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로 돌아간 실물 경기…"올해 1% 성장도 어려울 것"[이슈+]

입력 2020-04-01 11:05   수정 2020-04-01 11:0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 경제 충격이 현실화됐다. 2월 경제지표에서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얼어붙었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역성장이 불가피하며 올해 1%대 성장도 어렵다고 봤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이 전월보다 3.5% 줄었다. 감소폭은 9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실물 경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맞먹는 충격을 받고 있다.

광공업생산(전월대비 -3.8%)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10.5%) 이후 11년2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10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비스업 생산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그대로 맞았다. -3.5%로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특히 숙박업 항공여객 여행업 등 가계의 소비 생활과 밀접한 업종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9년 1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줄었고, 설비투자 역시 쪼그라들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제조업 재고율(재고를 출하로 나눈 비율)이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 9월 이후 2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점을 우려했다.

그는 "제조업의 재고율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앞으로 생산활동은 더욱 부진할 것"이라며 "수출 주문이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2분기 초에는 제조업 생산이 1분기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3월에도 부진한 경제지표가 이어지면서 올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3.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기록했던 2008년 4분기 때와 유사한 수준의 감소폭이다.

DB금융투자는 올해 국내 경제는 1%대 성장도 어렵다고 봤다. 생산 및 소비 투자 지표가 2분기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수요 부진이 반영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성우 연구원은 "주요국의 수요 위축 정도에 따라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역성장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중국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되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된다면, 경기 위축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까지 더해진다면 경기 위축세는 4월 바닥을 찍고 점차 개선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요 경제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0%대 성장을 넘어 역성장에 이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0.6%를 제시했다. 노무라증권은 1998년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무라 증권이 제시한 국내 성장률 전망치는 -6.7%다. 1998년 외환위기(-5.5%) 때보다 악화된 수준이다.

채선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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