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1만명 고용' 벤처기업, 스케일업 정책이 필요하다

입력 2019-12-31 17:10   수정 2020-01-01 00:07

3만6000여 국내 벤처기업의 매출(2018년)이 총 192조원으로 재계 2위인 SK그룹을 앞질렀다는 소식이다. 벤처기업 종사자도 71만5000명으로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 고용인원 합계(66만8000명)보다 5만 명가량 많아졌다.

벤처기업의 높아지는 위상은 성장 동력이 말라가는 경제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벤처기업의 42.6%가 4차 산업혁명 관련 제품·서비스를 취급하는 데서 보듯이 이들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이끌 ‘또 하나의 심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벤처기업은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다. 5개이던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이 11개로 증가했다.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은 587개(2018년 말)로 1년 전보다 15곳 늘었다.

이런 통계가 기대감을 높여주지만 한국 벤처기업들이 여전히 열악한 투자환경에서 악전고투 중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유니콘기업에 투자된 6조2000억원(2019년 7월 말 기준) 중 국내 자금은 3000억원으로 5%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의 ‘스타트업 생태계 가치’도 50억달러로 세계 주요 도시 중 최하위권이다. 실리콘밸리(3120억달러) 베이징(1420억달러) 도쿄(140억달러)는 물론이고, 텔아비브(이스라엘·300억달러)와 벵갈루루(인도·240억달러)에도 한참 뒤진다. 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 역시 27%로 OECD 회원국 평균 41%보다 크게 낮다.

정부는 “작년 신규 벤처투자액이 처음 4조원에 달했다”며 ‘제2의 벤처붐’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건당 투자액이 160만달러로 미국과 중국의 10% 안팎에 그친다. ‘찔끔 지원’한 뒤 자금회수를 서두르며 실적 부풀리기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선진국에선 잠재력 큰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해 ‘스타 기업’으로 키워내는 ‘스케일업 전략’이 활발하다. 아이를 낳는 것 못지않게 잘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새해는 벤처 생태계를 제대로 스케일업시키는 데 정책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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