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범LG·효성家 자란 '진주 지수면'…재벌 산실된 이유는?

입력 2019-12-16 16:34   수정 2019-12-16 16:35


지난 14일 LG그룹 창업 1.5세대이자 2대 회장인 구자경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구 명예회장의 고향인 경남 진주시 지수면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곳에서는 구 명예회장 뿐만 아니라 범LG가와 삼성, 효성 등 국내 대표 그룹 기업인들이 자랐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에는 LG 고(故) 구인회 창업회장, LS 고 구태회 창업회장, 동업 관계였던 GS 고 허만정 창업회장 등의 생가가 모여있다. 구인회 창업회장의 장남으로 LG(모태 낙희화학·금성사) 초기부터 부친을 도와 1.5세대 경영인으로 분류되는 구자경 명예회장도 이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구씨 일가와 사돈이기도 한 허씨 일가는 허만정 창업회장 때부터 3대에 걸쳐 동업하다 2004년 GS그룹으로 분리됐다. GS그룹 명예회장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아버지 고 허준구 LG그룹 전 부회장 역시 지수면이 본적이다. 범LG가인 LS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 등도 지수면 출신으로, 혈연 관계인 이들 일가 중 지수면이 본적인 기업인은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다.

삼성그룹 고 이병철 창업회장도 지수면을 거쳐갔다. 경남 의령에서 1910년 태어난 이병철 회장은 옆 지역 진주 허씨 가문의 허순구씨와 혼인한 둘째 누나 이분시씨를 따라와 지수면에 있는 누나 집에서 지수보통학교(현 지수초)를 다녔다.

효성그룹 고 조홍제 창업회장(1906년 태생)도 생가는 경남 함안이지만 지수보통학교를 다녔다. 창업회장 세 사람이 모두 비슷한 시기 같은 동네에서 알고 지낸 것이다.

구인회 회장과 이병철 회장은 3살 차이지만 구 회장이 1921년부터 3년여, 이 회장이 1922년부터 6개월여 간 지수초에 다녀 재학 기간이 일부 겹친다. 한 교실에서 수학했다고 한다. 조홍제 회장도 구인회 회장과 어린 시절 친교가 있었고 중앙고보 동창이기도 하다.

지수초에는 '재벌 소나무'가 있다. 구인회 회장과 이병철 회장이 함께 학교를 다닌 동창들과 개교 이듬해인 1922년 이 나무를 심었다고 해서 재벌 소나무라 불린다.

세 창업회장을 비롯해 범LG가 주요 경영인들이 지수초 출신이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모교가 학생 수 감소로 쇠락하자 2002년 종합체육관을 지어 기증하기도 했다. 이 체육관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호를 딴 '상남관'이라 불렸다. 지수초는 2009년 끝내 폐교, 인근 송정초와 통합됐다. 폐교된 학교 터에 재벌 소나무는 그대로 있다.

이같은 역사로 재벌의 산실이라 불리는 이 지역에서는 '남강 솥 바위 전설'이 유명하다. 진주 지수면과 이병철 회장의 생가 의령 정곡면, 조홍제 회장 생가 함안 군북면 모두 20리(약 7.8㎞) 안에 모여있다. 함안과 의령의 경계인 남강에 있는 솥 모양 바위 수면 아래 동남·남·북 방향으로 세 개의 발이 있는데, 이 발들이 가리키는 주변 20리 안에서 큰 부자가 나온다는 전설이다.
같은 지역에 뿌리를 둔 LG가와 삼성, 효성가는 여러 동업·혼맥 관계를 맺었다.

이병철 회장의 매형인 사업가 허순구씨는 나중에 이 회장이 삼성상회 등을 운영할 때 도움을 줬다. 이 회장은 훗날 LG 공동 창업주 허만정의 장남인 허정구 전 삼양통상 회장과 제일제당·제일모직 등을 함께 창업했다. 지수초 동창인 이 회장과 구인회 회장은 나중에 사돈까지 됐다. 구 회장의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이 회장의 차녀 이숙희씨가 1957년 결혼했다.

이 회장과 조홍제 회장은 1948년 이 회장이 무역업을 시작할 때 동업 관계를 맺어 삼성물산을 함께 키웠다. 조 회장이 독립해 1957년 세운 회사가 현 효성의 모체인 효성물산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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