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급조한 토양서 씨앗 결실 못 맺어"…3자연합 비판

입력 2020-03-02 13:52   수정 2020-03-03 01:12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대한항공 창립 51주년 기념사에서 한진칼(그룹 지주회사)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내부 결속에 나섰다.

조 회장은 2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창립기념일 기념사에서 “대한항공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씨앗을 뿌리며 나아가자”며 “임직원 여러분의 평범한 일상이 대한항공의 빛나는 미래를 위한 가장 소중하고 좋은 씨앗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 우한 교민을 위해 띄운 전세기에 자진 탑승한 직원들에게는 “국가의 부름에 자신의 안위조차 뒤로한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 또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씨앗”이라고 강조했다. 창립기념식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했다.

조 회장은 3자연합을 겨냥해 “이런저런 재료들을 섞어 급조한 토양, 기업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자리에 심은 씨앗은 결코 결실을 맺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 회장은 “우리 임직원의 가치 있고 소중한 씨앗은 마땅히 좋은 곳에 뿌려져야 한다”며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뎌낸 성숙한 땅, 씨앗을 소중히 품어주고 충분히 뿌리내릴 수 있는 자리가 적합한 토양”이라고 말했다.

3자연합은 조 회장 측의 ‘백기사’로 알려진 미국 델타항공을 압박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3자연합은 “델타항공은 작년 9월 공시에서 한진칼 지분 취득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델타항공이 스스로의 이익과 평판을 지키는 것은 물론 한진그룹의 앞날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3자연합은 지난해에도 “델타항공이 한진그룹과 별도의 합의를 하고 총수 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한진칼 주식을 취득했다면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한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이 있다.

델타항공은 지난달 24일 한진칼 주식을 장내 매수해 지분율이 10%에서 11%로 높아졌다고 공시했다. 이어 지난달 28일까지 골드만삭스 창구를 통해 149만1050주(2.5%)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13.5%로 높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델타항공이 기업결합 신고 기준인 15%를 넘지 않는 선까지 지분을 추가 매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선아/이상은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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