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29일 “항공산업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커다란 위기에 직면했다”며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지난 27일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조 회장은 이날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 형식의 담화문에서 새로운 경영방침과 각오를 전했다. 그는 “주주총회에서 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밑거름 삼아 새롭게 출발하겠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이 자국민의 여행제한과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대한항공 항공기 90% 이상이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회사는 4월부터 경영 상태가 정상화할 때까지 임원들은 급여의 30~50%를 반납하기로 했다. 서울 송현동 부지와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등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조 회장은 그러나 자구책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정부 지원도 요청했다. 조 회장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단일 기업이나 산업군만의 노력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며 “회사의 자구노력을 넘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조 회장은 신속한 경영 안정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이번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이 승기를 잡았지만 KCGI(강성부펀드)·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 등 ‘3자연합’이 임시 주총 준비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펼쳐질 전망이다. 3자연합 관계자는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델타항공에도 블록 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요청하는 등 끝까지 갈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주총 소집 시기를 오는 9월께로 내다보고 있다.
이선아/이수빈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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