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PEF의 밸류업 사례탐구] 17. 아웃백스테이크 고급화 전략으로 4년 만에 EBITDA 2.6배로 키운 스카이레이크

입력 2020-02-05 13:01  

≪이 기사는 02월03일(14: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 고급레스토랑의 프리미엄 스테이크를 대전·대구·부산·광주에서도 접할 수 있게 한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 인수된 이후 내세운 경영모토다. '스테이크하우스'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것에 걸맞게 스테이크의 품질 향상을 통해 체질 개선에 집중하자는 전략이었다.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은 서울 강남이나 한남동 등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서울에서도 희소하다. 객단가는 평균 7~8만원 이상이다. 지리적 접근성도 떨어진다.

2016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가치를 알아보고 인수에 나섰던 스카이레이크는 아웃백의 브랜드 위상을 기반으로 질적 성장에 집중했다. 최고급 품종인 블랙 앵거스를 사용한 토마호크스테이크, 안심과 채끝등이 붙어있는 T자 모양의 티본스테이크 등 프리미엄 스테이크를 잇달아 선보였다. 식전 수프·사이드디쉬 등 스테이크 외 제품군은 냉동식품을 해동해 조리하는 게 아니라 각 매장에서 직접 요리하고, 토마토나 감자 등 채소도 일일이 손질했다.

그 결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패밀리레스토랑 이미지를 탈피하고 명실상부한 고급 스테이크전문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전국 80개 매장을 100% 직영으로 관리해 토마호크 스테이크의 균일한 맛을 서울 손주도, 광주의 할머니도 즐길 수 있게 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먹방, 요리방송 등을 접하며 전국민이 미식가 수준으로 맛에 대한 기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고급화 체질 개선을 통해 위치를 잘 선점했다"고 평가했다.

○ 제조업 전문 PEF가 외식사업에 진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스카이레이크의 인연은 2016년 시작됐다. 당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의 출혈 경쟁 등으로 인해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때 110개에 달했던 전국 매장 수가 60여곳으로 급격히 줄어들 정도였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미국 본사인 블루밍브랜즈인터내셔널은 결국 한국법인을 팔기로 결정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경영진과 인연을 맺고 있던 스카이레이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인수전에 참여했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고객 선호도 1위를 유지하고 있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스카이레이크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외식사업은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안정적인 데 비해 신규 매장 출점 외에는 큰 지출이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인수를 검토하던 시점에 스카이레이크는 펀드 운용 규모가 커져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했다. 스카이레이크는 주로 IT나 부품 소재 제조업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외식·조직 역할분담… 제조업 노하우를 외식업에

스카이레이크가 가진 제조업 노하우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재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스카이레이크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인수한 이후 곧바로 '역할분담'에 나섰다. 외식업 전문가인 기존 경영진이 외식전담사업부를 총괄하게 하고 제조업 전문가인 스카이레이크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전산망·공급망 등 조직관리에 집중한 것이다.

스카이레이크는 가장 먼저 원육 관리방식을 바꿨다. 기존의 냉동육 방식에서 냉장육 방식으로 바꿔 고객들에게 신선한 스테이크를 선보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냉장육은 쉽게 상하기 때문에 재고관리가 어렵다는 내부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스카이레이크는 "하루에 100만대가 넘는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삼성전자도 재고관리를 완벽하게 한다"며 삼성식 공급망관리(SCM)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카이레이크가 도입한 SCM 시스템은 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수요 예측·분석을 통해서 가능했다. 지난 수년간의 전국 매장별 매출데이터뿐 만 아니라 날씨·각종 사건사고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지역·점포별 당일 판매량을 정확히 예측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판매량이 예측 가능해지자 수입에서 배송까지 3~4일이 걸리던 기존 유통 시스템도 수입 바로 다음날 각 매장에 배달할 수 있게 됐다.

또 자체 셰프 교육 프로그램인 CSE 과정을 마련해 200여명의 스테이크 전문가 셰프를 양산했다. 3cm가 넘는 두께의 토마호크스테이크나, 안심과 등심 부위를 동시에 구워야 하는 티본스테이크 등은 생소한 스테이크 컷 때문에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스카이레이크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직영하면서도, 각 지점의 점주들에게 지역별로 맞춤화된 마케팅전략을 실행하게 하는 등 자율권한을 부여했다. 점포별 수익도 점주와 본사가 나눠갖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책임경영을 실시했다.

○객단가 및 매출액 동반 상승

스카이레이크의 과학적 조직 관리를 통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경영 실적 수치가 답을 해주고 있다.

프리미엄스테이크 판매 비중은 2016년 21%에서 작년 51%로 30%포인트 상승했고, 평균 객단가는 1만9209원에서 2만6147원으로 같은 기간 36%포인트 뛰었다. 매출액도 1942억원에서 2543억원으로 30% 상승했다.

이익과 현금흐름도 빠르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2016년 26억원에서 작년 167억원으로 6.5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101억원에서 262억원으로 늘었다. 스카이레이크는 인수한 지 4년만에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기업가치를 2.6배 올린 셈이다.

올 상반기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매각설이 나오고 있지만, 스카이레이크의 혁신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작년 9월 스테이크 등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대표 메뉴를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맛볼 수 있도록 '아웃백 공식 딜리버리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외식업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딜리버리 매장은 올해 20곳까지 출점할 계획이다.

또 네이버의 사내독립기업(CIC) 글레이스가 준비 중인 인공지능(AI) 전화 예약 기능 'AI콜(가칭)'에 제휴 브랜드로 참여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미금점을 시작으로 AI 전화 예약 서비스 지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인수 계약을 체결할 당시 본사 블루밍브랜즈와 '멀티브랜드 옵션' 조항을 넣었다. 덕분에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다른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게 자유로워 사업 다각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이다.

외식업계에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위상은 갈수록 돋보이고 있다. 뷔페형 패밀리레스토랑 빕스·애슐리와도, 한식 패밀리레스토랑 자연별곡과도 또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국내 외식시장은 볼륨이 꾸준히 커지면서도 가성비 식당과 고급 식당으로 양극화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고급 식당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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