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이라면 뭐든 돕는다"…스타트업 파격 지원하는 佛

입력 2019-12-20 17:11   수정 2019-12-21 01:28


연금개혁 시위로 프랑스 전역이 시끌시끌하던 지난 12일. 파리 13구에 있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캠퍼스인 ‘스타시옹F’를 찾았다. 최근 몇 년 사이 후끈 달아오른 프랑스 스타트업계를 대표하는 곳이다. 억만장자 사업가 그자비에 니엘이 2017년 사재 2억5000만유로를 털어 설립했다.

니엘은 프랑스 3대 이동통신사 일리아드의 창업자로 ‘프랑스 스타트업의 대부’로 불린다. 선배 기업인이 후배 창업가를 키우기 위해 직접 3만4000㎡(1만 평) 규모의 오래된 기차역사를 매입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재탄생시켰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삼성동 코엑스만 한 공간이 온통 스타트업만을 위해 꾸며져 있었다. 총 1000개의 스타트업 외에도 40개의 벤처투자사(VC), 정부 부처 등이 입주해 있다. 또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파트너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페이스북 및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테크 기업과 로레알 및 루이비통그룹(LVMH) 등 프랑스 대기업, 한국의 네이버 부스도 눈에 띄었다.

프랑스에선 민간이 캠퍼스를 세워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물꼬를 트고, 정부는 유망 기업 육성을 범부처 전략으로 삼아 뒤를 지원하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 공공프로그램인 ‘프렌치테크’의 카트 보를롱강 국장은 “프랑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부가 전략적으로 스타트업을 키우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스타트업을 ‘단순 유행하는 젊은이들의 쿨한 라이프스타일’ 정도로 절대 보지 않는다”며 “프랑스가 생존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도전 과제라고 여긴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과 동시에 “프랑스를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들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공기업 지분 매각과 기관투자가 유치 등을 통해 50억유로 규모의 벤처·스타트업 육성 기금을 마련했다.

인재를 모으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수준의 스타트업 비자를 내놓기도 했다. 보를롱강 국장은 “프랑스의 1만5000개 스타트업은 모두 원하는 직원을 국적 및 각종 조건과 상관없이 채용할 수 있다”며 “기업이 원하면 무조건 비자를 내주고 가족도 동반해 프랑스로 데려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35개 부처의 공무원들을 스타시옹F로 파견해 기업들의 복잡한 행정·회계 처리 등을 돕고 있다. 스타트업 중에서도 성장성이 눈에 띄는 기업에 대한 지원은 더 화끈하다. 정부는 유망기업 리스트인 ‘넥스트40’ ‘프렌치테크120’에 포함된 기업에 대해선 아예 ‘합법적인 범위에서 원하는 것 세 가지를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마다 넥스트40에 포함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동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파리=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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