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일 '미정'만 50여편…코로나19에 얼어붙은 극장가

입력 2020-03-04 07:49   수정 2020-03-04 07:51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가며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한 영화도 쌓여가고 있다.

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전체 하루 관객은 5만9895명으로, 6만명을 넘기지 못했다. 1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2~3월 선보일 예정이던 영화들은 줄줄이 개봉을 연기한데 이어, 다른 개봉일도 확정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가라앉을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다시 잡기도, 개봉을 마냥 미루기도 부담인 탓이다.

각 배급사에 따르면 3∼4월 개봉을 계획했지만, 아직 날짜를 확정하지 못한 영화만 50편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냥의 시간' '후쿠오카' '이장' '밥정' '결백' '기생충' 흑백판, '콜' '뮬란' '나의 촛불' '침입자' '주디' '부니베어: 원시시대 대모험' 등 이미 개봉을 한차례 연기한 영화도 포함한 숫자다.

일부 배급사는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로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평균 좌석판매율이 3%대 불과한 지금 상황에서 개봉하면 관객을 독식하더라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게 불 보듯 뻔하다"면서 "그렇다고 5∼10월 성수기로 연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상 극장가에서 3~4월은 비수기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영화들이 주를 이룬다. 성수기 대작과 경쟁이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개봉을 당초 일정보다 한참 뒤로 미루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제작사, 배급사는 물론 외부 투자사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한 영화인은 "개봉이 임박해서 연기를 결정한 작품은 통상 15~20억원에 이르는 홍보·마케팅 비용 가운데 상당수를 이미 썼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개봉을 늦추면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만큼의 비용을 다시 투입해야 하므로 투자사들 동의가 필수"라고 말했다.

신작 영화 촬영 일정도 차질을 빚는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촬영 중에 혹시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촬영 전체를 접어야 하므로 새로 들어가는 영화들이 상황을 주시하며 크랭크인을 미루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 '한국 영화 신작 공백기'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개봉을 연기한 작품들이 내년 상반기 개봉을 고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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