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할 대상은 아동" 코로나19 속 기업들 맞춤형 기부릴레이

입력 2020-03-23 12:50   수정 2020-03-23 12:52



'코로나19로부터 아이들을 지키자!'

대구시 성내동에 살고 있는 선주(12세,가명)는 아빠, 동생과 함께 셋이서 살고 있다. 아빠는 평일 낮에 주로 일터에 있기 때문에 선주와 동생은 학교 급식과 지역아동센터에서 제공한 식사로 끼니를 해결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가 확산되며 학교는 휴교를 하고 지역아동센터 마저 휴원을 하며 선주와 동생은 하루종일 어른이 없는 집에 머물며 식사를 해결해야 했다. 처음에는 구호품으로 받은 컵라면, 참치 등으로 끼니를 때워왔는데 사태가 장기화되며 챙겨먹는 일이 점점 버거워지자 과자로 대충 배를 채우는 일이 많아졌다. 아이들끼리만 집에 있다 보니 식사다운 식사를 챙겨먹기가 어려웠고 늦은 밤 아빠가 돌아오면 그때서야 허겁지겁 먹게 되었다.

그러던 지난주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으로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배달의민족 상품권을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고 선주의 핸드폰으로 문자 쿠폰이 도착했다. 선주는 "친구들이 늘 맛있다고 말했던 돈까스와 스파게티를 배달 시켜 동생과 먹었다.

핸드폰으로 받아 바로 주문하니 무척 편했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지역아동센터 교사는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쿠폰을 받고 매우 기뻐했다. 아이들이 오전10시 30분 정도에 지역아동센터에 와서 점심,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가곤 했는데 휴원 후 어떻게 식사를 해결하는지 많은 걱정이 되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저소득층 아이들도 낙인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일반 아이들처럼 사용할 수 있는 후원이 많아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아동옹호대표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은 코로나19 여파로 소외계층 아동들의 돌봄 공백이 우려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업 특성에 맞춘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배달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4일 개학 연기와 지역아동센터 임시 휴관으로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아이들의 식사 문제를 해결하고자 '힘내요 대구' 쿠폰 1000장을 지원했다. 지원대상자는 모두 200명으로, 아이나 아이의 보호자에게 1만원권 쿠폰을 1인당 5매씩 모바일로 전송한다. 쿠폰은 배민 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현금과 동일하게 쓸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대부분 대구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정 자녀들이다. 지원 규모(200명)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가 지역아동센터 7곳 등에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의 현황을 파악해 정했다.

SPC그룹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대구·경북 지역 내 아동 352명과 아동복지기관 16개소를 선별해 4,000만원 상당의 해피포인트 카드를 지원했다. 개학연기로 급식을 제공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빚은 등 지역 내 SPC그룹 매장에서 현금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한편 개학 연기와 돌봄 기관 휴원으로 집안에만 있는 시간이 늘면서 경제적인 이유로 놀이 아이템이나 학습용품이 부족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장난감을 기부하는 회사도 있다.

레고코리아는 최근 소외계층 아동들이 집에 방치되어 주로 TV나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낸다는 뉴스를 접하고, 자사의 레고 장난감 8천 세트 기부를 결정했다. 레고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함께 놀이의 즐거움을 나누며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길 바라며 놀 거리가 부족한 전국 저소득가정 및 양육시설을 중심으로 수요조사를 통해 배분할 계획이다.

한편 롯데하이마트(주)는 코로나19 위험지역 취약계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복지시설에 방역 지원금을 후원했다. 대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 80명 이상인 지역의 아동 시설을 대상으로 아동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방역과 소독을 지원할 예정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한 아동급식카드가 있지만 편의점에 나가서 구입하거나 사용처가 한정되어 있어 코로나19로 집에 갇혀있는 아이들은 사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손쉽게 집에서 배달을 시킬 수 있는 쿠폰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끼니를 해결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 양육시설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아동들이 24시간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안전의 기본인 방역, 아동들의 놀거리 아이템을 구매 등을 위한 별도 예산이 없기 때문에 기업들의 나눔이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지난 2월 24일 대구 동구지역아동센터 25개소 650명, 부산 지역 아동 458명 아동에게 위생 및 결식 예방 키트 ‘한 끼 박스’ 지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국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약 7만여개의 코로나19관련 위생용품(마스크, 손소독제, 체온계, 대체식 키트 등)을 긴급 지원했다.

코로나19사태 장기화에 따라 아동과 아동의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3단계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전국 저소득가정 세대의 현황 파악 및 수요 조사를 통해 최대 10억원 규모의 긴급생계비 ‘우리가족희망지원비’와 ‘우리아이희망지원비’를 추가 지원한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신 후원기업에 감사 드린다. 취약계층 아동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돌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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