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영화산업 붕괴 위기…"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입력 2020-03-21 08:3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국제 영화제가 사상 최초로 연기를 결정했다.

할리우드 영화 '뮬란', '블랙위도우', '미니언즈2',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 007 시리즈 신작인 '노 타임 투 다이' 등 수많은 영화들이 개봉을 줄줄이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제작부터 기획, 투자에 이르기까지 영화계는 비상사태다. 먼저 해외 로케이션 촬영 중 철수하고 들어오는 일들이 늘고 있다. 송중기 주연의 영화 '보고타' 팀은 콜롬비아 현지 촬영을 중단하고 한국 귀국을 결정했다.

현빈 주연 영화 '교섭'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요르단에서 촬영 예정이었으나 한국 입국을 금지하는 바람에 국내 촬영을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모로코에서 촬영 예정이었던 '피랍' 또한 크랭크인을 미룬 상황이다.

촬영이 연기가 되면 제작비 또한 늘어난다.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 촬영 준비 중이었던 영화들이 5억~10억 이상의 손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타'의 배급사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관계자는 "스태프들의 안전이 중요한 상황이라 최대한 빠르게 귀국해 이후 상황을 주시하며 스케줄을 진행하려 한다"고 전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 '찬실이는 복도 많지', '이장' 등과 같은 소자본 영화들이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멀티플렉스 상영관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달 극장 관객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작년 2월보다 66.9%나 급감했다. 2월 관객으로는 2005년 이후 최저치다. 3월 들어서 관객 감소 현상은 더욱 심화해 하루 3만명대로 떨어졌다.

한 극장 관계자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텅 빈 극장을 돌리고 있다"면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당장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연간 극장 매출은 한국 영화 산업 매출의 76%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개봉일이 정해지면 계약금과 잔금을 받는 구조이지만 개봉 영화 자체가 없어 매출이 '제로'(0)에 가까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극장들은 고통 분담을 위해 '착한 임대료'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CGV는 중소 입점 업체에 임대료를 최대 35% 인하하고 업체 의사에 따라 계약 기간을 조기 종료하거나 연장해줬다.

메가박스는 소유 건물에 입점한 임대 매장 또는 전대(재임대) 매장의 2월 임대료를 최대 30% 인하했다. 롯데시네마도 조만간 관련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극장이 입점한 건물주들도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도록 세제 지원을 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멀티플렉스의 경우 각 지점이 입주한 건물에 내야 할 한 달 임대료가 통틀어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101년 한국영화 영사상 맞은 '대위기'임에도 '콘트롤 타워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업계 피해 사례와 의견을 취합하고 있지만 예산이 필요한 지원책 확정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극장에 손 소독제만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들은 영진위 측에 티켓값의 3%에 달하는 영화발전기금을 일시 면제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영진위 측은 "영발기금 부과금 면제는 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라 신중히 논의해야 한다"면서 다각도로 지원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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