랜드가 되기 위해 각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장 문을 열게 하는 게 목표”

코오롱스포츠는 뉴트로 콘셉트의 ‘솟솟’ 매장을 열고 있다. 이달 초 서울 낙원상가에 연 ‘솟솟상회’는 오래된 상점처럼 꾸몄다. 향수를 자극하는 테트리스 게임기와 음료수 자판기 등을 놓고, 1970년대 바람막이 재킷, 1980년대 낚시 조끼 등을 진열했다. 옛 디자인을 재해석한 헤리티지 제품도 전시했다. 앞서 지난 10월 청계산 입구에는 카페와 체험형 공방 등으로 구성한 ‘솟솟618’ 매장을 열었다.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산에 갈 때 아빠가 입는 등산복’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게 목적이다. 두 매장 모두 길 가던 할아버지, 20대 초반의 커플, 30대 직장인 등이 “여긴 뭐하는 데냐”며 매장 문을 열기 시작했다. 새 제품은 아니지만 ‘한정판’을 좋아하는 20대부터 옛 디자인을 좋아하는 5060세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물건을 구입했다.

올해 30년 된 캐주얼 브랜드 빈폴도 변신 중이다. 정구호 디자이너를 고문으로 영입한 뒤 뉴트로 콘셉트의 ‘890311’ 제품 등을 내놓기로 했다. 과거 빈폴을 규정했던 ‘모범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젊은 층이 좋아하는 ‘모험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해 내놓는 게 목표다. 로고와 글씨체도 새로 개발했다.

온라인과 젊은 제품으로 승부를 하는 토종 브랜드도 있다. 올해 45년 된 남성복 인디안은 2013년 ‘웰메이드’로 이름을 바꾸고 올해는 젊은 층을 겨냥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 ‘웰메이드컴’을 출시했다. ‘당신의 전성기를 돌려드립니다’라는 콘셉트의 ‘마이 헤이데이’ 이벤트를 열고 ‘영포티’(젊게 사는 40대)를 겨냥하는 마케팅도 벌였다. 웰메이드가 연매출 4000억원대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젊어지고 싶어 하는 중년층’과 ‘세련되게 입고 싶어 하는 2030’을 모두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젊게 입고 싶은 여심 겨냥

브랜드 노화를 막는 데 참고할 만한 또 하나의 사례는 로엠이다. 28년 된 이 브랜드는 여성스러운 원피스, 블라우스 등을 주로 판매한다. 비슷한 콘셉트의 브랜드가 수백 개 있지만 로엠은 연매출 1000억원대 ‘메가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결은 젊은 소비자의 목소리를 제품에 담고 있다는 점이다. 로엠은 소비자로 구성한 ‘서포터스’로부터 ‘로맨틱’이라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제품 아이디어를 얻는다. 1년에 보통 200가지 원피스를 내놓는데 20만 장이 팔린다. 20대 초반부터 젊게 입고 싶은 3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매장을 찾는다. 로엠 소비자 중 20대가 60%를 차지한다.

젊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디자인과 함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한 것도 포인트다. 면접용 정장세트는 매년 1만 세트 이상 판매되는 스테디셀러다.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원피스들도 ‘면접 보러 갈 때 입기 좋은 원피스’라는 입소문이 났다. 예전 소비자들이 엄마가 되면서 딸을 데리고 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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