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진칼 두고 싸우는 조원태·권홍사 회장, 각각 여의도에 'SOS'

입력 2020-02-28 14:52   수정 2020-02-28 14:54

≪이 기사는 02월27일(11: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한진칼을 놓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양측 세력이 제각기 자산운용업계를 찾아가 '백기사'가 되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상대방보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치열한 전쟁이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중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직접 대형 증권사 고위 관계자와 만나 백기사 역할을 요청했다. 조 회장은 한진칼 경영권을 지켜야 한다며 오는 3월27일 주주총회에서 지지를 부탁하는 것은 물론, 추가 지분 매입을 해 줄 수 있느냐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에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도 해당 증권사를 찾아 백기사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은 KCGI 및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함께 3자로 구성된 '주주연합'을 꾸리고 있다. 양측이 제각기 '우리 편이 되어 달라'고 요청하자 난감한 해당 증권사는 '중립'을 선언했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한쪽 편을 들어주는 것 자체가 다른 고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는 상태에서 백기사까지 맡는 것은 너무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제각기 다른 경로로 들어오는 양측의 'SOS'를 받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KCGI 측에서도 그렇고 여러 경로로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부분 자신의 지지성향이 드러나는 것은 꺼리는 분위기다. 다른 관계자는 "연기금 등 '큰손'의 향방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먼저 누구를 지지한다는 게 새 나가기라도 하면 뒷감당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의결권 행사를 위한 내부 절차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주주제안 중 주총 안건으로 상정될 대상이 확정돼야 하는데 아직 절차가 남아 있는 문제도 있다.

3자 연합 측은 주가 상승 가능성이나 전문경영인 도입 등의 측면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자신들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조 회장 측은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 등을 이유로 자신들이 우위에 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주주명부를 확보해 소액주주들까지 하나하나 헤아리며 표를 확보하려고 분투하는 중이다.

양측이 이처럼 회장들이 직접 나서서 백기사를 찾아다니는 이유는 주총에서 워낙 박빙의 승부가 예정돼 있기도 하지만, 정기주총 이후에도 언제든 한쪽이 우위에 섰을 때 임시주총을 열어 뒤집기를 시도할 수 있어서다. 든든한 백기사를 찾지 않으면 정기주총에서 설령 이겼다 하더라도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클 수 밖에 없다.

이번 정기주총 의결권 행사 가능한 표를 기준으로 양측이 확보한 지분율은 각각 33.45%(조 회장 측) 대 32.06%(3자 연합 측)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호세력의 존재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탓에 양측의 우세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양측은 정기주총 이후의 임시주총에 대비해 경쟁적으로 지분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3자 연합 측 반도건설이 지난 13~20일에 추가 지분을 사들여 37.08%를 확보하자 델타항공이 20일부터 추가 지분을 매입해 조 회장 측 지분을 약 40%로 늘렸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데, 시장에서 매입 가능한 지분에는 한계가 있는데다 자금 압박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게임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끝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관전평이 나오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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