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백희나, 아동문학계 노벨상 '린드그렌상' 수상…한국인 최초

입력 2020-04-01 07:45   수정 2020-04-01 07:47


그림책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 작가(49)가 한국인 최초로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문학상'(ALML)을 수상했다.

31일(현지시간) ALML 심사위원회는 최근 백 작가와의 통화에서 "등장인물과 배경을 입체적 인형으로 만들어 애니메이션처럼 연출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엮은 한 편의 사진집"이라 평하며 ALML 수상을 알렸다.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심사위는 "백 작가는 소재와 표정, 제스처에 대한 놀라운 감각으로 영화 같은 그림책을 통해 외로움과 결속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며 "백 작가의 기법은 팝업북뿐 아니라 종이 인형과 종이 장난감 책이라는 오랜 전통과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이야기에는 아이의 관점과 우리 삶에서 놀이와 상상이 갖는 힘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담겨 있다. 백 작가는 고도로 독창적인 기법과 예술적인 해법을 통해 이 장르를 개발하고 재탄생시켰다"고 덧붙였다.

태국 여행 중 전화로 수상 소식을 접한 백희나는 스웨덴 일간지 DN과의 인터뷰에서 "믿어지지 않는다. 매우 놀랍고 행복하다"며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 자신이 아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ALML은 스웨덴 정부가 2002년 만든 상으로 '삐삐 롱스타킹'을 쓴 스웨덴의 유명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정신을 기리며 어린이를 위한 작가들 중 수상자를 선정해왔다. 세계 최대 아동문학상이다.

이번 ALML 상금은 약 6억4650만원(500만 크로나)이다. 올해 67개국에서 240명이 후보로 올랐다. ALML 시상식은 매년 6월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다.

구름빵은 비 오는 날 구름 반죽으로 만든 빵을 먹은 고양이 남매가 하늘로 떠올라 아침을 거른 채 출근한 아빠에게 구름빵을 가져다준다는 내용을 담았다. 구름으로 만든 빵을 먹고 떠오르는 기발한 상상력과 따뜻한 가족애로 사랑 받았다.

무대를 연출하듯 인형과 소품을 직접 만들고 조명을 곁들인 후 사진을 찍어 표현한 특유의 작업 방식도 특징. 구름빵은 현재까지 약 45만부가 팔렸다. 프랑스·대만·일본·독일·노르웨이 등에 수출됐고 어린이 뮤지컬과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다.

이같은 흥행에도 백 작가는 이 책으로 받은 저작권료와 지원금이 200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출판사에게 저작권을 일광 양도하는 이른바 '매절계약'을 맺어서다. 이 계약은 출판계의 대표적 불공정 계약 관행 중 하나로 꼽힌다. 백 작가는 출판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냈으나 지난 1월 2심에서도 패소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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