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ㅣ'백두산' 새로운 CG, 익숙한 전개

입력 2019-12-19 11:35   수정 2019-12-19 14:09



북한이 핵무기를 모두 미국에 전달하기로 한 날, 백두산이 폭발했다. 북한은 물론 서울과 대전, 대구까지 건물들이 쓰러질 만큼 강력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 앞으로 3차례의 폭발이 더 있고, 특히 마지막 폭발은 한반도를 날려버릴 강도다. 이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 '백두산'은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해 북한의 핵의 이용해 마그마를 터트려 충격을 최소화 한다는 설정의 영화다. 이미 화산재로 한반도가 휩싸인 재난 상황에서 북한의 핵 무기를 해체하고, 이를 정확한 지점에서 터트리는 미션이 '백두산'을 이끄는 중심축이다.

백두산 폭발로 평양이 초토화 되면서 남과 북의 핫라인이 끊기고, 백두산 인접 지역인 중국에선 국경지대에 군인들을 배치한다. 급격하게 돌아가는 정세에 미국도 합세해 자국민 소환을 명령하는 한편 군부대를 파견했다.

이 상황에서 각각의 캐릭터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얼떨결에 작전 수행팀의 지휘자가 된 특전사 EOD 대위 조인창(하정우), 국가도 없이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스파이로 살아왔던 북한 무력부 일급 자원 리준평(이병헌),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목숨 걸고 백두산 폭발 저지를 위해 행동하는 이유로는 '가족애'를 내세웠다.

조인창은 곧 뱃속에서 나올 꼬물이와 아내 최지영(배수지)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전역 하루 전에 북한으로 가고, 리준평 역시 딸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안위를 포기한다.

민정수석 전유경(전혜진)은 국가를 위해 백두산 폭발을 사력을 다해 막는다. 학자로서 백두산 폭발을 연구하고 경고해왔던 미국 시민권자 지질학자 교수 강봉래(마동석)의 마음을 돌린 것도 전유경의 애국심이었다.

방대한 스케일에 각 캐릭터들의 사연을 녹여내면서 '백두산'은 관객들을 유혹한다. 특히 '신과 함께' 시리즈를 내놓았던 'CG 달인' 제작사 덱스터스튜디오가 모든 기술을 쏟아부은 것으로 보이는 백두산 폭발과 서울 한복판이 갈라지는 지진 장면은 압권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긴다.

소소하게 터지는 유머가 있지만, 구식의 클리셰도 적지 않다. 뻔하게 흘러가는 전개는 마지막까지 반전이 없다. 260억 원의 제작비를 고려해 최대한 안전하게, 흥행 법칙을 인정받은 것들로 '백두산'을 채웠다는게 128분 러닝타임 내내 보여진다.

무엇보다 주인공 하정우가 연기한 조인창이 그의 전작 'PMC:더 벙커'와 지나치게 겹쳐 보인다. 군인이고, 특수부대 팀의 리더이며 출산을 앞둔 아내에게 돌아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재난 상황을 헤쳐나간다는 큰 줄기의 인물 설정 대부분이 동일하다. 다만 하정우는 힘을 빼고, 카리스마 대신 유머를 담아내는 것으로 이전과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폭발을 북한의 핵으로 막는다는 참신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고 또 안전한 전개를 택한 '백두산'이다. 복잡하고, 정치적으로 휘말릴 수 있는 메시지는 빼고 오로지 '볼거리'와 '오락성'으로 승부하기로 마음먹은듯 하다. 연출자인 이해준 감독은 "이 영화는 재난을 맞닥뜨린 사람들이 이를 이겨내고, 바꾸려는 이야기"라며 "그 관점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CG에 대한 평가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과 함께'에서 느낀 놀라움은 '백두산'에서 자부심으로 다가올 법 하다. 12세 이상 관람가.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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