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콘텐츠 혁신…전통과 대중성 모두 잡겠다"

입력 2019-12-30 17:35   수정 2019-12-31 02:40


2014년 충무아트센터가 제작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국내 공연사에 의미 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극장이 자체 기획 시스템을 통해 대극장 규모의 창작 뮤지컬을 성공적으로 올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 중심엔 작품을 기획한 김희철 충무아트센터 본부장이 있었다. 그는 2017년 세종문화회관 공연예술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시도를 했다. 세종문화회관 창립 41년 만에 처음으로 9개 산하 예술단이 함께 꾸미는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을 김성규 사장과 함께 기획했다.

지난 8월 정동극장(사진) 대표로 취임한 그는 이번엔 정동극장의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정동극장은 판소리, 창극 등 전통 공연을 선보이는 공공극장이다. 김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를 하고 “1년 내내 똑같은 공연을 하는 상설공연은 올해로 끝을 내고 레퍼토리를 발굴해 정기공연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며 “2021년부턴 전통 공연이 아니라 일반 뮤지컬과 연극도 제작해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동극장은 주로 외국 관광객 대상 공연을 해왔기 때문에 일반 관객에겐 뚜렷한 존재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전통이란 가치를 존중하되 특정 장르에 치중하지 않고 다양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뮤지컬계에서 입지가 탄탄하지만 뮤지컬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기획해 왔다. “뮤지컬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해온 건 맞지만 큰 틀에서 보면 극장 경영의 일환이었습니다. 충무아트센터에서 프랑켄슈타인을 올린 것도 극장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중적 장르인 뮤지컬을 활용했던 것이죠. 정동극장에서도 극장의 성격에 맞는 공연을 구성하는 데 주력할 겁니다.”

취임과 동시에 그가 가장 먼저 한 일도 내년에 개관 25주년을 맞는 정동극장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것이었다. “정동극장의 설립 목적은 ‘공연 예술진흥’과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 두 가지입니다. 지금까지는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방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외국 관광객을 위한 전통 상설극장이 정체성이었죠. 이 또한 의미가 있지만 관객 수요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며 공연 예술진흥에 앞장서는 공공극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설공연 폐지와 일반공연 확장은 정동극장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첫걸음이다. 20여 년간 이끌어온 상설공연은 지난 28일 ‘궁: 장녹수전’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상설공연은 극장과 예술단원 개인의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콘텐츠를 올릴 기회를 가져야 역량도 커집니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꾸준히 개발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는 전통 공연의 성격을 가진 레퍼토리 작품들을 정기 공연으로 배치한 후 그 사이에 일반 뮤지컬과 연극, 무용, 콘서트 등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일반 뮤지컬과 연극 작품 개발을 의뢰해 놨다”며 “더 많은 시민을 위한 공익적 성격의 콘텐츠를 많이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확대를 위해 민간 제작사와 협업도 한다. 내년 5~7월 제작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의 뮤지컬 ‘아랑가’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6년 초연된 이 작품은 뮤지컬과 판소리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외부의 우수한 콘텐츠가 정동극장에 들어오는 기회를 제공하고 투자도 함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동극장의 인프라 확충도 추진한다. “극장 좌석이 320석에 불과하고 시설도 많이 낡았습니다. 정동극장이 공공극장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재건축을 통해 규모를 확장해야 합니다.” 예술단의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다. “우리 예술단만의 정체성과 색깔을 가져야 합니다. 단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중장기 방안을 마련하고 정동극장의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적극 돕겠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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