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의 생생헬스] 커피 하루 안 마셨더니 쉽게 흥분하고 불면증상…혹시 카페인 중독?

입력 2020-01-17 10:19   수정 2020-01-18 00:47


새해가 되면 나쁜 습관을 바꾸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우거나 다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러 비용을 들여 헬스장 회원권이나 외국어 학원 수강권을 끊어 동기부여를 하기도 한다. 주변 사람에게 ‘올해는 술을 끊겠다’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나쁜 중독 습관을 고치기 위해 소문을 내는 사람도 늘어난다. 이들이 놓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카페인 중독이다. 매일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지만 마시지 않을 때 금단 증상을 호소한다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초콜릿, 콜라 등을 많이 먹는 아이들도 카페인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카페인 중독과 증상 등에 대해 알아봤다.

스스로 멈출 수 없다면 습관 아닌 중독

습관은 의식적으로 생각이나 노력하지 않고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으로 뉴스나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 집중할 때 혀를 앞으로 내미는 것 등은 습관이다. 자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면서 새벽까지 오랜 시간을 보낸다든지, 스트레스받으면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폭식을 하는 것처럼 좋지 않은 습관도 있다.

습관과 중독은 반복적인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습관은 행동을 멈추려고 했을 때 스스로 멈추는 것이 가능하다. 중독은 반복적인 행동 때문에 뇌 신경회로가 바뀐 상태이기 때문에 조절할 수 없다. 반복적인 행동 때문에 부정적 결과가 생긴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의지로 멈추기 어렵다. 반복 행동을 줄이거나 멈추려고 했을 때 금단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습관은 뇌의 자동화 작업 때문에 만들어진다.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본능 때문에 습관이 생긴다. 다만 뇌가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구분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정조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습관은 어떤 것이 나쁜 습관인지 계속 생각하고 의식하면서 멈추거나 바꾸려고 하면 그럴 수 있다”며 “중독은 많은 뇌 영역의 효율성이 감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의지만으로 멈추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중독이 된 상황에서도 단순한 습관이라고 상태를 부정하거나 스트레스만 받지 않으면 언제든 멈출 수 있다고 합리화한다”며 “건강한 뇌를 위해 습관으로 위장한 중독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했다.

하루 카페인 500㎎ 섭취하면 중독 위험

특정한 물질이나 행동에 중독되면 뇌 신경회로가 바뀐다. 중독된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도움을 받아 고쳐야 한다. 중독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술 담배 게임 도박 등을 떠올린다. 중독 증상으로 일상생활에까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들이다.

매일 마시는 커피도 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카페인에 중독되면 카페인 섭취를 줄였을 때 피로감이 심해지고 두통, 불면증, 역류성 식도염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점점 더 많은 카페인을 필요로 하는 것도 흔한 중독 증상이다. 권길영 노원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카페인을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면 심장박동, 맥박, 혈압이 증가하고 불안감 초조함 등을 호소할 위험이 있다”며 “소화불량, 위산분비, 복통 등이 생기거나 심해지고, 빈뇨, 과민성 방광, 이명, 손발저림 같은 감각장애 증상도 호소한다”고 했다.

성인 카페인 하루 섭취 기준량은 400㎎이다. 소아·청소년은 체중 ㎞당 2.5㎎ 이하만 섭취해야 한다. 하루에 카페인을 500㎎ 이상 섭취하면 카페인 중독 증상이 생기거나 금단 현상을 호소할 위험이 크다.

주말 피곤 증상, 카페인 원인일 수도

카페인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피로 회복, 각성, 기분 환기, 졸음 방지, 학습 효과 상승 등이다. 카페인은 커피나무, 코코아, 구아바 등에 든 알카로이드 성분이다. 뇌 중추 신경을 자극해 기분을 좋게 하거나 인지 능력과 운동 수행능력을 높여준다. 카페인은 졸음을 일으키는 아데노신 작용을 억제한다. 각성 효과를 내는 이유다. 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암기력을 높여주기도 한다.

정상 성인의 카페인 체내 반감기는 3시간 정도다. 10시간까지 지속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모두 일시적 현상이다. 카페인 의존도가 높을수록 더 자주 많은 양의 카페인을 찾게 된다. 카페인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미국정신의학회는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250㎎(2~3잔) 이상이면서 특정한 증상이 있으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안절부절못하고 신경질적이거나 예민한 증상, 흥분, 불면, 얼굴홍조 등이다.

평일에는 괜찮다가 주말이 되면 피로감이 몰려온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카페인 금단 증상 때문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매일 1~2잔을 꾸준히 마신 사람에게도 카페인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금단 증상은 카페인 섭취를 중지한 지 12~24시간 안에 나타난다. 1~2일 안에 심해지다가 1주일 안에 호전된다.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피로, 산만함, 구역질, 졸음, 근육통, 우울감, 예민한 증상 등도 호소한다.

콜라 초콜릿 많이 먹는 아이들도 위험

콜라, 코코아, 초콜릿 등을 많이 먹는 아이들도 카페인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카페인은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 들 때 분비하는 물질이다. 카페인에 학습된 뇌는 계속 카페인을 찾게 된다. 제어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더 위험하다.

커피, 녹차, 홍차 등 카페인이 든 음료 외에 초콜릿, 아이스크림, 과자, 청량음료, 커피우유 등에도 카페인이 들었다. 커피믹스 한 봉지(12g)에 든 카페인은 69㎎이다. 커피우유(200mL)는 47㎎, 캔콜라(250mL) 23㎎, 코코아 4㎎, 초콜릿 한 개(30g) 16㎎의 카페인이 들었다. 커피맛 아이스크림(150mL)에도 29㎎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권길영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어른보다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몸 안에 카페인이 오래 남아 두통, 불안, 신경과민 등이 생기는 등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카페인이 다른 음식에 든 칼슘과 철분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 빈혈을 일으키고 성장 발달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했다. 아이들은 100㎎, 청소년은 200㎎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심각한 두통, 우울증 등 초기 중독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

권 교수는 “카페인 중독과 금단현상에서 벗어나려면 1~2주에 걸쳐 서서히 섭취량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줄이는 과정에서 디카페인 음료와 혼용해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내려 마시는 커피는 가능한 한 짧은 시간에, 티백도 짧게 우려내는 것이 좋다”며 “금연을 위해 주변인에게 금연 의지를 밝히는 것처럼 카페인 섭취도 주변에 알려 적절한 감시와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티타임 대신 운동이나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권길영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정조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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