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유혹! 자기야~몰디브 가서 모히토 한잔 어때

입력 2019-12-29 15:45   수정 2019-12-29 15:46

지상 낙원이라 불리는 몰디브. 한국인들에게 허니문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몰디브를 다녀온 수많은 지인이 ‘마음속에 강렬히 새겨진 아름다운 섬’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을 때도 우린 동요하지 않았다. 우리가 누구인가? 신혼여행으로 414일간의 세계 여행을 한 여행가이자 세상 다양한 아름다움을 보고 느꼈다고 자부하는 여행 작가다. 몰디브의 섬들이 제아무리 아름답다고 한들 지금껏 만난 여느 아름다운 섬들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얼마나 큰 오산이었는지를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남자 : 삶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다면 파루푸시리조트

테라피스트의 손길이 닿자 피로가 녹아내려


몰디브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북쪽으로 이동해 이푸루공항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보트를 타고 바다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작은 섬으로 이동했다. 최종 도착한 곳은 작은 섬에 있는 파루푸시리조트다.

“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삶의 고단함을 잊고 이곳에서 천상의 시간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미소와 함께 건넨 직원들의 말에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하얀 섬 위로 발을 내딛자 하늘 위로 뻗어 있는 야자수에서 형형색색의 깃털로 치장된 새들이 날아오른다. 모래를 감싸 안은 작은 파도 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지자 고요한 섬에 평온함이 내려앉는다. 나의 시간들을 어지럽혔던 인간 세상의 소리들은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자연의 소리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래, 이것이 바로 내가 꿈꾸던 천국의 모습! 이곳까지 오기 위해 지나쳤던 24시간이 전혀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천국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심신에 지쳐 있던 나의 모습을 알아차린 걸까? 제일 먼저 직원이 안내한 곳은 몸을 노곤하게 잠재워주는 스파였다. 스파를 받으면서 맡을 향기와 들을 음악들을 직접 고를 수 있는 배려가 세심하게 느껴졌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모든 것이 나만을 위한 시간들로 채워지는 기분. 세속의 때에 찌든 옷을 갈아입고 스파를 받기 위해 들어선 곳은 작은 숲속의 오두막이었다. 그 모양새가 마치 포근한 어미새 품에 안겨 있는 작은 알과도 같았다. 이곳에서 스파를 받은 뒤 새로운 몸으로 태어나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듯했다. 이내 솜털처럼 부드러운 테라피스트의 손길이 닿자 온몸의 피로가 조용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파루푸시리조트는 자연 그대로의 섬 모습을 유지하면서 지어졌다. 앙증맞은 작은 섬의 모습 그대로 지어져 철저히 고립돼 있다. 아름다운 고립, 현실의 구속에서 벗어나 완전한 자유로움을 선사해 준다. 마치 신에게 잠시 이 섬에 머무를 수 있게 허락받은 듯한 느낌이다. 그만큼 인간 세상보다는 신의 세상에 존재할 것 같은 섬. 학교 운동장처럼 작은 섬의 끝에 이르자 푸른 바다가 펼쳐졌고, 그 바다 위에 떠 있는 수상 방갈로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바다 위로 가로지르는 길을 지나 만난 나의 안식처는 섬보다 바다와 가까운 곳이다.

보랏빛 세상으로 바뀌는 적도의 노을

“이 섬에서 지내는 동안 모든 서비스가 포함돼 있습니다. 방 안의 모든 음료와 스낵은 물론이고, 섬에 있는 세 종류의 레스토랑에서도 세 코스 요리가 끼니마다 제공됩니다. 미니바에서 마신 음료와 스낵은 체크를 해주세요. 저희가 다시 채워드리겠습니다.”

직원의 설명을 듣고 냉장고를 열어보았다. 테이블에 올려진 웰컴 와인을 포함해 와인 종류만 다섯 가지. 다양한 맥주와 음료수가 미니바에 가득 채워져 있다. 찬기 가득한 맥주 한 캔을 꺼내 단숨에 들이켰다. 목젖을 타고 흐르는 청량감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 일러준다. 발코니로 이어진 창문을 열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몸 전체를 적신다. 그동안 머릿속을 가득 메웠던 풀리지 않던 고민거리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느낌이다.

파랗던 하늘이 어느새 붉은빛으로 물들고 있다. 붉은빛과 푸른빛이 교차하더니 이내 보랏빛 세상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적도의 노을은 지금껏 본 이 세상 노을이 아니었다. 마치 작은 행성이 폭발하듯이 다양한 빛과 현란한 몸짓으로 채워진 하늘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색을 뒤섞어 놓은 듯한 비현실적인 그림이다. 지구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인지, 우주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발코니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두워진 바닷속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가 본다. 한낮의 열기에 적잖이 데워진 바닷물이 나를 맞이한다. 수영복을 벗어 던지고 자연의 모습으로 바다에 몸을 던졌다. 파도의 물결에 몸을 맡긴 채 하늘을 바라보며 몸을 뉘었다. 완벽한 자유. 일말의 부끄러움은 거대한 바다가 품어줬다. 어둠으로 변해가는 바다가 두렵지 않다.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나를 기다리는 안식처가 있는데 무엇이 두려우리! 그렇게 천국에서의 하루가 조용히 저물어간다. 내일도 오늘과 같은 하루일 것이다. 이곳에 머물러 있는 동안 나의 천국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하늘이 보랏빛으로 물들면 돌고래 만나기 딱
버틀러 서비스에 풀장서 일출 보며 아침식사…맘껏 즐겨라, 여기는 몰디브니까



그 여자 : 특별한 경험을 원하면 더 레지던스 리조트

개인 풀장에서 즐기는 아침 식사


일상에서 무심코 내뱉는 말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재미없어!’일 것이다. 삶 속에서 재미를 찾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그만큼 익숙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재미’라는 단어는 새로운 경험에서 만들어지니까. 사는 재미를 잃은 그대에게, 몰디브의 더 레지던스 리조트가 그 무료함을 잊게 해줄 수 있으리라.

하루가 시작되기에는 이른 시간, 창가로 들어오는 몰디브의 달콤한 햇살에 살며시 눈이 떠졌다. 잠을 깨기 위해 바다와 마주선 발코니로 나서 본다. 그리곤 천천히 밤 공기의 여운이 남아있는 바다로 걸어 내려갔다. 자연이 주는 선물일까? 새벽의 푸르름이 걷히고 붉은 아침의 기운이 바다를 물들여 간다. 바닷물 속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일출이라니…. 감동스러운 순간이다.

아침 바다가 주는 여운을 내려놓고 개인 풀로 돌아왔을 때, ‘딩동~’ 하는 차임벨이 울렸다.

“안녕하세요? 당신의 개인 버틀러 사빔입니다. 필요한 모든 것을 도와드릴 테니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오늘의 아침 식사는 ‘플로팅 브렉퍼스트’예요. 풀장에서 일출을 바라보면서 여유롭게 아침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아침 햇살이 머문 개인 풀장에 아침 식사가 차려졌다.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아침 식사! 시원한 풀장 속에서 아침을 먹는다니, 이것 참 새로운 경험이다.

거대한 테마파크를 연상시키는 더 레지던스 리조트는 기존의 ‘더 레지던스 팔루마푸시’에 새로운 ‘더 레지던스 디구라’가 더해지면서 규모와 재미가 두 배가 됐다. 게다가 ‘더 레지던스 팔루마푸시’와 ‘더 레지던스 디구라’를 잇는 1㎞에 달하는 다리를 건널 때는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착각마저 들 지경이다. 이렇게 두 섬에 걸쳐진 시설이 워낙 넓고 다양하다 보니 두 개의 섬에서 보내는 하루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아이들을 위한 키즈 클럽,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스파, 42m의 길이가 넘는 호라이즌 인피니티 풀 등에서 한가로운 오전 시간을 보내고, 가까운 섬으로 피크닉을 나섰다.

리조트의 본섬에서 가까운 곳에 홀로 서 있는 작은 섬. 하얀 모래로 이뤄진 섬은 영화 속 모습처럼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돌고래와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도 가능

이제 바닷속으로 모험을 떠날 시간이다.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들고 바다로 들어가자 온갖 종류의 물고기들이 날 반겨준다. 니모를 닮은 주황빛 물고기, 검은 줄무늬가 수놓아진 노란 물고기, 커다란 눈을 껌뻑이며 나를 바라보는 검은 물고기, 떼를 지어 산호초를 누비고 다니던 파란 물고기들까지 각양각색의 열대어들이 만들어 내는 수중 세계의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머물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바닷속 세상에서 그들과 함께 남은 삶을 보내고 싶어진다.

바닷속 생물들과 함께 어우러져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오후가 저물어버렸다. 평화로운 섬에 적도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서자 선착장에 정박해 있던 배가 출항 준비를 서두른다. 하루가 저무는 시간에 어디로 떠나는 걸까?

“석양이 질 무렵이 되면 돌고래들이 무리를 지어 나타나요. 우리는 돌고래 무리를 찾아 나설 겁니다. 저희와 함께 돌고래 탐험을 떠나지 않으실래요?” 이보다 더 짜릿한 모험이 어디 있을까? 선장이 건넨 손을 잡고 배에 오르자 배는 적도의 태양을 향해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갑판 위에 오르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열대의 더위를 앗아간다. 코발트빛의 인도양을 부드럽게 헤치면서 나아가는 세일링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돌고래를 만나지 못할지라도 실망하지 않을 것 같은 기분 좋은 모험.

그때였다. “돌고래다!” 한 선원의 외침에 배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돌고래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 일들이 일어났다. 한 마리, 두 마리…. 무려 여섯 마리가 함께 무리 지어서 배를 향해 다가오는 게 아닌가? 마치 우리와 함께 수영을 하고 싶다는 듯 배의 속도에 맞추어서 헤엄을 치고 있다. 손을 뻗으면 돌고래 무리를 쓰다듬을 수도 있을 것 같은 거리다. 선원 중 한 명은 돌고래들과 소통하고 싶은 듯 연신 돌고래 소리를 흉내내고 있다. 일행들도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돌고래 무리를 따라 바다로 뛰어들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일 지경이다. 한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시간을 보냈던 돌고래들이 다시금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멀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한 마리의 돌고래가 수면 위로 점프를 했다. 인도양의 석양을 등진 돌고래의 우아한 몸짓이 공중에 머물렀던 1~2초의 시간이 선명한 아름다움으로 가슴속에 새겨졌다.

방금 전 본 이 믿을 수 없는 경험을 되뇌는 동안 세상이 점점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누군가 건넨 모히토 한 잔에 목을 축였다. 너무나 즐거웠던 하루의 엔딩에 어울리는 하늘빛. 즐거운 모험의 세계를 선사해준 몰디브의 더 레지던스의 하루가 저물어간다.

몰디브=글·사진 오재철/정민아 여행작가 nixboy99@daum.net

여행 메모

몰디브는 아시아 남부 인도양 중북부에 있으며, 1000여 개가 넘는 섬들로 이뤄져 있다. 정식 명칭은 몰디브공화국(Republic of Maldives). 파루푸시리조트는 2019년 1월에 문을 열었다. 라 아톨(Raa Atol)에 있으며, 몰디브 국내선으로 35분 이동 후 다시 스피드보트로 갈아타고 약 25분이 걸린다. 더 레지던스 리조트는 2019년 6월에 문을 열었다. 가푸 알리푸 아톨(Gaafu Alifu Atol)에 있으며, 국내선으로 50분 이동 후 스피드보트로 7분이 소요된다. 몰디브의 시차는 한국보다 4시간 늦다.

취재 협조 : 로프탑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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