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기자의 설] ‘흉작’ 메가박스와 ‘3色’ 신생사…2019 韓 투자배급사 결산⑤

입력 2019-12-25 08:00  


[J기자의 설] ‘왕이 돌아왔다’ CJ ENM…2019 韓 투자배급사 결산① <기사 링크>
[J기자의 설] ‘원 히트 원더’ 롯데…2019 韓 투자배급사 결산② <기사 링크>
[J기자의 설] ‘후유증 오래가네’ NEW…2019 韓 투자배급사 결산③ <기사 링크>
[J기자의 설] ‘존재감 無’ 쇼박스…2019 韓 투자배급사 결산④ <기사 링크>

|5위에서 미끄러진 메가박스
|메리크리스마스 200억 대작 ‘승리호’
|안목이 탁월한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엄복동’ 실패 후 ‘배가본드’ 등 드라마에 집중

[김영재 기자]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이하 뉴)가 ‘킹콩을 들다’로 첫 한국 영화를 배급한 때가 2009년이니 올해로 딱 10년째다. 그간 한국 영화 시장은 CJ ENM, 롯데컬처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이하 롯데), 쇼박스, 뉴까지 총 네 투자배급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4강(强) 구도를 형성해 왔다. 녹록지 않은 그 10년 동안 CJ ENM은 총 7편, 롯데는 총 2편, 쇼박스는 총 5편, 뉴는 총 3편의 자사작이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하지만 지난해 위기가 닥쳤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영화 투자 수익율은 -17.3%, 즉 적자였다. 추석 및 연말 대목에는 대작 총 7편 중 오직 ‘안시성’만이 손익분기점(BEP)을 넘으며 한국 영화계 장르가 순식간 호러가 됐다. 2017년 대비 한국 영화는 관객수가 3.3% 감소했고 점유율은 0.9%p 하락했다. 다만 점유율 50%대만큼은 유지했다.

힘들어도 해는 바뀐다. 무술년이 가고 기해년이 왔다.

2019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이하 메가박스)은 다섯 번 싸워서 다섯 번 졌다. 대작 두 편이 흥행에 낙마한 것이 뼈아팠다. ‘범죄도시’ 감독의 신작은 100만 명 언저리에서 상영이 마감됐다. 여름에는 한글 창제 관련해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메리크리스마스와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그리고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각각 성공 혹은 실패로 충무로 입성을 장식했다. 가장 기세가 좋은 곳은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다. 투자배급작 세 편이 모두 성공했다. 차기작 위용이 주요 투자배급사 못지않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홈런 치려다 출루조차 못 한 메가박스…5위 못 지킬 듯

2014년 8월 씨너스엔터테인먼트에서 메가박스플러스엠으로 이름을 바꾼 메가박스는 최근 5년간 한국 영화 시장에서 9위-6위-7위-5위-5위를 기록해 왔다. ‘범죄도시’(687만 9844명)의 기록적 성공을 비롯해 그간 메가박스는 ‘동주’ ‘날, 보러와요’ ‘박열’ ‘기억의 밤’ ‘너의 결혼식’ ‘리틀 포레스트’ ‘도어락’을 흥행작(배급작·투자배급작)으로 배출해 왔다.

그러나 메가박스는 2019년 단 한 편도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 먼저 설 연휴가 끝나고 개봉한 ‘기묘한 가족’(26만 3598명)이 손익분기점에 약 180만 명 미달됐다. 언뜻 ‘조용한 가족’을 떠올리게 하나, 그때 그 영화에 비해 재기(才器)만 넘치고 깊이는 없는 것이 흠이었다. ‘좀비도 등장하는 사투리 영화’의 탄생이었다. 3월에도 코미디였다. ‘썬키스 패밀리’는 총 417개 스크린에서 시작해 고작 3만 1742명을 동원하고 퇴장했다.

6월에는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의 신작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109만 4404명)이 개봉했다. 관객은 ‘범죄도시’의 액션 혹은 깡패의 정치 성공기를 바라고 극장을 찾았을 터. 그러나 남녀 주인공의 멜로드라마가 워낙 강한 나머지 장르가 섞어찌개가 됐다.

여름을 겨냥한 ‘나랏말싸미’(95만 8775명)는 역사 왜곡 문제로 맥없이 쓰러졌다. 승려 신미(박해일)가 새 문자를 만들었다는 일부 주장을 영화로 옮긴 것이 문제가 됐다. 자막 ‘훈민정음의 다양한 창제설 가운데 하나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했습니다’를 시작에 배치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못된 영화라며 손가락질하기에 바빴다. 물론 다른 문제도 있었다. 세종과 신미의 갈등은 공자와 부처의 대립만 있고 그 명제의 속이 없었다. 세종(송강호)·신미·소헌왕후(전미선)의 존재감이 타 등장인물을 압도하는 것도 문제였다.

그렇지만 개봉을 한 달여 앞두고 생을 마감한 고(故) 전미선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나랏말싸미’는 어떤 계절에도 그를 아련히 추억하게 만들 영화다.

나문희 외에도 김수안까지 반짝반짝 빛난 2019년 마지막 신파 ‘감쪽같은 그녀’(46만 8216명/23일 기준)는 대작의 잇따른 개봉에 아직 누적 관객수 50만 명을 못 넘었다.


▶1勝 2敗 메리크리스마스…대작 ‘승리호’로 이름 확실히 알린다

메리크리스마스는 쇼박스 유정훈 전 대표가 중국 화이브라더스와 손잡고 2018년 설립한 신생 투자배급사다. 지난 10년간 쇼박스는 유정훈 전 대표 체제 아래 ‘조선명탐정’ 시리즈, ‘도둑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관상’ ‘은밀하게 위대하게’ ‘군도: 민란의 시대’ ‘암살’ ‘내부자들’ ‘사도’ ‘검사외전’ ‘터널’ ‘럭키’ ‘택시운전사’ ‘꾼’ ‘암수살인’ 등의 히트작을 선보였다. 이 중 ‘도둑들’ ‘암살’ ‘택시운전사’는 ‘천만 영화’다.

왜 회사명이 메리크리스마스일까.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유정훈 대표는 “‘러브 액츄얼리’를 네 번 이상 봤다”며, “세계 공용어 ‘메리 크리스마스’를 들으면 기분이 행복해지는데 그것이 콘텐츠 비지니스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메리크리스마스의 첫 배급작 ‘내 안의 그놈’(191만 7759명)은 두 남자가 몸이 바뀐다는 뻔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을 약 40만 명 차이로 초과했다. 반면 ‘로망’(8만 1754명)과 ‘양자물리학’(55만 4093명)은 손익분기점을 못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에는 대작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승리호’의 제작비는 약 200억 원으로, 송중기·김태리·유해진(모션 캡처 및 목소리) 등이 출연한다. ‘늑대소년’ 조성희 감독이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후 오랜 심기일전 끝에 내놓는 신작이다.


▶손대는 족족 터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해치지않아’도 흥행할까?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화장품 브랜드 AHC를 매각한 카버코리아 이상록 전 대표가 쇼박스 정현주 전 본부장을 영입해 세운 신생 투자배급사다. 키위미디어그룹과 투자배급을 겸업한 ‘악인전’(336만 4712명)이 성공했고 이어 투자배급을 도맡은 ‘변신’(180만 4112명), ‘블랙머니’(247만 8121명/23일 기준) 역시 성공, 3타수 3안타를 때렸다.

특히 ‘블랙머니’의 흥행은 ‘겨울왕국2’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이는 가운데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위한 영화인대책위 고문이자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이 논란을 무릅쓰고 ‘겨울왕국2’에 상생을 외친 끝에 얻어 낸 결과라 더 뜻깊다.

11월까지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총 관객수 566만 명을 동원했다. 관객 점유율은 5.5%로, 이로써 메가박스를 제치고 한국 영화 시장 점유율 5위가 확정적이다.

또한, 현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파죽지세로 (투자)배급작을 늘리고 있다. 현재 ‘앵커’ ‘새해전야’가 촬영 중에 있고, ‘클로즈 투 유’ ‘도터’ ‘출장수사’ ‘소리도 없이’가 후반 작업 중이며, ‘해치지않아’가 2020년 1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해치지않아’는 동물원 원장으로 부임한 태수(안재홍)와 팔려 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좌충우돌을 그려 낸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이층의 악당’ 손재곤 감독 10년 만의 신작이다.


▶1UBD 남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제작은 안 멈출 것”

반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셀트리온홀딩스의 자회사로, 2017년 드림이앤엠에서 사명을 바꾸며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새로 출범했다―는 투자·제작·배급을 도맡은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17만 2212명)이 손익분기점에 약 380만 명 미달되며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부족한 완성도에 누리꾼들은 단위 ‘UBD(엄복동)’까지 만들어 냈다. 1UBD은 ‘자전차왕 엄복동’의 누적 관객수를 뜻한다.

현재는 드라마 제작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SBS ‘배가본드’(제작비 250억 원), JTBC ‘나의 나라’(제작비 200억 원) 모두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대작이다.

과연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다시 영화업에 뛰어들 수 있을까. 영화·연예 매니지먼트 부문 대표 이범수는 2017년 한 인터뷰에서 다음을 말했다. “첫 영화가 큰 성과를 못 이룬다 해도 제작은 안 멈출 겁니다. 대기업이 우리나라 영화 발전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인재를 양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계 시장을 무대로 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사진출처: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메리크리스마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bnt뉴스 DB), (자료출처: 영화진흥위원회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

◆2019년 한국 투자배급사 결산 기획◆
‘왕이 돌아왔다’ CJ ENM…2019 韓 투자배급사 결산① (12.21.)
‘원 히트 원더’ 롯데…2019 韓 투자배급사 결산② (12.22.)
‘후유증 오래가네’ NEW…2019 韓 투자배급사 결산③ (12.23.)
‘존재감 無’ 쇼박스…2019 韓 투자배급사 결산④ (12.24.)
‘흉작’ 메가박스와 ‘3色’ 신생사…2019 韓 투자배급사 결산⑤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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