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스포츠, 올림픽 연기가 '藥일까 毒일까'

입력 2020-03-26 16:11   수정 2020-03-27 03:1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 도쿄올림픽 개최가 1년가량 늦춰짐에 따라 프로야구, 축구 등 국내 프로 스포츠 리그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 17일간의 올림픽 개최 기간을 밀린 일정 소화에 활용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녹색등 켜진 프로야구 정상 운영

지난 25일 결정된 올림픽 연기는 정규 리그를 중단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단비’ 역할을 했다. 프로야구리그의 올해 올림픽 휴식 기간은 올림픽 개막 예정일이었던 7월 24일부터 폐막 하루 뒤인 8월 10일까지 18일간이다.

당초 3월 28일 개막하려던 KBO는 코로나19로 리그를 중단한 뒤 한 달가량 후인 4월 20일 이후로 정규리그 개막일을 미뤘다. 대신 올림픽 기간 전후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일정을 다시 빡빡하게 짰다.

KBO는 올림픽 연기로 시간을 번 만큼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 등의 ‘몰아치기’ 경기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팀당 144경기와 포스트시즌 경기를 11월 중순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당초 계획도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KBO리그를 즐기지 못한 야구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도록 KBO가 일정을 짜고 TV 생중계도 편성할 예정”이라며 “다음달 7일부터 무관중 경기긴 해도 팀 간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연기가 반갑기는 프로골프 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3개 대회를 취소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올림픽 기간에 밀린 대회를 2개 정도 더 소화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전 개최가 불투명한 한국남자프로골프(KPGA)투어는 향후 대회 연기가 불가피한 때를 대비한 ‘여유기간’으로 쓸 수 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5월 중순까지도 대회가 열릴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대회들이 취소되지 않고 연기됐으면 하는 게 골프 업계의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축구리그(K리그) 구단들은 선수 운용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올림픽 국가대표로 차출될 예정이었던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활동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23명의 올림픽 국가대표 가운데 18명이 국내 리그에서 뛰고 있다.

“코로나 걱정 더 자극할 수도”

하지만 ‘메가 이벤트’인 올림픽 연기가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일깨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섣불리 리그를 재개했다가 “올림픽도 연기하는 마당에 프로스포츠가 웬말이냐”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달 중순에는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선수가 고열 증세를 보여 훈련을 중단하고 구단 1·2군 선수 모두 자가 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KBO는 연습경기 도중 확진자가 나오면 리그를 2주간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한 골프대회 후원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는 스포츠 대회를 여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겠느냐”며 “대회 개최 여부를 두고 내부에서도 논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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