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앉겠다는 윤종원 기업은행장…"난 함량미달 낙하산 아니다"[종합]

입력 2020-01-03 09:54   수정 2020-01-03 09:55


"함량미달 낙하산이라고 하시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3일 취임 의사를 드러냈다.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도 26대 기업은행장으로 향후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윤 행장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사에 출근하려 했지만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막혀 20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었던 '26대 기업은행장 취임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윤 행장의 첫 출근길은 아수라장이었다. 노조는 바리케이트를 치고 인간띠를 만들어 윤 행장의 출근을 몸으로 막아섰고 50여 명의 취재진이 몰리며 발 디딜틈이 없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이 전면에서 윤 행장을 막았다. 허 위원장은 "10만 금융노동자, 1만 기업은행 노동자를 대표해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에 반대한다"면서 "자진사퇴하고 야인으로 돌아가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행장은 "우려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함량미달 낙하산이라고 하시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 기업은행을 탄탄하게 만들겠다"면서 "기업은행 가족들의 일터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행장의 발언이 이어지자 노조 측은 "협상 또는 해명을 듣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며 반발했고, 윤 행장은 침묵을 지키며 발걸음을 돌렸다.

기업은행은 지난 2일 "윤 전 수석이 제26대 중소기업은행장으로 3일 취임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 행장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본연의 역할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신임 윤 행장은 서울 인창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27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등을 거쳐 지난해 6월부터는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일했다. 그는 금융업계를 관리·감독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 동창이자 행정고시 동기다.

기업은행은 2010년 조준희 행장을 시작으로 3차례 연속 내부 출신 최고 경영자를 배출했다. 최근 10년간 은행 실적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문 정부가 관료 출신 외부 인사를 행장으로 임명하면서 당분간 진통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기업은행 노조는 대통령의 기업은행장 임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때도 없던 관치금융을 되살렸다"고 비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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