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코로나 분투'…"그래도 무대에 선다"

입력 2020-02-26 17:20   수정 2020-02-27 03:2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공립·민간 단체의 공연 중단·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감염 확산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거나 대규모 예매 취소로 객석이 텅 비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상당수 민간 단체는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진행 중인 공연은 폐막일을 지키고, 준비 중인 작품은 예정대로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

공연 취소는 소규모 신생 단체일수록 쉽지 않다. 준비 과정에서 이미 투입한 제작비와 계약 문제가 걸려 있어서다. 소속 제작진·배우들은 한순간에 일감이 사라진다. 심각한 경우 단체의 존폐 문제와 연결된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수많은 단체가 폐업했다. ‘창작산실’ 등 정부 지원을 받아 공연을 제작한 단체들은 어렵게 잡은 무대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아직 공연을 취소하지 않고 관람을 원하는 애호가들이 많아 주최 측이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 프로그램 ‘2019 공연예술창작산실’에 선정된 단체들은 현재 진행 중인 작품을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는 직장인의 모습을 꼬집은 연극 ‘마트료시카’, 인간의 이해타산이 서로의 생존을 위협하는 세상을 비춘 연극 ‘아랫것들의 위’는 다음달 1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연극 ‘대신 목자’도 예정대로 다음달 6일부터 15일까지 공연하기로 했다. 이 작품은 한태숙 연출가의 신작으로 인간 이기심의 이중적 잣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지원받은 각 단체들이 공연을 계속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창작산실 선정작을 꾸준히 관람해온 애호가들이 많은데 이들도 예매를 거의 취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고 있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폐막일인 27일까지 공연하기로 했다. 제작사 수키컴퍼니는 지난 25일 공연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폐막일을 그대로 지키고 싶다는 배우들의 요청으로 공연을 계속하기로 했다. 배우들과 제작진은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출연료와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투자사들이 코로나19를 이유로 투자 비용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EMK뮤지컬컴퍼니도 다음달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웃는남자’, 다음달 1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리는 뮤지컬 ‘레베카’ 공연을 지속한다. 11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오디컴퍼니의 뮤지컬 ‘드라큘라’도 공연을 이어간다. 연극 ‘우리집에 왜 왔니’도 예정대로 다음달 1일까지 ‘대학로 공간 아울’ 무대에 오른다. 기획사 대학로발전소 관계자는 “아동극에 비해 성인극은 예매 취소가 적은 편인 데다 배우들과 제작진이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공연을 이어가는 단체들은 마스크·손세정제 비치, 공연장 소독 등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민간 소규모 공연장 430곳에 소독과 방역을 위해 소독·방역용품과 휴대용 열화상 카메라를 지원하고 있다. 뮤지컬 ‘웃는 남자’ ‘레베카’ 등 일부 공연은 예매를 취소한 관객들에게 수수료 없이 환불해준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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