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품 'NO' 가구도 맞춤 시대…업계 '커스터마이징' 경쟁

입력 2020-03-29 17:14   수정 2020-03-30 01:49


“주방가구 문짝 전체에 주름 각인이 새겨진 디자인으로 선택할게요. 색상은 붉은 벽돌색이 좋겠어요. 무광(無光)으로요. 손잡이는 금색 조개 모양으로 해주세요.”

가구업계에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 바람이 불고 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미코노미(me+economy)’ 트렌드가 확산되면서다. 개성을 살린 집 인테리어를 완성하기 위해 기성가구를 거부하는 ‘홈족(주로 집에서 여가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가구업계도 산업화 이후 지속된 대량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과 주문에 맞춘 제품을 생산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888개 조합 중 선택하는 부엌가구

가구업계에서 커스터마이징 상품을 최초로 내놓은 건 에넥스다. 부엌가구 키친팔레트 시리즈는 설계 단계부터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 문짝 손잡이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옵션 종류는 문짝 디자인 8종, 문짝 색상 18종, 손잡이 모양 27종 등이다. 이 구성으로 조합할 수 있는 주방가구가 3888개에 달한다. 에넥스는 “소비자의 요구가 점차 세분화하는 추세”라며 “2018년 말부터 지속적으로 옵션을 다양화해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도 올봄 신제품 주요 콘셉트를 커스터마이징으로 잡았다. 이달 초 출시한 소파 두이에·오르도·데인은 소비자 취향과 집 구조에 따라 맞춤 제작할 수 있는 제품이다. 100㎜ 단위로 소파 길이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틸그린(짙은 녹색) 등 다섯 가지 색상 중 마음에 드는 색을 선택하면 2주간 제작 과정을 거쳐 배송된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공간별로 맞춤 제작 수요가 높은 제품군을 분석해 커스터마이징 신제품을 내놨다”며 “다양한 색상과 사이즈를 선택해 맞춤 제작된 제품이기 때문에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완전히 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샘은 모듈을 이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벽 선반과 수납장, 책상을 조합할 수 있는 ‘알레 라이브러리 플랜’(사진)을 내놨다. 규격이 정해져 있는 책장이 아니라 모듈로 출시된 제품이어서 소비자가 원하는 콘셉트로 조립해 사용할 수 있다. 에몬스가 올봄 주력제품으로 내놓은 시스테마 붙박이장, 헬렌20 식탁 역시 소비자 기호에 맞춰 제작할 수 있는 제품이다.

‘미코노미’+‘홈족’ 바람 탄 맞춤 가구

소파 브랜드 알로소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소비자의 가구 취향을 찾아주는 컨설팅 프로그램 데콜로지를 운영 중이다. 자신의 취향을 정확히 설명하기 힘들어하는 소비자들이 컨설팅을 통해 본인의 취향을 반영한 문짝 디자인과 색상을 선택하고 손잡이 등을 골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구업계가 개인의 개성과 취향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 제작가구를 잇달아 출시하는 이유는 미코노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다. 나만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이가 늘어나면서 그들이 열광할 만한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홈족도 이 같은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반기고 있다. 집을 단순히 재산이라기보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는 이들은 대량생산된 가구를 구매하기보다는 취향을 뽐낼 수 있는 가구와 소품을 선별해 배치하기 때문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타인과 차별화되는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고, SNS를 통해 과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특히 커스터마이징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더 정교하게 개인이 원하는 디자인과 공간 활용 방법을 찾아내 소비자를 끌어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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