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무해한 항암바이러스가 면역체계 활성화시켜 癌 치료"

입력 2020-04-21 15:06   수정 2020-04-21 15:08


“항암바이러스 연구는 5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오랜 분야입니다. 유전자 조작 기술이 발전할수록 항암바이러스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겁니다.”

토미 알랭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사진)는 “바이로큐어와 항암바이러스의 기전, 정제 및 양산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항암바이러스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받는 알랭 교수는 캐나다 캘거리대에서 항암바이러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는 항암바이러스 연구가 최초로 이뤄진 산실이다. 그는 캐나다 항암바이러스 컨소시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제2차 해외 고급과학자 초빙’ 사업을 통해 한국에 체류하며 국내 바이오기업 바이로큐어와 지난해 12월부터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항암바이러스는 세 가지 기전으로 암을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가 암세포에 침투해 증식하면서 암세포를 파괴한다. 암세포가 용해되면서 생기는 항원이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이 사멸한다. 암 조직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알랭 교수는 “암은 정상세포와 달리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기제가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잘 감염된다”고 설명했다.

그가 연구하는 바이로큐어의 항암바이러스 후보물질 ‘RP116’은 리오바이러스를 이용한 것이다. 리오바이러스는 폐를 포함한 사람의 장기에 상존하는 바이러스로 인체에 무해하다. 항암바이러스는 대개 암조직에 직접 투여하는데 RP116은 정맥주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내년께 국내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알랭 교수는 “RP116은 바이러스 표면에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제거한 물질이기 때문에 정맥 투여가 가능하다”며 “대량 양산에 성공하면 치료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항암바이러스 연구 역사는 50여 년이 넘지만 지금까지 출시된 치료제는 세계에 세 개뿐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암젠이 개발한 임리직이 흑색종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중국과 라트비아에서도 허가받은 항암바이러스가 있지만 자국에서만 쓰이고 있다. 항암바이러스의 잠재력에 대해 알랭 교수는 “유전자 조작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활용도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바이러스는 항체에 비해 크기가 매우 크기 때문에 다양한 물질과 결합할 수 있다”며 “바이러스에 면역관문억제제를 탑재하는 등 항암바이러스의 면역 활성화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바이로큐어를 포함한 여러 기업이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로큐어는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 면역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윤주한 연구소장을 중심으로 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와이바이오로직스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항체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탑재해 더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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