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친서 5일 만에 다시 발사체 도발

입력 2020-03-09 17:39   수정 2020-03-10 01:28

북한이 9일 초대형 방사포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세 발을 동해로 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위로 친서를 보낸 지 닷새 만이자 지난 2일 초대형 방사포 도발 후 1주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36분께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다종의 단거리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한·미 군당국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와 300㎜ 신형 방사포, 240㎜ 방사포 등을 섞어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관계부처장관회의를 열어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북한에 유감을 밝혔다. 2일 도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한 뒤 내놓은 발사 중단 촉구 성명보다는 완화된 표현이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1주일 만에 또 방사포 쏜 北…"南 압박·美 관심 노린 양면전술"
방사포 3발 최대 비행거리 200㎞…초대형·신형 발사체 섞어 쏜 듯


북한이 지난 2일에 이어 1주일 만에 다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세 발을 쏘아올리며 무력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남북한 정상 간 친서 교환이 이뤄진 직후 발생한 무력 시위란 점에서 북한의 전형적인 강온 양면 전술이 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년간 이뤄진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성과 없이 사실상 최종 결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미국을 동시에 압박하기 위해 군사 도발 강도를 더 높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초대형 방사포 연속 발사 시험한 듯

북한이 9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쏜 단거리 발사체 세 발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200㎞, 고도는 약 50㎞로 탐지됐다. 한·미 군당국은 이 발사체 세 발을 일단 초대형 방사포 계열로 추정하고,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8월에도 선덕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다는 점, 이번 발사체 첫발과 두 번째 발의 발사 간격이 20여 초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초대형 방사포의 연속 발사 실험이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이 개발 중인 초대형 방사포는 기존 방사포를 개량해 속도와 사거리를 탄도미사일급으로 높인 신형 무기다. 초대형 방사포의 최고 속도는 마하 6 이상으로 추정된다. 군사분계선은 물론 내륙 기지에서도 남한 전역의 기습 타격이 가능한 위협적인 공격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정 목표를 향해 다량 발사되는 방사포는 단거리 미사일보다 방어가 까다롭다. 방사포 수십 발 중 요격을 피한 몇 발이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발사는 북한의 동계 군사훈련 일환으로 다종의 방사포가 포함된 합동타격훈련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행동은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한 ‘9·19 군사합의’의 기본정신에 배치되는 것으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CNN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이날 북한이 쏜 발사체가 네 발이라고 보도해 발사체 수가 세 발 이상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 소식통은 “네 발 연속 사격 중 한 발 발사가 실패해 세 발만 포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시 고개 드는 북한 양면 전술

이날 발사체 발사는 우선 북한이 지난해부터 집중하고 있는 ‘신형 단거리 무기체계 3종’ 발사 시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 전술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초대형 방사포 중 아직 기술 완성도가 떨어지는 초대형 방사포의 연속 발사 시험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위로의 뜻을 담은 친서를 전달한 지 닷새 만에 또다시 무력 도발을 감행한 것에 대해 북한의 온·냉탕식 강온 양면 전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체제 보장을 위한 전술무기 개발·실험과 반대급부를 얻어내기 위한 유화 제스처를 동시에 구사하는 책략이란 지적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미·북 실무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한이 당분간 우리 정부와 미국을 상대로 이 같은 양면 전술을 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응 수위 조절한 靑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열고 북한의 발사체 도발에 유감을 나타냈다. 청와대 측은 “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은 북한이 2월 28일과 3월 2일에 이어 대규모 합동타격훈련을 계속하는 것은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및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화상회의로 열렸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신 관계부처 장관회의 형태를 취해 위기감을 높이지 않는 쪽을 택했다. 청와대를 향해 ‘저능하다’고 비판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3일 ‘한밤 성명’을 의식한 듯 이전 ‘강한 우려’ ‘중단 촉구’ 등의 표현을 뺀 채 절제된 반응을 내놨다.

이정호/박재원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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