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보는 스타트업엔 VC자금이 오히려 독"

입력 2019-12-23 15:09   수정 2019-12-23 16:44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은 벤처캐피털(VC)만 봐요. 몸집을 불리기 위해선 VC의 도움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금은 VC만 들고 있는 게 아니지요.”

모니크 기기 SU벤처스 창업자(사진)는 지난 12일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이 진행한 데모데이에 참석한 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이라면 VC의 자금을 안 받는 게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투자한 기업을 빠르게 스케일업해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VC의 특성 때문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출신인 그는 오히려 VC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VC로부터 자본을 유치하면 그들의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투자 유치보다 자립할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필요하다면, 은행이나 인내 자본(patient capital) 등 창업가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자본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내 자본은 투자의 불확실성이 높고 회수 기간이 길어도 오래 참을 수 있는 자본을 의미한다.

기기 창업자는 이렇게 창업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미국 싱귤래리티대에서 ‘기업가 정신’ 전공을 통해 가르치고 있다. 싱귤래리티대는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 기업가 피터 디아만디스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후원으로 2008년 실리콘밸리에 세운 창업교육기관이다. 10주짜리 창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싱귤래리티대는 ‘기하급수적(exponential) 영향력’을 가진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의 창업을 돕고 있다. SU벤처스는 이 싱귤래리티대가 만든 벤처캐피털이다.

10주짜리 창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싱귤래리티대는 ‘기하급수적 기술’을 강조한다. 교육, 식량, 금융, 안보, 빈곤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수백만 명에게 폭발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목표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달성이 돼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VC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유니콘 기업이지만, 스타트업은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루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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