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최초로 EUV 장비 활용해 D램 양산

입력 2020-03-25 11:29   수정 2020-03-25 11:36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활용한 D램 양산에 성공했다. EUV 노광 장비는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회로를 그릴 때 활용된다. 현재 널리 쓰이는 불화아르곤(ArF) 장비를 쓸 때보다 제품 불량률을 낮추고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4세대 10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급 DDR5, LPDDR5 제품도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해 경쟁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5일 "업계 최초로 D램에 EUV 공정을 적용해 양산 체제를 갖췄다"고 발표했다. EUV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 제품은 회로선폭(전자가 흐르는 트랜지스터 게이트 간격)이 18nm인 '1세대(1x) 10nm급 DDR4 D램' 모듈(사진) 100만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복수의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고 성능에 이상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EUV 노광 장비는 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길 때 쓰인다. 광원으로 극자외선을 쓰는 게 특징이다. 극자외선 파장은 13.5nm로 불화아르곤 노광 장비(193nm)의 1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극자외선으로 좀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는 것이다. 크레파스 대신 색연필로 그림을 그릴 때 더 세밀한 표현을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세하게 그릴 수 있는 만큼 제품 크기를 줄일 수 있어 웨이퍼에서 나오는 반도체 수도 증가한다. 반도체가 작아져 전력 소모도 감소한다.

반도체 제조사는 회로를 새길 때 정확도를 높여 성능과 수율을 향상시키고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구매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칩이 작아지니까 제품 설계가 쉬워진다.

지금까지 EUV 노광 장비(사진)는 모바일 통신칩 등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에 주로 활용됐다. 장비 가격도 한 대에 15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 데다, D램은 ArF 장비로도 충분히 양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D램 성능 향상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공정 미세화' 경쟁에 나서면서 EUV 장비 필요성이 커졌다. 18nm 공정 등 10nm급 후반 공정에선 ArF 장비로도 D램 제조가 가능했지만 10nm급 초반까지 미세화 공정이 발전하면서 광원 파장이 짧은 EUV 장비 없이는 양산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EUV 공정으로 14나노 초반대 '4세대 10nm급(1a) D램 양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양산 시기는 내년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EUV를 이용해 만든 4세대 10nm급(1a) D램은 1세대 10nm급(1x) D램보다도 12인치 웨이퍼당 생산성이 2배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EUV를 통한 양산에 성공한 1세대 10nm급 D램보다 성능이 뛰어난 4세대 10nm급 D램을 한 웨이퍼에서 2배 더 많이 만들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DDR5, LPDDR5 D램 시장의 본격 확대에 맞춰 글로벌 고객과 기술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올해 하반기 평택 V2라인(사진)을 가동해 증가하는 차세대 D램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 부사장은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D램 양산에 적용해 글로벌 고객들에게 더욱 차별화된 솔루션을 한발 앞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에도 혁신적인 메모리 기술로 차세대 제품을 선행 개발해 글로벌 IT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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