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2019년 베스트 딜메이커-⑤VC]최동열 스톤브릿지벤처스 전무…뚝심이 만든 2300억 수아랩 '대박'

입력 2020-02-17 14:24   수정 2020-02-17 14:31

≪이 기사는 02월03일(04:0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16년 스톤브릿지벤처스(이하 스톤벤처스)는 서울대 출신 연구원들이 만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수아랩에 1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수아랩은 제조 공정상 완제품의 불량 유무를 검사하는 머신비전 기술에 AI를 접목해 딥러닝 기반의 검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었다. 스톤벤처스는 국내에서 AI와 딥러닝 기술이 생소하던 2014년부터 국내 AI 스타트업을 전수조사했다. 수아랩은 스톤벤처스가 이런 광범위한 조사를 거쳐 발굴해 낸 ‘원석(原石)’이었다.

스톤벤처스는 한번 선택한 수아랩을 제대로 밀어줬다. 2017년 수아랩에 2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수아랩은 그해 첫 제품 ‘수아킷’을 개발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설 수 있었다. 섬유 분야에 머물러 있던 수아킷의 적용 분야를 삼성그룹의 전자계열사 등 하이테크(High-tech) 산업군으로 넓히는 데 물밑 도움을 준 것도 스톤벤처스였다.

지난해 초엔 추가 베팅액을 100억원까지 높였다. 국내 벤처캐피탈(VC)이 스타트업 한 곳에 투자한 것으로는 매우 큰 규모다. 이 마지막 투자를 한 지 6개월 만에 수아랩은 글로벌 머신비전 기업 코그넥스에 약 2300억원에 팔렸다. 세 차례에 걸쳐 130억원을 투자한 스톤브릿지는 이 매각으로 원금의 세 배에 가까운 ‘대박’을 쳤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수아랩 투자는 수익률 자체보다 원석에 가까웠던 기업의 성장을 VC가 도와 성공적 엑시트까지 이끌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 이상적인 투자 사례로 꼽는다”며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국내 VC 업계에서 드물게 인수·합병(M&A)을 통해 엑시트(회수)에 성공하면서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런 투자 성공의 중심엔 수아랩을 발굴하고 회수까지 주도한 스톤벤처스의 최동열 전무가 있었다. 최 전무는 AI를 비롯해 정보통신(ICT)분야 벤처투자로 국내에서 손 꼽히는 인물이다.

최 전무는 경북대에서 기계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마친 공학도다. 졸업 이후 연구실 동료의 소개로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를 만나 2001년 크루셜텍을 공동 창업했다.

그는 크루셜텍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창업가 출신으로는 드물게 두 번째 직장으로 대기업인 삼성전기에 입사했다. 이후 11년 간 삼성전자, 삼성벤처투자 등을 거치며 삼성의 제품 개발에 필요한 스타트업 및 벤처 투자를 하며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의 경험을 쌓아나갔다. 삼성벤처투자 시절 무선충전 기술 스타트업 파워바이프록시(PowerbyProxi)를 발굴하는 등 첨단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선구안으로 일찍이 이름을 알렸다. 파워바이프록시는 2017년 애플이 2억 7000달러 가량에 인수했다.

최 전무는 2014년 삼성벤처투자를 나와 중형 VC였던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로 이직했다. 이어 2015년 8월 스톤브릿지캐피탈 벤처투자본부(현 스톤벤처스)에 합류했다. 이듬해 그는 수아랩을 발굴해 머신비전계의 ‘유망주’로 키웠다.

스톤벤처스에서 그는 강점을 가진 테크 기업 뿐 아니라 바이오 분야로도 확장해 다수의 유망 기업에 투자해왔다. 복강경 수술기구를 만드는 리브스메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개발하는 고바이오랩, 심장 판막 치료 장비 제조업체 타우피엔유메디칼 등을 발굴했다.

그의 투자 철학은 “최고 유망주를 확실하게 밀어준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최 전무의 투자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을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런 시장을 찾았다면 초기 업체 전부를 조사해 그 중 가장 기술이 뛰어난 곳을 선정해 투자한다. 이후 이들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후속 투자에 나서 일정한 지분율을 유지한다. 시드(설립 초기 투자) 단계를 포함해 총 네 차례의 투자가 이뤄진 수아랩에 대해 스톤벤처스가 매각 시점까지도 높은 지분율을 갖고 있을 수 있었던 이유다.

최 전무는 “한 번 투자한 기업엔 적어도 한 번은 후속 투자를 한다”며 “아무리 작은 규모의 투자라도 그 분야의 모든 기업을 검토한 뒤 내린 결론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눈 여겨보는 투자 대상으로 △공장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산업용 AI △스마트폰 및 소형 사물인터넷(IoT) 기기에서 고도의 딥러닝 기술이 가동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가볍게 하는 경량화 기술 등을 꼽았다. 산업용 AI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는 원프레딕트, 에지컴퓨팅용 NPU(신경망처리장치)업체 오픈엣지, 인공지능 모델 경량화 기술을 보유한 노타 등에 최근 투자를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최 전무는 “신약 개발과 유전자 편집 등 바이오 분야 역시 한국이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분야”라며 “수아랩의 성과를 넘어설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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