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금융권 OB 군단, 사외이사로 컴백

입력 2020-03-05 19:43  

[03월 05일(19:43)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전문성을 인정받은 금융권 올드보이(OB)들이 상장사 사외이사로 줄줄이 컴백하고 있습니다. 대기업그룹을 비롯한 상장사들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금융 지식과 행정 능력을 겸비한 검증된 '베테랑 금융맨'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단 취지입니다.

한화손해보험은 오는 1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성락 고든앤파트너스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상정합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금융회사 대표 경력과 금융 현장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이고 독립적인 직무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표는 '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알고 보면 은행과 보험사를 넘나든 정통 금융인입니다. 이 대표는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2013년 신한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줄곧 신한은행에 몸 담은 뱅커(은행원)였습니다. 이 때문에 신한생명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엔 금융권 안팎에서 우려도 있었습니다. 은행 부행장 출신이 금융그룹 계열사 CEO를 맡는 일은 많았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사례는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단기간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빠른 시일 내 신한생명의 수익성, 영업력, 시장 신뢰를 회복시켜 주목을 받았습니다. 신한생명에서 퇴임한 후에는 아예 업종이 다른 제너시스 대표로 새 출발을 했습니다. 금융업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도전을 즐기는 성향 덕분에 지금은 투자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생명은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합니다. 이 전 행장은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인사팀과 수신부, 농협금융 경영지원부·서울지역본부장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때는 금융권 최초로 은행·보험·증권점포를 한곳에 모은 복합금융점포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를 진두지휘했던 건 이 전 행장의 대표적인 경력입니다. 굵직한 현안을 잘 마무리해 금융권 안팎에선 추진력 강한 전략가형 리더로 불렸습니다.

상품 종합 도매 업체 서부T&D는 오는 24일 정기 주총에서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을 3년 만기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습니다. 이 밖에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습니다.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여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랍니다. 김 전 위원장은 35년간 자본시장에 몸 담은 금융·행정 전문가입니다.

올해 상장사들의 정기 주총에선 이른바 '이름 있는' 사외이사를 영입하려는 경쟁이 치열합니다. 법무부가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올해부터 강행하기로 하면서 사외이사 교체를 둘러싸고 ‘큰 장’이 선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장사 입장에선 업종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를 갖춰야 하고 상장사 계열사에서 퇴직한 지 3년이 넘어야 하는 등 따져볼 일이 많아 사외이사 후보군을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은 사외이사로 권력기관과 연줄이 있는 전관들을 선호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보다는 오히려 권력기관을 상대로 한 '로비스트'로 활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업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들이 궁극적으로는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권 OB 군단의 활약을 지켜보면 좋을 듯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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