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작가·PD가 밝힌 #시즌2 #남궁민 #시청률 [일문일답]

입력 2020-02-24 15:37   수정 2020-02-24 15:39



'스토브리그'는 끝났지만 끝나지 않았다.

24일 서울시 양천구 목동 SBS 인근 카페에서 진행된 SBS '스토브리그' 종영 간담회에서 정동윤 PD와 이신화 작가가 지난 3개월 동안 숨가쁘게 진행된 방송과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뜨거운 겨울을 담은 드라마다. 야구를 잘 아는 팬들에게는 디테일한 상황 설정으로, 야구를 잘 모르는 시청자들은 탄탄한 전개로 이끌면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스토브리그' 첫 방송 시청률은 5.5%. 하지만 마지막 방송 당시 19.1%를 기록하며 신드롬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22.1%까치 치솟았다. 스포츠 드라마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깬 것.

'스토브리그'의 성공엔 좋은 이야기와 좋은 연출이 있었다는 평가다. 각본을 맡은 이신화 작가는 '스토브리그'로 처음 장편 드라마에 입문한 신인이다. 정동윤 PD 역시 '수상한 파트너', '피고인' 등의 공동 연출을 거쳐 '스토브리그'를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다음은 간담회 일문일답

▲ 끝났는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시청자들은 여전히 '과몰입'이다. 비결이 뭘까.

이신화 작가(이하 이) 전 그냥 열심히 했고, 배우들이 끝까지 유지해서 그런게 아닐까. 포상휴가 갔어도 역할 이름을 부르더라. 그게 편했다. 그런 영향이 있는게 아닐까.

▲ 시즌2에 대한 염원이 아직도 많다. 계획이 있다면.

몇가지 아이디어는 있지만 시즌1이 저에게 모든 걸 쏟아부은 작품이었다. 방대한 이야기였고, 야구는 방대한 소재가 있지만 극화할 수 있을수 있는 걸 찾아야 하지 싶다. 지금으로서는 1, 2회 정도만 쓸 정도의 아이디어만 있다. '돌아오지 말 걸 그랬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20회를 쓸 수 있을 거 같을 때, 16회를 쓰면 잘 쓸 수 있을거 같더라. 그때 돌아오겠다.

▲ 마지막회 시청률이 20%를 돌파했다. 어떤 느낌이었다.

저는 '스토브리그' 방송 때마다 본방으로 봤다. 그때마다 만족스러웠다. 마지막회를 보고 '이미 전 모든 멋진 일을 해서 시청률은 신경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정동윤 PD(이하 정) 마지막은 모여서 봤다. 저에게도 처음 있는 경험이었고, 작가님도 처음이었을 텐데, 서로 다 같이 환호하고 했을 때 저희에게 시청률은 이미 중요하지 않았다. 잘 끝났다는 것만으로 연출자 입장에서 감사한 일이었다. 그래서 아직도 찾아봐 주시고 물어봐주시는 것도 그 관심이라 생각한다.

▲ MBC 공모전 입상작이었다. 성공이 힘들다는 '스포츠드라마'였는데, 어떻게 성공으로 이끌었을까.

대본을 처음 받아봤을 때 엄청 시끄러운 곳에 있었다. 그런데도 몰입감있게 읽혔다. 대본이 갖고 있는 좋은 힘이 느껴졌다. 스포츠드라마는 성공하기도 힘들고, 잘 만들어내도 욕을 먹는 게 많아서 저에게도 도전이었다. 확신을 얻은 건 작가님을 처음 만났을 때였다. 휴가 중이었는데, 워낙 막힘이 없으셨다. 제가 궁금한 것들을 다 물어봤는데 작가님에겐 계획이 있더라. 연출자와 작가의 만남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신뢰가 있었고, 소통이 잘 된거 같다.

▲ 프로구단 10구단 모두가 '우리 얘기'라고 주장한다. 소재와 인물은 어떻게 정했나.

실제 사례를 통해 구현하긴 했지만, 드라마이기 때문에 극화를 강화하기 위해 만든 것도 있다. 그런데 그런걸 실제 사례를 찾아봐주셔서 오히려 놀랐을 때도 있었다. 스토브리그 기간에 해야할 일, 드림즈와 백승수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만 생각했다.

▲ 캐스팅이 절묘했다는 평이다.

저희끼리도 캐스팅이 신의 한수라고 말은 한다. 그런데 캐스팅을 했지만 역할을 표현한 건 배우들이었다. 저희도 깜짝 놀랐다. 선수 역의 배우들은 야구의 '야'자도 모르고, 힘든 부분도 많았을 텐데 연습도 꾸준히 했다. 기억에 남는 건 길창주 역을 했던 이용우 배우였다. 이 분은 영어까지 연습을 해야했다. 저는 유학파인줄 알고 미팅을 했는데 영어를 하나도 못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노력파였다. 공도 열심히 연습하고, 너무 잘 수행해 주셔서 좋은 이야기가 나왔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했던 장면도 해외 로케였는데, 너무 감사했다.

임동규 역의 조한선 배우도 그렇고, 성악을 전공한 강두기 역의 배우 하도권 선배도 '내가 돌아왔다' 찍을 때만 해도 이렇게 좋아해주실지 몰랐다. 손가락 표시도 여러 시도 끝에 한 건데 많은 사람들이 그 역할을 좋아해 주셔서 재밌게 촬영했다. 무엇보다 우리 배우들은 다들 너무 착하다. 인성이 좋아서 촬영을 할 때 합도 잘 맞았다.

▲ 대본을 영상으로 구현하는 작업도 쉽지 않은 작업인데, 작가로서 만족한 장면이 있었다면.

신인 작가가 입봉할 때 1화, 2화를 보고 우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 작가가 상상했던 연출은 봉준호 감독인데, 다른 화면이 나오니까. 그런데 저는 음악이 없는 화면만 봤는데도 너무 좋았다. 첫회 야구 장면도 어설플 수 있다고 감수를 하고 봤는데 너무 만족했다. 선물같은 장면이 많았다. 길창주 선수를 찾는 연출도 좋았고, 11부 엔딩(등대와 방파제를 배경으로 야구공을 치는 듯한 장면)은 가장 훌륭한 엔딩이 아니었나 싶다. 권경민과 백승수가 커피를 마시는 장면도 다같이 봤는데, 감독님 등짝을 때리면서 좋아했다.

▲ MBC 당선 후 5년 만에 방송됐다. 오랜시간 포기하지 않았다.

이 나이에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고, 다른 직업 찾기도 힘들고, 그만 두긴 힘들거 같더라. 다른 작품 쓰자는 제안도 받았는데, 어떻게든 같이 만들어줄 분을 찾아서 지금의 제작사 대표님을 만나게 됐다.

▲ 라이벌이 박지은 작가의 '사랑의 불시착'이었다. 이신화 작가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 보조작가, 정동윤 PD는 '별에서 온 그대' 공동 연출 인연이 있지 않나.

박지은 작가님 너무 대단한 분인데, 박 작가님도 좋은 성적을 얻었고, 저희팀도 자랑스러워 할 만한 성적을 걷어 좋은 거 같다.

▲ 드림즈 캐릭터 중 실제 모델이 된 선수들이 있나.

꼭 말하고 싶었다. 강두기 선수는 긍정적인 선수인데, 양현종 선수와 구로다 히로키 선수를 섞었다. 임동규 선수의 모델은 부정적인 면모만 부각됐다. 이대오, 김태균 선수 거론된다는 얘길 듣고 깜짝 놀랐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임동규는 특정 팀에 가서 미친 짓을 했지만 결국엔 옳은 짓이어야 했다는 게 기본 뼈대였다. 그 뼈대만 있었다. 거론된 선수들은 정말 훌륭한 선수들이고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 대본 마지막 메시지가 화제가 됐다.

적다보니 다 적게됐다. 그러면서 다시한 번 감사한 마음을 되세겼다. 배우들이 많이 주목을 받았다고 했지만, 어느 하나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같은 팀에서 같이 고생했는데 안타까운 일이지 않나. 그래서 메시지를 다 전하게 됐다. 종방연에서 눈물이 났는데, 방송으로 보면서 많이 뵙진 못했지만, 저의 대본을 멋있게 만들어 준 분들이 저를 웃으면서 봐주신 풍경이 아름다웠다.

▲ 끝내고 나니 어떤게 좋고, 어떤게 아쉽던가.

전 'A19'라는 만화를 정말 좋아했다. 로맨스 없는 '스토브리그'만의 장점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스스로도 고민했다. 어쨌든 좋은 분 만나서 끝까지 잘 해냈다는 것에 있어서. 아쉬운 건 저다. 다음에 아쉬운 건 보강하겠다.

아쉬운 건 하나도 없었다. 제가 가진 능력을 다 쥐어짠거 같다. 제가 낼 수 있는 최대치의 결과물이었다는 걸 인정한다. 좋았던 건 작가로서 처음 계획한 결말까지 완수하고, 그걸 도와준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됐고, 앞으로 계속 소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 부분이다.

▲ 야구팬들 반응이 뜨거웠다. 어떤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나.

프로그램 시작하면서 10개 구단과 접촉했다. 장소 섭외를 위해 접촉했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신 분이 SK 홍보팀이었다. 최근 2-3년 내에 야구계가 침체돼 있는데, 이 드라마를 같이 하는 이유는 '스토브리그'가 잘 되서 예전의 영광을 찾았으면 하시더라. 그걸 보면서 '이 사람들은 정말 야구인이구나' 싶었다. 이걸로 홍보 효과가 얼마나 컸는지 모르겠다. 드림즈가 가진 문제가 많아서 선뜻 손을 내밀기 쉽지 않았을 거다. 비시즌의 야구팬들이 뜨거운 것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에 감사를 드리고 싶었다.

많은 야구팬들이 기사와 동영상 콘텐츠로 실제로 무엇이 같고 다른가를 말해줬다. 극성을 위해 포기한 것도 있고,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현실과 극이 다르다는 걸 알았는데 야구인 분들이 그걸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고 봐주더라. 그게 감사했다.

▲ 실제로 응원하는 팀이 있나

응원하던 팀은 있었다.(웃음) 저는 어느 구단 팬이라고 말하는게 적절치 않은거 같다. 그 와중에 SK와이번스가 '우리팀이 아니라 야구를 위해서'라고 해주셔서 좋아지고 있다.

▲ 러브라인이 없었다.

처음부터 러브라인이 없었다. 만약 들어가더라도 서로 신경쓰는 정도로 정했다. 제가 단막 습작을 한 것을 돌아봐도 저는 한 번도 키스신을 써 본적이 없었다. 전 담백하게 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은 더 담백했다. 제가 (로맨스에) 빠지려고 할 때 그런 냄새가 풍길거 같으면 감독님이 알아서 잘라주셨다.

▲ 현실적인 야구 경기 화면이 화제였다. 연출을 하면서 참고한 야구 경기가 있을까.

저에겐 도전이었다. 시간적 제약도 있고, 야구 경기 자체를 전문가들이 보면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SBS 카메라 중계팀에 협조를 받고, 자료를 찾아봤다. 중계용 카메라는 다르다. 그래서 경기 장면은 중계용 카메라로 찍었다. 그 와중에 얻어진 장면들이 있다.

▲ 남궁민과 박은빈이 극을 잘 이끌었다는 평도 있다.

두 사람다 장점이 있다. 남궁민 배우는 솔직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솔직하게 말한다. 그래서 편했다. 먼저 다가와주니 좋았다. 자신을 낮추는 경향도 있고, 어떤 연출이든 표현을 해내는 게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연출자 입장에서는 이상적인 배우였다. 박은빈 배우도 통통 튀는 매력이 있다. 본인도 생각하는 바가 확실히 있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게 편했다. 그런 분위기가 처음부터 만들어져서 마지막까지 갈 수 있었던 거 같다. '팀장 역할인데 나이가 어린 사람이 하지 않았나' 이런 말도 많았는데, 박은빈이란 배우가 해서 모두 커버가 된 거 같다.

남궁민 배우는 장점이 많은거 같다. 백승수라는 캐릭터는 공들였고, 많은 전사를 줬지만 그럼에도 많이 어려운 캐릭터였다. 그런데 남궁민 배우 연기를 보면서 저 스스로도 백승수를 이해했다. 대본 해석력도 뛰어났고, 온화하게 현장에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해주신 것도 감사한 부분이다. 박은빈 배우는 '스마트하다'는 걸 느낀다. 가끔 던지는 한 두마디로 제가 정신이 바짝 차려질 때가 있었다. 세영이라는 캐릭터는 계속 변하는 인물인데, 그게 작품에 잘 녹아든 거 같다.

▲ 연장 요구도 있었는데, 고민 없었나.

고민은 없었다. 저희가 완성될 수 있는 건 16부라고 생각했다. 현장 상황 자체가 허락되지 않았다. 52시간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연장 부담을 작가님에게도 주고 싶지 않았고, 16개 이야기를 매각으로 한 번에 끝내고 싶었다. 그건 지금 생각해도 옳은 판단 같다.

▲ SBS 드라마인데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홍보가 됐다.

'나 혼자 산다' 팀에 고맙다. 저희가 하와이에 갈 때 따라온다 해서 '왜 굳이 오지?' 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길 듣고 허락했다.(웃음) 그런데 나중에 보니 수영도 하고 그러더라. 대한민국 1등 예능에서 남궁민 선배와 홍보를 해줘서 저희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감사한 일이었다. 이후 조병규 배우와 윤병희 배우 나온 것도 재밌었다. 드라마 전개 상 스카우트 팀으로 가는데, 나중에 둘이 친해지는 걸 보고 '맞아떨어져 가는구나' 싶었다. 저도 윤병희 선배가 강남사는 걸 보고 '의외다' 싶었다.(웃음)

▲ 다른 스포츠드라마 계획은 없나.

저는 쓰고 싶은 장르는 다양하다. 선수촌 얘기나 이런 걸 쓰고 싶긴 한데, 일단은 소재 정도만 생각 중이다. 감독님과 제가 주짓스를 공통적으로 했다. 감독님이 농담으로 '주짓스 드라마를 하자'고 했는데, 잘 모르겠다.

▲ 담고 싶었던 메시지가 뭐였을까.

너무 많지만 16부 마지막에 '강한 사람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우리가 서로 도울거니까요.' 이 말이 와닿는다. 백승수는 판타지 아닌가. 주변에서 찾지만 없어서 원하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그 말을 해줄 때 엔딩으로 자막으로 나가는 장면이 와닿았다.

백승수가 '모두 그렇지 않습니까?'라는 말을 하는 것도, 엔딩 자막도 모두 감독님의 제안이었다. 저는 다 끝났다 생각하고 보조 작가와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그때 감독님께 전화가 왔다. 그때까지 감독님은 대본을 잡고 계셨다는게 고마웠다. 어떤 분은 세련되지 못하게 직접적으로 하냐고 하는데, 저는 저희 드라마를 봤던 모든 사람이 우리 작품이 그 메시지 하나를 위해 달려왔다는 걸 생각하고, 기억해주길 바랐다. 그래서 흡족했다. 저는 다른 작품에서도 유사한 메시지를 던지지 않을까 싶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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