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 더 강해진 '해치지않아' 강소라

입력 2020-01-16 09:14   수정 2020-01-16 09:21




"당이 떨어져서 조금 먹으면서 하겠습니다."

배우 강소라가 유쾌한 웃음을 보인 후 인터뷰 테이블에 앉으며 양해를 구했다. 영화 '해치지 않아' 홍보를 위해 인터뷰 외에도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라디오 프로그램까지 종횡무진 중인 강소라는 마지막 인터뷰 타임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인상을 남겼다. 똑부러지고 솔직한 화법은 2011년 '써니'부터 지금까지 달라지지 않았지만 올해로 연기자 데뷔 10년차를 맞이한 만큼 이전보다 여유로워진 표정으로 보다 깊이 있는 내면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영화 '해치지 않아'는 위기의 동물원 동산파크를 살리기 위해 직원들이 동물로 위장근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강소라는 어릴 적 동산파크에서 만난 북극곰 '까만코'에게 반해 수의사까지 된 소원 역을 맡았다.

강소라가 연기하는 소원은 까만코와 살아가는 것이 곧 자신의 행복이라 여긴 동산파크의 터줏대감이다. 동물 분장을 가장 반대하지만 동산파크를 살리기 위해 사자탈을 뒤집어쓰는 캐릭터다.

강소라는 데뷔작 '써니'를 비롯해 tvN '미생' 등을 통해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성캐릭터를 소화하며 걸크러시 매력을 뽐냈다. '해치지 않아'에서도 까칠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수의사의 모습으로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강소라는 로맨스보단 캐릭터 그 자체에 집중할 때 더욱 돋보인다. '해치지 않아'에서도 마찬가지다. 극중 러브라인이 등장하긴 하지만 소원은 빗겨있다. 소원의 애정 대상은 오직 까만코 뿐이다.

"전 그래서 더 좋았어요. 극중에서도 실제로도 친구 관계가 돼서 좋더라고요. 러브라인이 2개나 나오면 균형이 깨졌을 거 같아요. 로맨스를 일부러 피하는 건 아니에요. 지금까지 주체적이고, 전문직 캐릭터를 주로 맡다 보니 저를 보며 '로맨스가 잘 연상이 안된다'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런 분들께는 작품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렇다고 강소라가 혼자만 연기하는 사람은 아니다. 강소라는 제작보고회를 비롯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대역으로 등장한 배우 안재홍에 대한 팬심을 드러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안재홍 씨와는 어떤 형태로든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저도 연예인이지만 재밌는 작품이나 평소에 보지 못하는 연예인을 만나면 신기하고, 좋고 그래요. '해치지 않아' 시네마 콘서트를 했는데 사회를 본 박지선 씨를 처음 만났어요. 너무 좋아서 번호도 따고, 다음에 따로 만나기로 했어요."

안재홍 등 동료 배우 뿐 아니라 실제로도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해치지 않아'에 이끌림을 느낀 포인트였다. 강소라 본인의 얼굴보다 사자탈을 쓴 모습이 더 많이 등장하지만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있겠냐"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보였다.

"촬영하고 나서 '동물권'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그 자체만으로 큰 걸 얻은 거 같아요. '동물권'이라는 단어 자체도 어색했는데, 이젠 많이 익숙해졌고요."

극중 몇 안되는 실제 동물 중 하나인 까만코는 진짜 동물이 아닌 CG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강소라는 까만코와 마주하는 연기를 할 땐 모션 배우를 보고 해야만 했다. 사자탈을 뒤집어 쓰는 연기만큼이나 강소라에겐 생소했을 작업이지만 "영화 스케일이 점점 커지면서 배우가 상상하는 부분이 커지는 것 같다"며 "모션 연기를 해주시는 분이 세밀하게 연기를 해줘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상대 배우에게 공을 돌렸다.
극중 소원은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는 것처럼 강소라도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다. 많은 부분이 소원과 일치하지만, 취미 생활은 달랐다. 강소라는 "용이 나오는 무협,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이 취미"라며 "울창한 산에 대한 로망이 있어 직접 중국에 가 보려고 중국어도 공부하고 있다"고 말해 의외의 면을 보여줬다.

"최근엔 게임 소설 단행본을 구매했어요. 게임은 한번하면 큰 일 날 거 같아서 시작도 못하고 있어요. 예전에 리니지 이런 게임이 유행할 때 친구가 하는 걸 몇 번 봤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그거 이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니야' 하면서 친구 어깨를 흔들고 있더라고요. 전 정말 큰 일 날거 같아요. 무협 소설을 워낙 좋아해서 훗날 이런 장르의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그 시대와 의상, 감정이 주는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더라고요."


'해치지 않아'를 하기 전까지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던 강소라였다. '써니'로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후 정신없이 달려왔던 강소라는 자신에게 주는 휴식을 통해 더욱 단단한 내면을 갖게 됐다. "마르는 게 최고 목적이었다"는 다이어트나,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연기 고민을 걷어내고 더욱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30대를 맞이하게 된 것.

이제는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크든 작든 참여하고 싶다"면서 "앞으로 인간 강소라와 연예인 강소라의 균형을 잘 맞춰 오래 이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쉬면서 뭘 하지 않았어요. 전에는 배우는 것도 많았어요. '취미 부자'라고 할 정도로 6, 7가지를 동시에 배웠는데 그러다 보니 하나도 집중을 못 하더라고요. 저에게 집중할 시간이 많아지면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무엇에 집중할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됐고, 저의 고민도 하나하나 꺼내 도마 위에 올려 놓고 해부하며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것들도 알게 됐고요. 이젠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해보려고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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