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기지 미사일 공격…'중동 화약고' 불붙었다

입력 2020-01-08 17:32   수정 2020-04-08 00:01


이란이 8일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두 곳에 탄도미사일 22기를 발사했다.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폭살한 데 대한 보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했지만 즉각적인 반격 지시는 내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대국민 성명에서 강경 대응을 밝히면 두 나라 간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CNN,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는 이날 두 차례에 걸쳐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에르빌기지 등에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 언론은 공격 뒤 사상자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번 작전을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명명하며 솔레이마니 사망에 대한 보복 공격임을 분명히 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우리는 미국의 뺨을 한 대 때렸을 뿐”이라며 “적(미국)에 맞서 이런 수준의 군사 행동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혁명수비대도 강력한 보복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확인한 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을 백악관으로 불러 긴급 안보회의를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해 상황을 파악한 뒤 대응책을 마련해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는 “지금까지는 괜찮다”며 확전을 자제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이란이 군사행동에 나서면서 이날 아시아 주요국 주가는 대부분 내림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1.11% 하락했고,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1.57% 내렸다. 미국 다우지수선물은 한때 5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금, 달러, 엔화 등 안전자산의 가치는 오름세를 보였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예상 밖 '유화책' 들고나온 트럼프…美·이란, 최악은 피했다

이란, 이라크 내 美軍기지 2곳에 미사일 22기 공격



이란이 8일 새벽 감행한 미군 기지 공격은 그간 공언한 대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폭살에 대한 보복전이었다. IRGC는 이날 이란 국영TV를 통해 “지난 3일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된 시각인 오전 1시30분께에 맞춰 미군을 공격했다”며 “이번 공격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장례식 직후 공격에 나섰으며, 이번 작전의 이름도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명명했다.

이란은 두 차례에 걸쳐 이라크의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라크 군당국은 발사된 미사일을 22기로 파악했다. 알아사드 기지에 도달한 미사일은 17기, 에르빌 기지에 날아든 것은 다섯 기였다. 알아사드 기지에 떨어진 미사일 중 두 기는 불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IRGC는 “우리의 강력한 보복은 계속될 것이며 미군은 추가 희생을 막으려면 이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했다. 또 “미국의 동맹국은 미국의 보복 공격에 가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보복 직후 사이드 잘릴리 전 이란 핵협상 수석대표는 트위터에 아무런 언급도 없이 이란 국기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제거 직후 트위터에 성조기를 올린 것을 본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대응을 했음을 드러냈다. 이란이 공격 목표로 삼은 곳이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을 상대해온 알아사드 기지와 쿠르드족과 가까운 에르빌 기지였다는 점에서 이란이 미국의 ‘약한 고리’를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의 공격에도 미군과 연합군에서 사상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미군은 미사일을 미리 추적해 기지 내 병력에 이미 대피 조치를 내린 상태였다”며 “미군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군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사망하거나 다친 이라크군은 없다”고 발표했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도 피해 군인이 없다고 전했다. 반면 이란은 미군 80여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을 받은 직후 긴급 안보회의를 열었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국가안보팀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요원과 파트너, 동맹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즉각적인 반격에 나서지 않았다. 한때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미군 폭격기가 이란 쪽으로 출격했다는 뉴스가 나왔지만 오보로 드러났다. 미국이 반격할 경우 이란이 이스라엘과 UAE 등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 등을 면밀히 따져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같은 날 트위터에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대해 유엔헌장 51조에 따라 자위적 조치를 비례적으로 실행·종결했다”며 “이란은 전쟁이 번지는 것을 원치 않으나 무력 도발에는 대응할 것”이라고 썼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일회성에 그칠지, 전면전으로 번질지는 예상하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CNN은 “이란의 이번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이 단발성에 그칠지 아닐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이란도 일단 공격 후 상황을 가늠해 추가 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도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파비앙 힌츠 제임스마틴비확산센터(CNS) 연구원은 “이란이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매우 심각한 공격으로, 카투사 로켓 몇 개 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라며 “이란이 단순히 상징적 의미를 주기 위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정락/선한결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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